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로고가 2025년 4월 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촬영됐다. ⓒJakub Porzycki | Nurphoto | Getty Images
2025년 8월 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모더나(Moderna)가 영국으로의 백신 배송 일정 지연을 이유로 2025 회계연도 매출 전망 상단을 22억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3억 달러 낮췄다. 이 같은 조정 소식이 전해지자 1일(현지시간) 프리마켓에서 모더나 주가는 4% 넘게 하락했다.
모더나는 전날 전체 인력의 10% 감원을 발표한 데 이어, 매출 부진 대응을 위한 추가 비용 절감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백신 판매 감소세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후속 파이프라인(신제품)을 시장에 조속히 출시하기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① 영국 배송 지연의 구체적 배경
제이미 목(Jamey Mock) 모더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올해 말 영국으로 보낼 예정이던 봄철 코로나 부스터(추가 접종) 물량을 2026년 1분기로 이연하기로 영국 정부와 합의했다”면서 “계약 총금액 자체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더나의 회계연도는 12월에 종료되지만, 영국 정부의 회계연도는 3월에 끝난다”는 점을 설명하며, 회계 기준 차이에 따른 단순 시기 조정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우리 회계연도 말에서 영국 회계연도 말(내년 1분기)로 공급 시점이 옮겨간 것일 뿐”이라고 목 CFO는 말했다.
② 2분기 실적: 예상보다 적은 손실
모더나는 2분기에 주당 2.13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LSEG 집계) 예상치인 주당 2.97달러 손실보다 적어, 비용 절감 효과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매출은 1억 4,200만 달러로 예상치 1억 1,300만 달러를 상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41%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코로나19 백신이 1억 1,400만 달러를 창출해 시장 컨센서스(8,900만 달러, StreetAccount 추정)를 웃돌았다. 반면 올해 새롭게 출시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매출은 “거의 미미했다”고 모더나는 밝혔다. StreetAccount가 예상했던 590만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2분기 순손실은 8억 2,500만 달러(주당 2.13달러)로, 전년 동기의 13억 달러(주당 3.33달러) 대비 손실 폭이 36% 축소됐다. 목 CFO는 “비용 관리가 실적 방어의 핵심”이라며, “2분기 영업비용을 전년 동기 16억 달러에서 11억 달러로 27%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③ 비용 절감·구조조정의 의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폭발적 성장을 누렸던 모더나는 백신 수요 급감 이후 ‘포스트 코로나’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최근 인력 10% 감원 외에도,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임상시험 일정 최적화를 통한 CAPEX(설비투자) 축소에 나섰다. 회사는 특히 mRNA 기술 기반 차세대 백신·치료제(독감·RSV·암 백신 등) 상용화를 앞당겨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하나 모더나가 확보한 현금 및 기술력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2025년 2분기 말 기준 모더나의 현금성 자산은 84억 달러 수준으로, 대규모 임상시험과 파트너십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④ 용어·배경설명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영유아·고령층에게 위험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가 상용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RNA 백신은 질병 유발 바이러스의 유전정보(mRNA)를 체내에 전달해, 인체 스스로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차세대 플랫폼이다. 이 방식은 백신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StreetAccount와 LSEG(구 리피니티브)는 금융 데이터·시장 컨센서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월가 애널리스트 추정을 집계해 투자자들에게 배포한다. 이런 기관 추정치는 기업 실적 발표 때 투자자들이 기대치 대비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된다.
⑤ 향후 전망
모더나는 2025년 연간 매출을 15억~22억 달러로 제시했지만, 상단 전망을 3억 달러 하향 조정한 만큼 보수적 가이던스를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영국 외 다른 국가들과의 계약 조정 가능성” 및 “RSV·독감 백신 초기 판매 속도”가 향후 주가와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제약사들이 mRNA 플랫폼 확장을 위해 경쟁적으로 R&D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 모더나 역시 팬데믹 때 쌓아올린 자본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