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유럽 기록적 폭염이 산업별 실적에 미칠 영향 분석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최근 유럽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 폭염이 기업별·산업별로 상반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서유럽과 남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난 역대급 고온 현상이 기업 실적과 소비 행태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집중 조명한다.

2025년 7월 27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보도에 따르면 서유럽은 1850년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으며, 유럽 전체로는 역대 다섯 번째로 더운 6월을 경험했다. 동시에 서유럽과 남유럽은 평년보다 현저히 건조해 농업·전력 부문에 영향을 미쳤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이례적인 고온은 소비재·여행·에너지·농화학 등 광범위한 섹터의 기업 실적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맥주 기업 하이네켄(Heineken), 칼스버그(Carlsberg), 피버트리(Fevertree), 캄파리(Campari) 등은 통상적인 여름철 더위가 지속될 때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다. 다만 극단적 고온은 오히려 소비자를 실내에 머물게 해 외부 음용 매출 확대 효과를 상쇄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의류 소매업체, 일부 펍·레스토랑 또한 일정 수준까지는 긍정적 ‘더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온이 40℃ 안팎으로 치솟는 경우 소비자는 야외 활동을 기피해 매장 방문객 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쿨케이션(Cool-cation)’과 호텔 업황

최근 여행 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른 ‘쿨케이션’은 시원한 기후를 찾아 떠나는 여름 휴가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북유럽·알프스 지역 숙박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등 남유럽 호텔 체인은 여전히 북유럽 대비 높은 점유율과 객실당 수익(RevPAR)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천연가스 가격도 고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가스발전 가동률이 오르면서 가격 지지 요인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른 수혜 기업으로 나투르지(Naturgy), 앙지(Engie), SSE, RWE를 거론했다. 수처리·분배 용수량 증가가 기대되는 베올리아(Veolia) 역시 긍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언급됐다.

반면 수력 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는 강수 부족으로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페어번트(Verbund), 이넬(Enel), A2A, 포르툼(Fortum) 등이 위험 요인에 노출됐다는 평가다.

기후 적응 솔루션의 부상

모건스탠리는 “기후 적응(Climate Adaptation) 기술 수요가 장기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농업부문에서는 고온·건조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바이오컨트롤(biocontrol)·바이오스티뮬런트(biostimulant) 제품군이 주목받는다. 관련 기업으로 BASF, 노보네시스(구 노보자임스), ICL Group, 야라(Yara), 크로다(Croda)가 열거됐다.

바이오컨트롤은 합성 농약 대신 미생물·천적 등을 이용해 해충을 제어하는 기술이며, 바이오스티뮬런트는 식물 생장을 촉진해 열·수분 스트레스를 완화하도록 돕는 첨가제를 뜻한다.

해당 제품들은 화학비료 대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어 유럽연합(EU) ‘그린딜’ 정책과도 부합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기자 분석으로는, 폭염이 단기적으로는 소비재·에너지 섹터의 변동성을 높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 적응 솔루션 시장을 구조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① 에너지 믹스 변화에 따른 전력회사별 실적 편차, ② 여행 수요 패턴의 지리적 이동, ③ 농화학 업종의 R&D 투자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추가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친환경·고효율 냉방 설비 같은 기술주에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2023년 여름 북반구를 강타한 ‘엘니뇨’ 현상처럼 기후 변동성이 반복·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리테일 투자자 역시 기후 테마와 연동된 ETF·인덱스 상품을 검토해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이번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더운 여름’이 아닌 ‘위험 자산으로서의 여름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향후 폭염의 빈도·강도가 더욱 높아질 경우, 기업의 설비 투자·공급망·가격 전략 전반에 걸쳐 기후 레질리언스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