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씨티·UBS, 영란은행 12월 금리 인하 예상…전날 동결 후 전망 잇따라 수정

모건스탠리·씨티그룹·UBS 글로벌 리서치영란은행(BoE)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관은 전날(목요일) 영란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직후인 금요일에 각각 별도 보고를 통해 전망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골드만삭스에 이어 주요 글로벌 증권사가 12월 인하 쪽으로 입장을 바꾼 흐름이 뚜렷해졌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전날의 정책 발표 이후 다음 달(12월) 금리 인하를 최초로 전망한 골드만삭스의 수정에 동참했다. 특히 네 곳 모두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12월 인하를 예상하지 않았던 만큼, 정책 커뮤니케이션 변화가 시장과 애널리스트 전망을 재편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영란은행의 중기 물가목표 2%를 상회했지만, 시장 예상과 달리 전월 대비 보합을 보였다. 최근 고용지표도 일부 냉각 신호를 드러내며 노동시장의 과열이 완화되는 조짐을 시사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둔화(disinflation)와 수요 완충의 조합은 완화적 정책 전환을 모색할 여지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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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9인 구성으로, 목요일 회의에서 찬성 5대 반대 4의 박빙으로 기준금리 4% 동결을 결정했다. 아울러 금리 전망 관련 문구도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에서 “만일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이 이어진다면, 은행 금리(Bank Rate)는 점진적 하향 경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로 바뀌었다. 이는 조건부 완화를 시사하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미묘하지만 의미 있는 전환으로 평가된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더 분명해진 것은, 다가오는 결정들이 이제 총재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점”이라며 “당분간은 그가 12월 인하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목요일, 향후 경제지표가을 예산(Autumn Budget)금리 인하를 위한 길을 닦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을 재확인한 것으로, 단기 헤드라인 물가뿐 아니라 근원 인플레이션, 임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의미다.

12월 첫 인하 이후의 경로에 대해, 씨티와 일본계 증권사 노무라다음 인하 시점을 4월로 예상한 반면, 모건스탠리2월로 더 이른 시점을 점쳤다. 이는 경기·물가 추세가 빠르게 완화될 경우 선제적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시각과, 지표의 변동성을 고려해 완화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공존함을 보여준다.

UBS2월과 4월 회의에서 연속 인하를 예상하며 보다 완화적 경로를 제시했다. 반면 바클레이스는 향후 회의에 대한 자체 전망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지표 의존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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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집계에 따르면 12월 25bpbp 인하 가능성을 약 60%베팅하고 있다. 이는 인하 가능성이 우세하되, 데이터 결과와 재정정책 변수에 따라 결정이 뒤집힐 여지도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해석 및 시사점

이번 전망 변경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변화다. MPC가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에서 디스인플레이션 지속 시 하향 경로라는 조건부 가이던스로 전환함에 따라, 시장은 정책 반응함수의 축 이동을 감지했다. 핵심하방 위험(성장 둔화·노동시장 완화)과 상방 위험(서비스 물가·임금 점착성) 간 균형이다. 주요 증권사들의 분기별 경로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모형 가정(잠재성장률, 중립금리, 임금-물가 전가율 등)에 따라 정책 최적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반영한다.

시장가격이 12월 60% 확률로 인하를 반영하는 현 시점에서, 향후 2~3주 내 발표될 물가·임금·소매판매가을 예산의 재정 스탠스확률을 상향 또는 하향 조정할 촉매다. 만약 12월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2월 vs 4월 추가 인하 경로에 대한 의견 분화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동결 유지가 이어진다면, 커뮤니케이션의 조건부 성격을 근거로 실망 매도보다는 데이터 대기 모드로의 재정렬이 예상된다.


용어와 맥락 설명

영란은행(BoE) 기준금리(Bank Rate): 은행 간 단기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정책금리로, 대출·모기지·기업금리의 기준이 된다.

통화정책위원회(MPC): 총 9명으로 구성되며, 각 회의에서 찬반 표결을 통해 금리 결정을 내린다. 기사 중 5대 4는 동결 찬성 5, 반대 4를 의미한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현상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세지만 여전히 양(+)의 물가 상승이 남아 있는 상태를 뜻한다.

bpbasis points: 베이시스포인트의 약자로, 1bp = 0.01%p를 의미한다. 25bp 인하0.25%p 낮춘다는 뜻이다.

가을 예산(Autumn Budget): 영국 정부가 발표하는 연례 재정 계획으로, 세금·지출 등 재정정책 방향을 제시해 통화정책의 효과와 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파생·채권·외환 등 금융시장의 베팅 확률금리선물을 집계·산출하는 데이터 제공사로, 시장 암묵 확률의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