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메모리 가격 급등과 비(非) AI 하드웨어 수요 둔화를 이유로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HP Inc.,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ewlett Packard Enterprise, HPE) 등 주요 하드웨어 기업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일제히 낮췄다. 증권사는 부품 인플레이션이 심화됨에 따라 섹터 전반의 마진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11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시장 환경을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규정했다. 지난 6개월 동안 NAND와 DRAM 현물가격이 50%에서 최대 300%까지 급등했으며, 이러한 부품 비용의 급격한 상승이 2026년까지 기업 실적을 짓누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역사적 패턴과 2026년 마진 전망
모건스탠리는 하드웨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이 메모리 비용 상승 후 통상 6~12개월 시차를 두고 총마진(Gross Margin) 압박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동사는 2026년 글로벌 OEM 마진이 중앙값 기준 약 60bp※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월가 컨센서스가 기대하는 소폭의 마진 확장과 상반된 전망이다. ※ 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p
가장 취약한 노출: 델·HP, 그리고 통합 리스크의 HPE
보고서는 DRAM·NAND 가격 급등에 가장 민감하게 노출된 기업으로 델과 HP를 지목했다. 두 회사 모두 메모리 집약적인 PC 및 서버 제품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HPE의 경우에는 부품비 상승에 더해 통합(인수 후 결합) 관련 도전과제가 수익성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델 테크놀로지스: 투자의견 두 단계 하향(Overweight → Underweight)
모건스탠리는 델의 투자의견을 오버웨이트(Overweight)에서 언더웨이트(Underweight)로 두 단계 하향했다. 그 근거로는 메모리 비용의 상승과 함께, 구조적으로 마진이 낮은 AI 서버로의 제품 믹스 이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들었다. 가격 목표도 $144에서 $110으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델이
“메모리 비용 상승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종목 중 하나(one of the hardest hit stocks from rising memory costs)”
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델의 2027회계연도 총마진 전망치를 18.2%로 제시하며, 직전 전망치 대비 220bp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EPS(주당순이익) 추정치도 약 12% 하향했으며, 내년 AI 서버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임에도 수익성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HP Inc.: Equal-weight → Underweight, 목표주가 $26 → $24
HP Inc.는 투자의견이 이퀄웨이트(Equal-weight)에서 언더웨이트(Underweight)로 하향됐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를 $26에서 $24로 낮췄다. 애널리스트들은 PC 교체 주기(리프레시)가 견조해진 점은 인정하면서도, DRAM·NAND 가격 상승이 퍼스널 시스템즈 부문의 마진을 압박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HP의 2026회계연도 총마진 전망은 19.7%로, 이전 대비 90bp 하향됐다. 모건스탠리는 이 업데이트로 HP의 총마진이 컨센서스 대비 130bp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사는 연간 매출 추정치를 $565억으로 상향하면서도, EPS는 오히려 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HPE: Overweight → Equal-weight, 목표주가 $28 → $25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오버웨이트에서 이퀄웨이트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28에서 $25로 하향했다. 모건스탠리는 주니퍼 네트웍스 인수가 HPE의 네트워킹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통합 과정의 복잡성과 부품 비용 상승이 수익성 상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PE의 2026회계연도 총마진 전망은 32.9%로, 기존 대비 260bp 하향됐다. EPS 전망은 $2.52 → $2.18로 낮춰 제시했다. 이는 네트워킹 부문의 순풍과 DRAM·NAND 비용 상승의 역풍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섹터 전반: 메모리 인플레이션 상쇄는 70% 수준에 그칠 전망
모건스탠리는 하드웨어 업계가 가격 인상, 다른 BOM(자재명세서) 항목의 비용 절감, Opex(운영비용) 축소 등으로 상승한 메모리 비용을 상쇄하려는 시도를 하더라도, 통상 70% 내외만 상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메모리 가격이 10% 상승할 때 완화 노력 이후에도 총마진에는 10~40bp의 역풍이 남는다고 추정했다. 완화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최대 130bp까지 마진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부 모델링에서 델과 HP는 가장 취약한 기업군으로 분류되어, 미국 하드웨어 기업 중 ‘가장 취약(most vulnerable)’ 리스트 상단에 위치했다.
