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 1년여 만에 최저…재융자 신청 전년 대비 111% 폭증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4주 연속 하락하며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자, 재융자(refinance)와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 신청이 동시에 급증했다.

2025년 10월 2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한 주간 모기지 신청 지수는 전주 대비 7.1% 상승했다. 이번 통계는 계절조정치로, 연휴 효과를 제거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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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고정 모기지(대출 한도 80만6,500달러 이하)의 평균 계약 금리는 6.37%에서 6.30%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다. 총 수수료(포인트 포함)는 0.59에서 0.58로 소폭 감소했으며, 이는 다운페이먼트 20%를 낸 경우에 적용된다.


재융자 수요 폭발

금리에 민감한 재융자 신청은 한 주 동안 9%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1% 늘어났다. 1년 전 같은 기간 30년 고정 금리는 현재보다 0.43%포인트 높았다. MBA 부대표이자 부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엘 칸(Joel Kan)은 “최근 금리 하락으로 2주 연속 재융자 신청이 늘어났다”며 “특히 컨벤셔널(Conventional) 대출을 통한 재융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칸은 이어 “ARM(Adjustable-Rate Mortgage, 변동금리 모기지)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정금리형 상품의 매력이 다시 부각된 결과”라며, *ARM이란? 초기 일정 기간은 고정금리 후, 이후에는 시장금리에 연동돼 변동되는 대출 상품이라고 부연했다.

“재융자 신청자 평균 대출액은 39만3,900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출 규모가 클수록 금리 0.1%포인트 차이가 절감 효과를 크게 만든다.” — 조엘 칸, MBA


주택구입 대출도 반등

주택 구매 목적의 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5%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했다. 다만 USDA(미 농무부) 보증 대출 신청은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26%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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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휴일로 짧아진 전주와 달리 이번 주는 모든 대출 유형에서 신청이 늘었지만, 정부 셧다운으로 농촌 주택 대출(USDA)이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시장 집중

모기지 전문 사이트 Mortgage News Daily가 별도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초 모기지 금리는 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연방정부 데이터 공백으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은 더욱 예민하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30일 수요일 금리 결정 및 기자회견을 주시하고 있다.

해당 매체 최고운영책임자(COO) 매튜 그레이엄(Matthew Graham)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점 자체는 모기지 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기자회견의 뉘앙스나 연준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변화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경제·주택시장 파급 효과

금리 하락은 주택 구매력 개선으로 이어지지만, 여전히 높은 집값·경제 불확실성이 소비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이미 전국 주택 중위가격이 40만 달러 안팎이라며, 금리만으로는 수요 회복이 완전히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한 재융자 붐이 이어지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줄어 소비여력이 생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은행 예대마진 축소를 통한 금융업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는 금리 하락이 계속될 경우 주택 거래량 증가리모델링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내려가면, 연준이 채권 매입 축소(양적긴축)를 완화하지 않는 한 모기지 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실업률 상승과 같은 경기 지표가 악화될 경우, 모기지 연체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현재 은행권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며 대출 심사 기준을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단기적으론 재융자를 통한 가계 이자 경감이 기대되나, 중장기적으론 인플레이션·연준 정책·거시경제 변수가 모기지 금리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