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엔비디아 공급사 이비덴 투자의견 하향…무라타제작소는 상향 조정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일본의 엔비디아 주요 공급사인 이비덴(Ibiden)의 투자의견을 하향하고, 전자부품사 무라타제작소(Murata Manufacturing)의 투자의견은 상향했다고 밝혔다. 이비덴은 2월 이후 주가가 거의 세 배(약 179%) 급등한 가운데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으며, 무라타제작소는 인공지능(AI) 산업에서의 수요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2025년 11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이하 MS)는 도쿄증시 상장사 이비덴(도쿄증권거래소: TYO:4062)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비중유지(Equal Weight)’하향 조정했다. 반면, 무라타제작소(도쿄증권거래소: TYO:6981)에 대해서는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상향 조정했다. 두 종목 모두 목표주가를 상향했는데, 이비덴은 9,500엔 → 13,000엔, 무라타제작소는 2,700엔 → 3,850엔으로 각각 조정됐다.

이비덴: 비중확대 → 비중유지, 목표가 13,000엔 / 무라타제작소: 비중유지 → 비중확대, 목표가 3,850엔

MS는 이비덴 주가가 2월 이후 약 179% 급등한 점을 지적하며, 단기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엔비디아(NASDAQ: NVDA)에 공급하는 핵심 칩 및 서버 부품에 대한 강한 수요와 단가 상승이비덴의 실적을 지속적으로 받쳐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MS는 특히 칩메이커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때마다 관련 공급 단가와 수요가 개선되는 경향을 지목하며, 이러한 구조적 추세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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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또한, 올해 이비덴 주가 랠리의 동력으로 AI(인공지능) 분야 노출 확대엔비디아의 핵심 칩 패키징 공급사로서의 지위를 꼽았다. 다만 하방 시나리오(베어 케이스)로는 매출과 수요가 예상만큼 회복되지 않을 경우를 거론했다. 이 경우 상승한 감가상각비를 상쇄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고정투자 증가에 따른 회계적 비용 부담이 단기간 실적에 압력을 줄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무라타제작소에 대해서는 상반된 판단이 제시됐다. MS는 무라타제작소의 투자의견을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2,700엔에서 3,850엔으로 높였다. 그 근거로 AI 데이터센터에서 요구되는 고전압 전자부품의 수요 증가가 향후 몇 분기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확대 국면에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도 맞닿아 있다.

MS는 특히 무라타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이 향후 수익의 중심 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40%를 상회하는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AI 수요가 견인하는 MLCC 필요량의 급증내년 공급 타이트로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했다. 특히 글로벌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가속화하면서, 해당 수요의 질과 양 모두에서 상향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MS는 무라타의 공급 안정성2026~2027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근거로 점진적인 생산능력(capa) 증설, 공급망 중복(redundancy) 확보, 그리고 필리핀·태국·일본의 신규 공장을 통한 추가 증설 여지를 들었다. 이는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납기·품질·원가를 균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토대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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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흐름도 언급됐다. 무라타제작소 주가는 2025년 들어 현재까지 20.9% 상승한 상태다. 다만 10월 말 이후 기술주 전반의 조정 속에서 연초대비 수익률(YTD) 일부를 반납하며 상승폭이 둔화됐다. 그럼에도 MS와 다수 애널리스트는 AI 산업발(發) 초과 수요가 반도체 및 전자부품 종목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당분간 지지할 것으로 본다.

핵심 포인트: MS는 이비덴의 급등 이후 리스크/보상 비대칭을 경계하며 등급을 중립권인 ‘비중유지’로 조정하는 한편, 무라타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실적 가시성을 높인다고 판단해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용어 설명: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비중확대(Overweight)시장 평균 대비 초과 수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때 부여하는 의견이다. 비중유지(Equal Weight)시장 수익률과 유사한 성과를 예상한다는 뜻이다. 목표주가리서치 하우스가 추정한 12개월 등 일정기간 내 적정 가치를 말한다. 이번 조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비덴의 목표가는 상향했으나 등급은 하향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절대가치(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은 인정하되, 단기 주가 레벨이 높아진 탓에 상대 매력도 측면에서 보수적 접근을 택한 전형적인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용어 설명: MLCC란 무엇인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는 전자회로에서 전압 변동을 완충하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필수 수동소자다. 수천~수만 개 단위의 MLCC가 한 대의 서버/단말에 쓰이는 경우가 흔하며, 고전압·고신뢰성이 요구되는 AI 서버·데이터센터 환경에서는 용량, 내열, 수명 등 고사양 제품 비중이 커진다. MS의 판단처럼, AI 워크로드가 고도화될수록 MLCC의 단가·수요·스펙이 함께 상향될 여지가 크다.

용어 설명: 하이퍼스케일러
하이퍼스케일러초거대 규모의 클라우드·AI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사업자를 가리킨다. 이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통해 연산·저장·네트워크 자원을 확충하며, 이 과정에서 전력·냉각·전원공급(PSU)·전력관리(PMIC)·커패시터고전압·고신뢰성 부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 MS가 지목한 고전압 전자부품 수요 증가는 바로 이러한 인프라 업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리스크 설명: 감가상각과 실적 민감도
감가상각비는 설비투자 자산의 가치를 사용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인식한 금액이다. AI 관련 공급망 기업들은 패키징·기판·세라믹·공정 장비대규모 선행투자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수요가 예상에 못 미치면 매출총이익률 개선이 지연되고, 높아진 감가상각비영업이익률에 하방 압력을 만들 수 있다. MS가 이비덴의 베어 케이스에서 지적한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투자자 관전 포인트
첫째, 급등주에 대한 등급 조정밸류에이션 안전마진 축소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MS가 이비덴 목표가를 올리면서도 등급을 낮춘 것은 절대가치 상향과 상대매력 저하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신호다. 둘째, 무라타의 경우 수요·공급의 비대칭(수요 급증 대비 공급 통제)이 가격·믹스 개선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시사한다. 셋째, MS가 2026~2027년 공급 안정을 언급한 점은 중장기 캐파 로드맵의 신뢰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넷째,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 실적 가시성프리미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가 맥락
무라타의 2025년 누적 20.9% 상승은 AI 수요 기대를 반영하지만, 10월 말 이후 기술주 전반의 조정이 누적 성과를 일부 훼손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브로커리지 하우스의 뷰AI 수요의 견조함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결과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이클의 지속성부품단가·믹스 개선이 향후 실적 추정치의 상·하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남는다.


요약
MS는 이비덴비중유지로 하향하고 목표가를 13,000엔으로 상향했으며, 급등 이후 추가 상승 여력 제한을 근거로 들었다. 동시에 무라타제작소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가를 3,850엔으로 높였는데, AI 데이터센터의 고전압 부품 수요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했다. MS는 무라타의 MLCC 사업이 핵심 수익원을 이룰 것으로 보며, 2026~2027년 공급 안정을 전망했다. 반면 이비덴은 감가상각 부담에 대한 리스크를 언급하며, 수요 회복 강도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AI 수요는 여전히 칩·전자부품 밸류에이션을 지탱하는 축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