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지방 법원이 1월 20일 검찰이 제기한 미국계 사모펀드 NCH Capital의 러시아 내 자산 몰수 신청을 기각했다.
2026년 1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러시아와 미국 대표단이 회담을 진행하던 시점에 나왔다. 보도는 법원이 검찰의 청구를 심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전에 명령된 임시 조치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조지 로어(George Rohr·미국 국적)와 모리스 타바치닉(Moris Tabacinic·오스트리아 국적)이 설립한 NCH Capital과 그 창업자들을 상대로 이들의 활동을 금지하고 자산을 몰수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창업자들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근거로 NCH의 활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주장은 러시아 농업기업 AgroTerra에 대한 처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NCH는 러시아 내 주요 토지 보유자 중 하나인 AgroTerra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기업은 2024년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포고에 의해 한시적 국가 관리를 받게 되었다.
한편, 로이터 보도와 함께 현지 통신사 인터팍스(Interfax)는 재판장이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며 이전에 부과된 임시 조치가 철회됐다고 보도했다. 인터팍스는 판결의 전문이 수일 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으며, 검찰이 이 결정에 대해 항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NCH Capital 성명: “우리는 재판장이 전적으로 근거 없다고 판단한 청구를 기각한 결정에 고무되었다. 우리는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4월 AgroTerra에 부과된 국가재산기금(State Property Fund) 관리 명령을 종료하는 포고를 발령하여 투자자들이 러시아 내 자산에 대한 통제를 회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번 법원 결정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기간 중 이뤄진 것으로 주목된다. 같은 날 러시아 대통령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Kirill Dmitriev)는 WEF 부대 행사에서 미국 측 대표들과 만나고 있었으며, 크렘린 측은 드미트리예프가 우크라이나 평화적 해결 방안에 관한 정보 교환 외에도 미국과의 경제·무역 관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는 “우리는 이러한 관계의 재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러시아와 미국 간 경제관계 복원에 대한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실무적 관점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몇 가지 추가 사실이 확인된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외국인 및 러시아인 소유 자산 중 약 500억 달러어치의 자산을 몰수하거나 국가 관리 하에 두었으며, 법원은 일반적으로 국가의 청구를 지지해 왔다. 이런 환경에서 NCH에 대한 검찰의 소송 제기는 그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또한 VTB 은행 최고경영자 안드레이 코스틴(Andrei Kostin)은 지난 2025년 12월에 은행이 현재 국가의 관리를 돕고 있는 AgroTerra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NCH는 성명에서 AgroTerra 매각 계획이 없으며 매각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용어 설명
임시 국가 관리(temporary state management)는 정부가 특정 기업의 경영을 일시적으로 맡아 운영을 통제하는 조치다. 러시아의 경우 이는 보통 대통령 포고나 고위급 명령에 의해 시행되며, 외국인 소유 기업에게 적용될 경우 해당 기업의 경영권과 자산 운용에 중대한 제약을 가한다. 이러한 조치는 법적 다툼, 보상 문제,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 보호와 관련된 국제적 논쟁을 촉발할 수 있다.
임시 조치(interim measures)는 소송 진행 중 법원이 잠정적으로 명령하는 조치로, 자산의 처분금지나 관리권 이전 등의 형태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검찰이 요청했던 임시 조치를 철회했다.
전문가 평가 및 경제적 영향 분석
이번 판결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불확실성 완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법원이 검찰의 청구를 심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러시아 내 일부 자산에 대한 즉각적인 몰수·통제가 늘어나는 흐름에 제동을 걸 가능성을 암시한다. 다만, 재판부의 상세한 판단 근거가 공개되지 않아 향후 사건 진행에 따라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 있다.
중기적 영향으로는 러시아 내 농업 자산과 대규모 토지 보유 기업을 둘러싼 시장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groTerra와 같은 농업기업은 토지 소유와 생산 능력 측면에서 국내 농업 공급망과 연관성이 크므로, 경영권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운영 계획의 지연과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관련 부문 기업의 신용 비용 상승, 자본 유입 감소, 장기적 설비투자 지연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이번 판결이 러시아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에 단기적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 정부의 추가 행정조치, 국제 제재 환경 변화 등은 여전히 시장 변동성의 요인으로 남아 있다. 국제 투자자와 신용평가 기관들은 이번 사건 전개 상황과 공개되는 판결문 전문을 근거로 위험 프리미엄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외교적 영향으로는 다보스에서의 회담과 맞물려 이번 판결이 러시아와 미국 간 대화 분위기에 미치는 효과도 관찰 대상이다. 크렘린과 러시아 대표단이 경제·무역 관계 재개에 관심을 표명한 점은 향후 양국 간 제한적 협력이나 채널 회복을 모색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법적 사안과 외교적 대화는 별개의 축에서 전개되므로 단기간 내 포괄적 관계 개선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
향후 일정 및 변곡점
법원 판결의 전문은 향후 며칠 내 공개될 예정이며, 검찰은 이 결정을 항소할 수 있다. 항소 진행 여부와 항소심에서의 판단은 NCH 및 AgroTerra의 운명과 더 넓은 투자 환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CH 측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 러시아 대통령의 포고로 인한 국가재산기금 관리 명령의 철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이번 판결은 단기적 완화 신호를 제공하지만, 관련 법적·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므로 투자자와 시장참여자들은 판결 전문 공개와 향후 항소 절차의 진전, 그리고 러시아 정부의 추가 조치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