실적 공시 타임라인: 2~3개 분기 내 반영 가능성
모건스탠리는 델·HPE·HPQ의 비정기(오프사이클) 실적 업데이트가 올해 말에 예정되어 있다며, 이들 발표가 메모리 비용 상승이 실제 마진을 얼마나 빠르게 갉아먹는지를 가늠할 중요 변수라고 밝혔다. 역사적으로는 부품 인플레이션이 2~3개 분기를 거쳐 보고 실적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호 종목의 방향성
현재 사이클에서는 매출원이 더 다변화되어 있거나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은 기업을 선호한다고 모건스탠리는 밝혔다. 또한 메모리 납품 이행률 하락과 가격 상승이 2026년까지 하방 리스크를 증폭시킨다고 재확인했다.
핵심 용어 해설 및 맥락
메모리 슈퍼사이클: 업황의 구조적 호황 국면을 뜻하며, DRAM·NAND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수요 급증, 공급 제약, 투자 사이클 등 요인의 결합으로 장기간 큰 폭 상승하는 국면을 말한다. 이 구간에서는 부품 단가가 빠르게 상승하여, 완제품 업체(OEM)의 마진율이 압박받기 쉽다.
DRAM vs. NAND: DRAM은 고속 휘발성 메모리로, PC·서버에서 실행 속도와 작업 처리에 직결된다. NAND 플래시는 비휘발성 저장장치로 SSD, 스마트폰 저장공간 등에 쓰인다. 두 품목 모두 AI 서버 및 신형 PC에서 탑재 용량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가격 변동 시 완제품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마진 변화폭을 정밀하게 표현하기 위한 단위다. 1bp = 0.01%p이므로, 60bp 하락은 0.60%p 마진 하락을 뜻한다.
OEM·BOM·Opex: OEM은 타사 상표로 판매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의미한다. BOM은 제품 구성 부품과 수량·단가를 정리한 자재명세서다. Opex는 인건비·마케팅·관리비 등 운영비용을 지칭한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OEM은 판매가 인상, BOM 재구성, Opex 절감으로 대응하지만, 상쇄에는 한계가 있다.
AI 서버의 마진 구조: AI 서버는 고가 GPU·메모리 등 부품 비중이 매우 높다. 이로 인해 원가율이 상승하고 완제품 수준의 총마진이 구조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믹스 변화가 델을 포함한 일부 업체의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핵심 인용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인해 DRAM과 NAND 현물가격이 6개월 새 50%~300% 상승했다.”
“메모리 비용 상승 이후 6~12개월 뒤 OEM 총마진이 압박받는 경향이 있으며, 2026년에는 글로벌 OEM 마진 중앙값이 약 60bp 하락할 전망이다.”
“델은 메모리 비용 상승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종목 중 하나다.”
정리: 기업별 수치 요약
– 델: 투자의견 Underweight, 목표주가 $110(종전 $144), 2027회계연도 총마진 18.2%(전망치 대비 -220bp), EPS 약 -12% 하향.
– HP Inc.: 투자의견 Underweight, 목표주가 $24(종전 $26), 2026회계연도 총마진 19.7%(-90bp), 컨센서스 대비 총마진 -130bp, 연간 매출 추정 $565억, EPS -9%.
– HPE: 투자의견 Equal-weight, 목표주가 $25(종전 $28), 2026회계연도 총마진 32.9%(-260bp), EPS $2.18(종전 $2.52).
투자자 체크포인트
– 메모리 가격의 추가 변동성이 OEM 마진에 미치는 영향.
– 가격 인상·원가절감·Opex 축소 등 상쇄 노력의 실효성(평균 70% 상쇄 가능 추정).
– 비정기 실적 업데이트(델·HPE·HPQ)의 타이밍과 가이던스 변화.
– 제품 믹스(AI 서버 비중 확대)로 인한 구조적 마진율 변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