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앙은행(Banxico)이 25bp(베이시스포인트)를 인하해 정책금리를 7.75%로 조정했다. 이번 결정은 연속 네 차례 50bp 인하 뒤 처음으로 속도를 늦춘 조치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미 완만한 속도의 완화 전환을 전망해 왔다. 실제로 발표 직후 페소화와 국채 금리 등 금융시장은 큰 변동 없이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결정은 4 대 1의 분리 투표로 채택됐다.
“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불확실성이 높다”
는 이유로 조너선 히스(Jonathan Heath) 부총재는 동결을 주장했으며, 이는 전 회의에 이어 두 번째 반대표로 기록됐다.
물가·성장 지표와 통화정책 시사점
반시코는 성명에서 2025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5%로 하락했다고 확인했다. 반면 근원물가(Core inflation)는 소폭 상승했으나, 인플레이션 전망 자체는 “대체로 변동 없다”고 명시했다.
같은 성명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7%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도 언급됐다. 그럼에도 은행은 “경제 전반에 슬랙(slack·유휴경제)이 남아 있고 성장 하방 위험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정책 가이던스 부분에서 반시코는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히며 완화 사이클 지속을 시사했다. 이는 이전 회의에서 “유사한 폭으로”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이미 예고된 바 있는 신중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시장·전문가 분석
영국계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물가 환경이 추가 인하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이 기관은 2025년 말까지 정책금리가 7.0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멕시코 경제가 관세 충격에도 예상보다 탄탄해 상방(더 높은 금리 유지) 위험이 남아 있다”
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속도 조절’을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을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멕시코-미국 금리 차를 지나치게 축소할 수 없다는 현실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용어 설명※금융·경제 초심자 참고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수익률 변동 폭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p(퍼센트포인트)를 의미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p 인하와 같다.
근원물가(Core Inflation)는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을 말한다. 중앙은행들은 일시적인 공급 충격보다 기저 가격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근원지표를 중시한다.
경제 슬랙(Slack)은 생산설비·노동력이 완전가동되지 못해 잠재 성장률 이하로 성장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슬랙이 존재하면 물가 압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기자 견해 및 향후 전망
이번 25bp 인하는 ‘금리 정상화’ 흐름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아직 3% 목표선에 완전히 고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완만한 보폭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반시코가 “추가 조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음에도 명확한 속도나 시점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데이터 종속적(data-dependent) 스탠스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멕시코 국채의 상대적 매력도가 유지되는 한편, 페소화 변동성은 미국 금리·위험 선호 변화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 및 관세 변수에 따라 멕시코 제조업 수출이 받는 긍정·부정적 충격이 뒤섞이며 향후 성장 경로를 규정할 전망이다.
요약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아직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물가 지표 반등이나 미국 통화 정책 변화가 나타날 경우 속도가 다시 조정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반시코의 차기 회의(10월 예정)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가늠할 중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