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오라클(Oracle)의 목표주가를 기존 175달러에서 246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번 조정은 오라클의 인공지능(AI)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이 보여주는 강력한 성장 모멘텀과 장기 매출 증가 전망을 반영한 결과다.
2025년 9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 상향과 동시에 투자의견은 ‘이퀄웨이트(동등 비중)’(Equal-weight)으로 유지하며 중립적 스탠스를 고수했다. 이는 상승 여력이 존재하지만 주가에 상당 부분이 이미 반영됐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의 리서치 노트에 따르면, 오라클은 오는 9월 12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 데이(Analyst Day)에서 2029회계연도(FY29)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1,040억 달러에서 약 1,250억 달러로 상향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근의 대형 계약 체결과 수주 잔고(backlog) 급증에 기인한다. 모건스탠리는 자체 모델에서 FY29까지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가정했다.
▶ 핵심 지표 및 전망
오라클은 2025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잔여 수행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 RPO) 성장률이 100%를 넘길 것이라 언급했다. 이를 바탕으로 FY26에 약 2,800억 달러 규모의 백로그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됐다. 이어 공개된 연간 3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은 업계에서
“OpenAI와의 파트너십으로 추정된다”
는 분석이 우세하다. 애널리스트 키스 와이스(Keith Weiss)는 “해당 계약이 경영진의 낙관적 수주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수익성 측면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지적했다.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에 45% 이상의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을 제시했던 과거 언급을 재확인하길 거부했고, 모건스탠리는 이를 반영해 FY29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약 39%로 하향했다.
▶ EPS 및 밸류에이션
리서치 노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수정 모델은 FY29 주당순이익(EPS)을 11.50~12.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2.29달러에 다소 못 미친다. 와이스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유사한 배수(멀티플)와 8.7%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적용할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은 상당 부분 이미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고객 집중도 리스크를 강조했다. 베이스 시나리오상 2029년 오라클 매출의 30%가량을 OpenAI가 차지할 수 있으며, 이는 AI 인프라 수요의 지속성과 성장 속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 베어·불 시나리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주가 246달러는 베이스 케이스에 해당한다. 불(bull) 시나리오에서는 매출이 1,350억 달러까지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이 40% 이상 유지될 경우 347달러까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마진이 압박받을 경우 147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는 베어(bear)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 1분기 실적 발표 임박
오라클은 9월 9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Street)는 매출 150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48달러를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6% 성장한 수치다.
주가는 올해 들어 약 40%, 지난 12개월간 60% 이상 상승했다. 소프트웨어 대형주 전반을 크게 앞지르는 흐름으로,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수요 확대와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를 주된 촉매로 꼽는다.
▶ 용어 해설 및 전문가 시각
RPO(잔여 수행의무)는 이미 체결된 계약 중 아직 인식되지 않은 매출 총액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의 미래 매출 가시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빠르게 증가하면 실적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
WACC(가중평균자본비용)은 기업이 자본을 조달할 때 요구되는 평균 비용을 가중평균한 값으로, 할인율로 사용돼 기업 가치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오라클의 AI 인프라 수요가 예상만큼 지속될지 여부”와 “OpenAI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추가 고객 다변화 전략”이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지적한다. 동시에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 및 서비스 차별화가 성장 지속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종합하면, 오라클은 AI 열풍을 가장 직접적으로 수혜받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 고객집중 리스크, 마진 압박 가능성 등도 병존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정교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실적 발표 및 가이던스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