【뉴욕 증권가 집중 점검】
미국 동부 시간 24일 목요일, 주요 투자은행과 증권사가 발표한 ‘애널리스트 콜(Analyst Call)’ 목록이 공개됐다. 이들은 기술·통신·소비재·방위산업까지 다양한 업종을 아우르며 개별 종목의 목표주가와 투자 의견을 조정하거나 유지했다.
2025년 7월 2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표는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알파벳, IBM, 스포티파이, AT&T, 버켄스탁 등 대형 기술·소비 기업을 포함해 총 20여 종목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다.
애널리스트 콜이란 자산운용사·헤지펀드·개인투자자에게 중요한 지표로, 금융기관 리서치센터가 특정 기업의 투자등급을 ‘매수(Buy)’, ‘비중확대(Overweight)’, ‘중립(Neutral)’, ‘비중축소(Underweight)’, ‘매도(Sell)’ 등으로 분류하고, 12개월 내 적정 주가를 제시하는 리포트를 가리킨다. 이는 시장의 단기 변동뿐 아니라 장기 펀더멘털 전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1. 기술·반도체 섹터
● 애플(Apple·AAPL)
골드만삭스는 매수(Buy) 의견을 재확인하면서 목표주가를 253달러에서 251달러로 소폭 하향했다. 골드만은 “제품 매출 성장 둔화에 시장이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지만, 애플 생태계의 견고함과 반복 매출 기반이 장기적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 엔비디아(Nvidia·NVDA)
씨티그룹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알파벳의 설비투자(Capex) 확대가 AI 반도체 수요를 견인한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AI 관련 지출이 여전히 강하며, 이는 매출의 17%가 AI에서 발생하는 마이크론(MU)과 함께 엔비디아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 ASML 홀딩(ASML)
뉴스트리트리서치는 중립(Neutral)에서 매수(Buy)로 상향했다. 동사는 “2026년 최상위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컨센서스는 2025년 매출 성장률을 2%로 보지만, 동사의 선단(leading-edge) 노광장비 비중을 감안하면 추가 상회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2. 전기차·모빌리티
● 테슬라(Tesla·TSLA)
모건스탠리는 실적 발표 직후에도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리포트는 “자율주행 기술 전환의 과도기를 통과하면서도 판매 둔화, 전기차 보조금 축소, 관세 부담, 장기 투자 등 복합 리스크를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 인터넷·플랫폼
● 알파벳(Alphabet·GOOGL)
모건스탠리는 ‘비중확대’를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205달러에서 2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신속한 혁신 속도가 다년간의 성장 지속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분석이다.
● 스포티파이(Spotify·SPOT)
오펜하이머는 주가가 사상 최고가 대비 14% 하락한 현 시점이 매수 기회라고 판단,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 800달러를 제시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MAU) 증가폭이 인터넷 업계 최대이며, 광고·무료 티어 유료화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4. IT 솔루션·사이버보안
● IBM(IBM)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매수 의견을 재확인했다. “소프트웨어 성장 둔화는 있었지만 인프라 부문이 예상 외로 호조를 보여 전반적 성과를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 바로니스(Varonis·VRNS)
제프리스는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생성형 AI(Gen AI) 확산이 데이터 거버넌스 수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5. 통신·타워·핀테크
● AT&T(T)
HSBC는 단기 촉매 부족을 이유로 매수에서 보유(Hold)로 하향했다. “강한 순증 가입자 모멘텀에도 CAPEX(자본적 지출) 증가가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 크라운캐슬(Crown Castle·CCI)
웰스파고는 중립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2분기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보다 앞당겨 나타나 2025~2027년 조정주당현금흐름(AFFO) 추정치 상향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6. 소비재·레저
● 버켄스탁(Birkenstock·BIRK)
골드만삭스는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다. “경쟁이 치열한 신발 시장에서도 아이코닉한 코르크 풋베드 덕분에 가격 결정력이 뛰어나고,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 트래블&레저(Travel & Leisure·TNL)
미즈호는 중립에서 아웃퍼폼으로 상향하며 “타임셰어(공유형 리조트) 사업의 실적 성장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7. 금융·보험·방위
● 키코프(KeyCorp·KEY)
씨티는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헤지 포트폴리오 부담 완화로 순이자마진(NIM)이 3%까지 확대될 전망이지만,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 처브(Chubb·CB)
파이퍼 샌들러는 2분기 실적 이후 보험 사이클 둔화를 이유로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 제너럴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GD)
울프리서치는 동사를 피어 퍼폼에서 아웃퍼폼으로 상향했다. “매출·이익 모두 깜짝 호조를 기록했으며, 잉여현금흐름(FCF)과 수주 전망 개선이 주가 상향 근거”라고 밝혔다.
● 엘빗시스템즈(Elbit Systems·ESLT)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신규 커버리지로 ‘매수’ 의견을 부여했다. “서방 동맹국의 국방비 확대 흐름 속에서 글로벌 방산 수요를 흡수할 최적의 위치”라는 판단이다.
8. 물류·운송
● 허브그룹(Hub Group·HUBG)
도이체방크는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하며, “2026년 기준 PER 13배는 매력적이며, 보수적인 컨센서스 대비 10% 높은 실적 전망을 적용해도 인터모달(철도-도로 복합) 시장 성장 수혜를 저가에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 해설
• Overweight(비중확대) : 벤치마크 대비 해당 종목을 더 많이 편입하라는 의미다.
• Price Target(목표주가) :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 수준.
• Capex : 생산설비·네트워크 등 장기 자산 확보를 위한 자본적 지출.
• Intermodal : 철도와 트럭을 결합한 복합 운송 서비스로, 대량 화물 운송 시 비용 효율성이 높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종합적으로 보면, AI·반도체 투자 확대가 여전히 기술 섹터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통신·보험 업종은 단기 촉매 부족과 사이클 둔화를 이유로 보수적 시각이 우세하다. 소비재의 경우 버켄스탁처럼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기업은 거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격 결정력을 유지하며 벨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 방위산업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라 장기 성장 스토리가 강화되고 있으며, 물류·운송 업종은 금리 고점 논란 속에서도 수요 회복 기대가 투자은행들의 견조한 실적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므로, 특정 업종의 선택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자율주행·AI·클라우드 등 메가 트렌드에 편승한 기업의 경우 이미 상당 부분이 시장에 반영됐다는 경계 심리가 상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목요일 발표된 리서치 노트는 “혁신·브랜드·규모”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충족하는 기업에 대해선 여전히 매력적인 위험 대비 보상이 존재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