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예외적 AI 수요’ 근거로 엔비디아 목표주가 200달러로 상향

미국 월가 대표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유로 엔비디아(Nvidia)의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했다. 이번 보고서는 동사뿐 아니라 AMD,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주 전반에 걸친 실적 모멘텀에도 긍정적 신호를 던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2025년 7월 30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반도체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 조지프 무어(Joseph Moore)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 확대(Overweight)’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170달러에서 200달러로 17.6% 상향 조정했다. 이는 7월 29일(현지시간) 종가 대비 약 14%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무어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공급과 수요 양측 모두에서 AI 수요가 예외적(exceptional)”이라며 “우리가 접촉한 거의 모든 고객사들이 더 많은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특히 AI ‘추론(inference)’ 워크로드가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하반기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신제품이 중앙처리장치(GPU)·연결·네트워킹·메모리 전 부문에 걸쳐 본격 론칭되면 매출과 수익성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미 올 들어 31% 급등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랠리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이달 초 “중국 시장에 공급할 H20 GPU의 배송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2024년 4월 미·중 수출 규제로 약 55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해야 했던 상황과 대비되는 호재다.

AMD·브로드컴도 동반 수혜

모건스탠리는 AMD에 대해 ‘동일비중(Equal Weight)’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121달러에서 185달러로 올렸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4% 이상의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무어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용 제품 판매 재개가 하반기 AMD와 엔비디아 모두에 새로운 순풍을 제공할 것”이라며 “AMD 역시 Mi350 제품군 출시를 계기로 실적 상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브로드컴(Broadcom)에 대해선 “AI 관련 지출 증가는 프로세서보다 네트워킹(Networking) 부문에서 더 큰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목표주가를 270달러에서 338달러로 25.2% 올리고 ‘비중 확대’를 재확인했다. 브로드컴 주가는 올해 들어 28% 이상 상승한 상태다.


전문가 해설: ‘오버웨이트·인퍼런스’ 용어 풀이

오버웨이트(Overweight): 시장 평균 대비 상대적으로 비중 확대를 권고하는 투자 의견. 목표주가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사용된다.
인퍼런스(Inference): AI 모델 학습(Training) 이후 실제 데이터를 입력해 결과값을 도출하는 작업. 사용자가 체감하는 AI 서비스 성능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엔비디아가 올해 공개한 차세대 GPU 설계. 전작 ‘호퍼(Hopper)’ 대비 연산 처리 효율과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 시각 및 전망

AI 반도체 시장은 2024~2025년 사이 ‘훈련(Training)’ 중심에서 ‘추론(Inference)’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연산량 증대, 전력 효율화, 네트워크 대역폭 확충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의 이번 목표주가 상향은 단순한 ‘호재성 리포트’라기보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실제 주문 규모 변화를 바탕으로 한 바텀업 데이터 분석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반기 중국 수출 규제 완화 여부,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한계 등 변수가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현상’이 유지되는 한 주요 AI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시장의 프리미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엔비디아가 ‘블랙웰’ 칩을 통해 서버·네트워킹·메모리 통합 솔루션을 선보이면, 단가 상승과 함께 전방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반면 경쟁사 AMD는 미드레인지 제품 확장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구사 중이며, 브로드컴은 스위치·ASIC(주문형 반도체) 부문 경쟁력을 무기로 AI 인프라 성장을 접수하려 한다.

“엔비디아가 여전히 ‘가장 큰 수혜자’로 평가받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 다변화가 본격화되는 2025년 하반기에는 각 사의 세부 전략이 수익성과 주가 흐름을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

이라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AI 수요의 질적 변화, 각국 정부의 정책 리스크, 고점 논란 속에서도 ‘AI 인프라 장기투자’라는 큰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가 강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