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 모델 역량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은행은 최신 분석 노트를 통해, 모델 학습에 투입되는 컴퓨트(연산 자원)가 급증하고 향후 모델 ‘지능’이 배가되더라도, 노동시장의 급격한 붕괴로 이어질 고확률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2025년 11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평가는 버지니아대학교의 안톤 코리네크(Dr. Anton Korinek)와의 웹캐스트 이후 정리된 것이다. 코리네크는 ‘The Economics of Transformational AI’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 꼽히며, 기술 변혁기의 자동화가 경제 전반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동학을 분석해 왔다.
스티븐 버드(Stephen Byrd)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노트에서 “2026년 상반기(1H26)기간 표기에 시장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성격과 규모의 촉매”가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복수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사들이 최전선(프런티어) 모델 학습에 약 10배(∼10x) 수준의 컴퓨트를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드는 이어 “현재의 확장법칙(scaling laws)이 유지된다면, 이러한 노력은 오늘날 모델 대비 ‘지능’이 2배에 달하는 시스템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지능’은 모델의 문제 해결 능력과 다양한 벤치마크 성과를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된다.
다만 그는 이런 성능 도약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노동시장이 전면적 충격을 받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코리네크의 연구를 인용하며, “항상 자동화할 수 없는 과업이 남고, 그 연장선에 일자리도 남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인간 과업의 복잡성이 ‘무한대(unbounded)’에 가까운 영역에서는 자동화가 진전되더라도, 판단·창의·맥락 통합이 필요한 업무가 지속될 가능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자동화가 진척되더라도, 인간의 판단 또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과업은 항상 일정 부분 남는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켰다.
자동화와 자본축적의 상호작용
이번 노트는 자동화가 자본축적(capital accumulation)을 촉발해 경제를 요소가격 프런티어 상단으로 이동시키고, 이 과정에서 임금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조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자동화는 자본 축적을 자극하고, 이는 경제를 요소가격 프런티어 상에서 상향 이동시켜 임금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즉,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일부 직무의 대체 압력을 임금·소득 개선으로 상쇄할 여지를 만든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은행의 분석은 ‘자동화(Automation)’와 ‘증강(Augmentation)’을 구분했다. 증강은 AI가 인간을 보조·도우미로서 지원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모건스탠리는 “어떤 직업에서든 증강 대 자동화의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직업이 AI에 완전히 대체될 가능성은 낮다”고 정리했다.
핵심 인용
“단기 대량 실업의 높은 확률은 보지 않는다.”
“미국의 일부 LLM 개발사들은 프런티어 모델 학습에 약 10배의 컴퓨트를 투입 중이다.”
“확장법칙이 유지된다면, 이는 오늘의 모델보다 지능이 2배인 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 과업의 복잡성이 무한대인 경우, 자동화는 진전되더라도 인간의 판단이나 창의가 필요한 과업은 항상 남는다.”
용어 풀이와 맥락
확장법칙(scaling laws)은 데이터·모델 크기·컴퓨트(연산량)가 증가할 때 모델 성능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개선되는지를 기술한 경험칙을 뜻한다. 최근의 대규모 모델은 더 많은 매개변수와 학습 토큰, 더 강력한 하드웨어로 훈련될수록 테스트 성과가 일정 패턴으로 향상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버드의 언급은 바로 이 관계가 향후 훈련 세대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을 전제한다.
컴퓨트(compute)는 모델 학습에 투입되는 총 연산 자원을 의미한다. 이는 GPU·가속기 수, 학습 기간, 전력 소모 등으로 집계되며, ∼10배 확대는 훈련 강도의 질적 변화를 시사한다. 프런티어 모델(frontier models)은 당대 최고 성능을 목표로 한 최첨단 모델을 의미한다.
요소가격 프런티어는 경제가 주어진 기술 수준에서 달성할 수 있는 임금과 자본수익률의 조합 상한을 뜻한다. 자동화가 생산성 증대와 투자 확대를 자극하면, 경제는 이 프런티어 상에서 더 높은 임금·수익률 조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보고서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는 기계 대체로 인한 고용 압력이 생산성 향상과 임금 개선으로 완충될 수 있음을 함의한다.
자동화 vs 증강 구분은 직업의 AI 대체 가능성을 판단하는 실무적 기준을 제공한다. 예컨대 반복 규칙 기반 업무는 자동화 비중이 높아 대체 위험이 커지지만, 불확실한 상황 판단, 다중 이해관계 조정, 일관된 창의 산출이 요구되는 업무는 증강 비중이 커져 대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 증강:자동화 비율이 높을수록 인간 노동이 유지될 확률이 커진다고 요약한다.
단기 전망의 함의
모건스탠리의 요지는 ‘성능 도약’과 ‘대량 실업’ 사이에 직접적·즉각적 추론을 경계하는 데 있다. 1H26에 거론된 촉매가 가시화되고, 프런티어 모델이 2배 지능에 근접한다 해도, 노동시장은 업무 재편과 보조(증강) 중심의 전환을 우선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전환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과 자본축적의 기제들이 임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연결 지었다.
특히 코리네크의 논지는 과업의 분해(Task decomposition) 관점에서 힘을 얻는다. 복잡도가 높은 업무는 완전 자동화보다 인간+AI 협업으로 효율을 최대화하기 쉬우며, 이는 곧 증강 비중의 상승을 뜻한다. 이에 따라 단기 대량 실업 시나리오는 구조적으로 억제되는 경향이 있다.
잠재 리스크와 확인 포인트
이번 분석은 단기 국면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향후 몇 년간은 직무 재설계, 재교육 수요 증가,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 같은 점진적 변화가 두드러질 공산이 크다. 동시에 시장은 확장법칙의 유효성, ∼10배 컴퓨트 투입의 지속 가능성, 프런티어 모델의 비용 구조와 같은 실증 지표를 통해 이 전망을 수시로 검증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모건스탠리는 AI의 급진적 고도화와 단기 고용 충격 사이를 동일시하지 말 것을 주문하며, 증강 중심의 활용이 넓게 확산될 경우 대체 위험은 낮아지고 임금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는 기업·근로자·정책 당국 모두에게 생산성 향상 수혜를 확장하고, 전환 비용을 완충하는 전략 설계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