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외곽 소규모 농장에서 시작된 모질라의 새 전략
토론토 근교의 눈 덮인 작은 농장에서 고양이와 개, 그리고 곧 당나귀도 함께할 예정인 생활을 하고 있는 마크 서먼(Mark Surman) 모질라 재단 회장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자리한 세계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서먼 회장은 과거 웹 브라우저 전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과 경쟁했던 모질라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AI 분야에서의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2026년 1월 27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서먼 회장은 모질라가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등 거대 AI 기업들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반란 연합(rebel alliance)”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합은 스타트업, 개발자, 공익 기술 활동가들로 구성된 느슨한 네트워크로, AI의 개방성(openness)과 신뢰성(trustworthiness)을 높이고 산업 거물들의 권력 집중을 견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먼의 발언과 모질라의 재정 전략
서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뭉치고 우리를 위협하는 이 사안에 맞서려는 정신이 있다”고 말하며 이 움직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모질라는 약 $1.4 billion 상당의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금을 활용해 ‘미션 구동(mission-driven)’ 기술 기업과 비영리 단체, 자사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27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밝혔다.
규모의 격차: 자금 조달과 가치 평가
그러나 재정적 격차는 명확하다. 2022년 모질라는 초기 단계 기업을 위한 벤처 펀드인 Mozilla Ventures를 출범시키며 초기 투자금 $35 million을 약속했고, 추가 자금 조달을 모색 중이다. 반면 오픈AI는 전 세계 투자자로부터 $60 billion 넘는 자금을 조달했고, 경쟁사인 앤트로픽은 $30 billion 넘게 조달했다고 PitchBook 자료가 전한다.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약 $500 billion1로 평가되며, 앤트로픽은 약 $350 billion2로 평가된다.
오픈AI의 변천과 내부 비판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연구소로 설립될 당시 “재정적 수익에 얽매이지 않고 인류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디지털 지능을 발전시키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후 상업적 성격이 강화되었고, 2022년 말 ChatGPT 출시를 계기로 급성장했다. 오픈AI는 가격과 구조 재편을 거쳐 2025년 10월 실시된 재자본화로 비영리 우산 아래에서 사실상 영리 기업으로 확정됐고, 이 구조는 모질라와 유사한 점이 있으나 운영 방식과 전략의 차이는 크다.
서먼의 강조: “대안은 현실이며 등장하고 있다. 이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 완전한 대안을 만든다. 현재 시장의 약점이 있는 곳을 찾아 기회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다.”
반발과 내부의견
오픈AI를 떠난 몇몇 공동창업자와 초기 직원들은 회사가 안전성보다 성장에 치중한다고 비판해 왔다. 대표적 비판자는 일론 머스크로, 그는 2018년 오픈AI를 떠난 뒤 2023년 xAI를 설립했고 오픈AI 및 샘 올트먼을 상대로 계약 위반과 금전적 손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2026년 4월 재판에 회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트로픽과 규제 환경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 출신 임원과 연구자들이 모여 설립했으며 비교적 안전성 지향적 접근을 표방해 왔다. 다만 상용 경쟁에서도 빠르게 성장해 회사 가치는 수십조원대에 이른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2025년 10월 회사 매출 달성 속도를 공개하며 9개월 만에 연매출(run rate)을 $1 billion에서 $7 billion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정책적 압박: 행정부와의 긴장
모질라의 경쟁 환경은 기술 기업뿐 아니라 정치·정책적 요소로도 복잡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는 목표 아래 기업과 주(州), 입법자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색스는 행정부의 AI·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직에서 앤트로픽을 규제 관련 접근법 때문에 비판했고, 2025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 단일 AI 규제 체계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주별 AI 법률에 대응하는 소송 태스크포스도 설치했다.
모질라의 전략적 포지셔닝과 장기 목표
모질라는 2019년부터 재단의 자선·옹호 활동을 ‘신뢰할 수 있는 AI(trustworthy AI)’로 전환했고, 2023년에는 벤처회사와 자사 AI 기업 mozilla.ai를 출범시켰다. 2024년 ‘State of Mozilla’ 보고서에서 서먼은 모질라를 전통적 웹 시대의 반란자였다고 규정하며 AI 시대에도 같은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모질라 벤처스는 현재까지 55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했으며, 2026년에도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스타트업의 목소리와 현실적 제약
모질라 포트폴리오에 속한 독일의 규제 기업 Trail의 공동창업자 안나 스피츠나겔은 모질라와의 협업을 논의하고 있으나 ‘rebel’이라는 단어에는 다소 거리감을 표했다. 캐나다 기반의 오픈소스 도구 개발사 Transformer Lab의 공동창업자들도 모질라의 개념을 부분적으로 환영하면서도 일부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Transformer Lab은 2024년 설립됐고 2025년 11월 기준 직원 수는 10명 미만이며 공개된 자금 조달 내역은 아직 없다.
‘단기 이익을 위한 지름길’에 대한 경고
모질라와 지원 기업들은 대형 기술기업들이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것은 환영하면서도, 이들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시장 지배이며 안전성 측면에서 “많은 지름길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Oumi의 CEO 마노스 쿠쿠미디스는 대형 기업들이 지닌 자원과 인프라 통제력(자금·컴퓨트·접근성 등)이 신생 기업의 경쟁을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금융 목표와 시장 영향 전망
모질라는 장기전을 준비하며 2028년까지 오픈소스 AI 생태계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주류(mainstream)’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재무 측면에서 모질라는 비검색(non-search) 수익의 연간 20% 성장을 포함한 일련의 재무 지표를 달성하려 한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대형 AI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기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발자와 기업의 도구 선택에 영향을 주어 컴퓨트 수요 분산, 모델 학습 방식의 다변화, 그리고 데이터·서비스 시장의 경쟁 촉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적·산업적 함의
모질라의 접근은 세 가지 측면에서 산업에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첫째, 오픈소스 AI 도구의 상업화와 채택이 늘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지배하는 대형 기업의 인프라 지출 패턴이 장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둘째, 각국 규제 당국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오픈소스 진영의 기술 표준이 규제 기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산업 전반의 준수 비용과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셋째, 투자자 관점에서는 “오픈소스 기반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실질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면, 자본 유입의 성격이 변하고 일부 자금은 대형 플랫폼 중심에서 생태계 지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용어 설명: 개념과 구조
간단한 용어 설명을 덧붙이면, 오픈소스(open-source)는 소스 코드가 공개되어 누구나 검토·수정·배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의미한다. 재자본화(recapitalization)는 기업의 자본 구조를 바꾸는 과정으로, 투자자 참여와 지분 구조 변화가 포함된다. 기업 가치(valuation)는 투자자들이 회사의 가치를 평가한 금액을 뜻하며, 공개적으로 인용되는 수치들은 투자 라운드와 시장 추정치를 반영한 것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모질라의 시도는 기술적·정책적·자금 조달 측면에서 모두 시험대에 올라 있다. 단기적으로는 오픈AI·앤트로픽·구글·메타 등 AI 강자들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기 어려우나, 모질라가 제시하는 ‘반란 연합’ 모델은 개발자 커뮤니티의 선택과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유의미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투자자, 규제기관, 기업 사용자들이 오픈소스 생태계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향후 산업 구도를 좌우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