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멕시코 중앙은행(Banxico)이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2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1%에서 0.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2025년 8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중앙은행은 외부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멕시코가 겪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라틴아메리카 2위 경제 대국인 멕시코는 미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경기 및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보고서는 “멕시코 경제가 외부 환경이 시사하는 것보다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가 시간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물가 전망 주요 변경 사항
Banxico는 2026년 성장률 예상치도 종전 0.9%에서 1.1%로 상향했다. 반면, 물가 전망은 종전보다 높아졌다. 올해 4분기 헤드라인(총) 인플레이션율을 3.3%에서 3.7%로, 근원(core) 인플레이션율을 3.4%에서 3.7%로 각각 올려잡았다.
“멕시코 경제는 여전히 성장 둔화를 겪고 있지만, 예상보다는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중앙은행 총재
근원 인플레이션은 에너지·농산물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지표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판단 시 가장 중시하는 잣대다. Banxico는 2026년 3분기에는 총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치인 3%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정책 금리 인하와 통화정책 논쟁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25bp 내린 7.75%로 결정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금리 인하는 통상 경기 부양 효과가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견이 존재한다.
5인 위원 중 유일하게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진 조너선 히스 부총재는 “시장·식당·타코 가판대에서 나타나는 음식물가 상승이 뚜렷하다”며, 인플레이션 경계 목소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 경제가 “침체와 정체 사이“에 머물러 있다며 더 강한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해설: Banxico란 무엇인가
Banxico는 Banco de México의 약칭으로, 멕시코의 중앙은행이다. 1925년 설립돼 물가 안정과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멕시코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정책 금리 결정은 5인 이사회가 표결을 통해 확정한다.
멕시코 경제는 제조업, 특히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전자 부품 산업 비중이 높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 경기 변동, 연준(Fed) 정책 등 대외 요인에 민감하다. Banxico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성장·물가·통화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미국 관세 정책: 바이든 행정부와 차기 미 의회의 통상 정책이 관세 부담을 높일 경우, 멕시코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② 인플레이션 경로: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병목, 에너지 가격 변동은 멕시코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Banxico의 인플레이션 경로가 상회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③ 페소 환율: 금리 인하와 물가 압력 사이 균형에 따라 페소화 가치가 움직일 수 있으며, 이는 수입 물가와 외채 상환 부담에 영향을 미친다.
기자 관점
Banxico의 성장률 상향 조정은 경기 방어력이 기대 이상임을 보여준다. 다만 물가상승률 상향과 ‘초저성장’이라는 표현이 공존한다는 점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시사한다. 멕시코 정부와 중앙은행이 양호한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통화·재정·구조개혁 정책의 정교한 조합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