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사루 카나기 바실(Arasu Kannagi Basil)·아티브 반다리(Ateev Bhandari) 기자가 집필한 이번 로이터(Reuters) 원문 기사는 모듈러 주택(Building) 분야 스타트업 박사블(Boxabl)이 35억 달러(한화 약 4조7,000억 원) 규모의 SPAC(특수목적 인수합병 회사) 합병을 통해 나스닥(Nasdaq)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다룬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박사블은 SPAC인 FG 머저 II(FG Merger II)와 합병 계약을 체결해 기업가치 35억 달러로 공개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합병 법인은 나스닥에 주식 코드 “BXBL”로 상장된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방식으로, 재해·긴급 상황뿐 아니라 시장 수요 기반 주택 공급에서도 낮은 비용·짧은 공기·대량생산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택 가격이 고금리·공급 부족 영향으로 2025년 6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주택 시장에 새로운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합병 자금은 박사블의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R&D) 투자, 그리고 증가하는 수주 물량 대응에 사용된다. 회사 측은 “시장 전환점(Tipping Point)”에 도달한 모듈러 건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제조설비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박사블은 2017년 설립됐으며, 폴더블(접이식) 모듈러 주택을 설계·제조한다. 대표 모델인 361제곱피트(약 10평) ‘카시타(Casita)’는 19,999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화제를 모았다. 창립자이자 공동 CEO인 파올로 티라마니(Paolo Tiramani)와 갈리아노 티라마니(Galiano Tiramani) 형제가 회사 경영을 총괄한다.
거래 구조에 따르면, FG 머저 II는 박사블 주주들에게 총 3억5,000만 주를 발행한다. SPAC(소위 ‘블랭크-체크 컴퍼니’*1)는 비상장 회사를 인수·합병해 우회 상장시키기 위해 IPO(기업공개)로 자금을 조달하는 일종의 ‘빈 껍데기’ 법인이다.
리처드 험프리(Richard Humphrey) SPAC 리서치 파트너는 “기관투자자의 SPAC IPO 수요는 사실 사라진 적이 없었다”면서 “최근 들어 그 수요를 충족하고자 나서는 스폰서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규제 당국이 직전 임기보다 SPAC 시장에 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PAC 합병 방식은 전통적 IPO 절차에 비해 심사·공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기업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박사블은 지금까지 2억3,0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한 바 있으며, 소액 투자자들이 회사 지분을 매입해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전략도 활용했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이 초기 스타트업 성장 과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대안적 자금 조달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5월, 박사블은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도입해 회사 자산의 일부를 가상화폐 비트코인(BTC)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미국 기업들이 채택한 바 있는 재무 운용 방식으로, 자산 다변화와 인플레이션 헷지(hedge)를 동시에 노린다는 평가다.
◆ 용어 해설
*1 SPAC(특수목적 인수합병 회사,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자체 영업 실체 없이 투자자들로부터 자본을 모아 IPO를 진행한 뒤, 사전에 물색한 비상장 회사를 합병·상장시키는 ‘우회 상장’ 플랫폼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상장 전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피합병 기업 입장에서는 전통 IPO 대비 빠르고 예측 가능한 상장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개인 투자자 다수가 소액으로 자금을 제공해 스타트업이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지분·보상·선구매 등의 혜택을 받는 인터넷 기반 투자 방식이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은 기업이 현금성 자산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전환·보유해 잠재적 가치 상승 및 화폐 가치 하락(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재무 정책을 뜻한다.
FG 머저 II와의 합병 완료 후, 통합 법인은 나스닥 시장에서 “BXBL”이라는 심볼로 거래를 시작한다. 이번 상장 추진에 따라 박사블은 미국 모듈러 주택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주거 솔루션 시장에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