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페르노리카르 ‘언더웨이트’로 강등…“FY26 실적 둔화·고평가 리스크” 경고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프랑스 주류 그룹 페르노리카르드(Pernod Ricard)에 대한 투자의견을 ‘언더웨이트(Underweight)’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2025회계연도(이하 FY25) 실적과 2026회계연도(이하 FY26) 전망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다. 증권가는 주가가 이미 고평가돼 있고, 앞으로 실적 하향 조정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페르노리카르드 목표주가를 주당 90유로에서 85유로로 5유로 낮추는 동시에, 동사의 FY26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컨센서스 대비 9%가량 밑도는 5.85유로로 제시했다. 이는 FY25 대비 19% 감소한 수치다.

Pernod Ricard bot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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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Y25 실적: 비용 절감 효과 있었지만 ‘절대 값’은 후퇴

보고서에 따르면 FY25 실적에는 일부 긍정적인 진전도 있었다. 미국 시장에서 관세(터리프) 부과 이전에 쌓였던 재고가 예상보다 천천히 해소되면서 비용 절감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그러나 절대 수치 기준으로는 EPS가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마진 방어’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FY25는 구조적 비용 절감이 어느 정도 가시화됐지만, 핵심 소비 시장의 성장 둔화와 주류 업계 전반의 가격 전이 한계가 겹치면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모건스탠리 보고서 중

FY26 전망: 1분기 실적 ‘마이너스’로 출발

모건스탠리는 FY26 1분기 유기적 매출 성장률(Organic Sales Growth)이 -6.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분기별로 재고 조정 효과가 있어도 연간 유기적 매출-2%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0.3%보다 큰 낙폭이다.

아울러 4년에 걸친 10억 유로 규모의 신규 비용 절감 계획, 여전한 관세 부담, 판매 부진 등을 반영해 FY26 영업이익(EBIT)3.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고작 0.1% 감소를 예상해왔던 터라 눈에 띄는 하향 조정이다.


고평가 논란: 밸류에이션·레버리지 모두 부담

모건스탠리는 페르노리카르드의 FY26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5.8배로 추정돼 음식료 대표 종목(필수소비재, Staples) 평균인 16.4배보다는 낮지만, 글로벌 브루어(Beer Brewers) 평균인 13~14배는 웃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높은 레버리지(차입 의존도), 상대적으로 약한 유기적 성장률, 구조적 시장 압력까지 고려하면 ‘소폭 할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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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FY26 자유현금흐름수익률(Free Cash Flow Yield)4.2%로, 업계 평균 5.1%를 하회할 전망이다. 이는 주주환원·배당 여력이 동종 업체 대비 떨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역별 리스크: 유럽·중국 노출도, 인도 비중 축소

유럽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점도 모건스탠리는 위험 요인으로 평가했다. 두 지역 모두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프리미엄 주류 수요가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임페리얼 블루(Imperial Blue) 브랜드 매각이 완료되면 인도 시장 매출 비중이 13%에서 11%로 낮아진다. 고성장 시장 비중 축소는 매출 확대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딜 클로징 이후 EPS가 추가로 약 2% 감소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EPS(주당순이익) :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1주당 이익’ 규모를 뜻한다.

• 유기적 매출 성장(Organic Sales Growth) : 환율 변동, 인수·합병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기존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 증가분을 말한다.

• 레버리지(Leverage) : 기업이 타인 자본(차입)을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높을수록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이자 부담과 재무 위험도 커진다.


전문가 시각 및 시사점

현재 페르노리카르드는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에서 앱솔루트 보드카(Absolut), 제임슨 위스키(Jameson) 등 글로벌 핵심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나, 소비 패턴의 변화거시경제 변수가 동시에 압박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중국과 유럽에서의 경기 민감형 수요 축소는 단기간 내 회복이 쉽지 않다. 비용 절감 효과가 실제 실적에 반영되려면 매출 회복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단기 반등보다는 중·장기 구조조정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INS·ETF 시장에서 소비재 대형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금리 사이클경기 소프트랜딩 논의와 맞물려 다소 과도하게 형성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밸류에이션 재조정 국면이 이어진다면, 페르노리카르드는 물론 동종 주류 제조사들이 동시에 할인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Morgan Stanley logo


향후 관전 포인트

모건스탠리는 FY26 2분기에도 유기적 매출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수개월간 추가 실적 하향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비용 구조 개선포트폴리오 재편이 궤도에 오를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현 밸류에이션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재무 전략 변화, 관세 협상 진전 여부, 신제품 출시 일정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주류 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군의 브랜드 파워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향후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