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저비용항공 볼라리스와 비바항공, 합병 합의 임박…국내 최대 저비용항공 그룹 탄생 전망

멕시코의 양대 저비용항공사인 볼라리스(Volaris)와 비바항공(Viva Aerobus)이 합병에 합의했다고 양사는 목요일 공동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새로 출범하는 그룹은 멕시코 내에서 가장 큰 국내 항공사가 될 전망이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기존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지주회사 수준에서 소유 구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 두 항공사는 모두 에어버스 항공기만을 운용하고 있으며 노선 구조가 유사해 운영·비용 측면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볼라리스 최고경영자(CEO) 엔리케 벨트라네나(Enrique Beltranena)는 “새 항공 그룹의 형성으로 멕시코 항공여객의 상당한 성장 기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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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의 구조

양측은 합병이 ‘동등합병(merger of equals)’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비바의 주주들은 볼라리스 지주회사에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받게 되고 기존 볼라리스 투자자들은 지분을 그대로 유지해 최종적으로 양측이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가 된다. 새 그룹의 이사회는 양사 인사로 구성되며 이사회 의장은 비바 측을 통제하는 IAMSA(운송 그룹)의 대표이자 교통업계 거물인 로베르토 알칸타라(Roberto Alcantara)가 맡을 예정이다.

볼라리스의 최대 주주는 미국 사모펀드 성격의 항공 전문 투자회사인 인디고 파트너스(Indigo Partners)로, 인디고는 미국의 프런티어(Frontier)와 칠레의 제트스마트(JetSMART)도 지배하고 있다. 반면 비바는 사유(私有)기업인 IAMSA가 통제하고 있다.


일정과 상장, 규제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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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이번 거래가 2026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며, 합병 이후에도 주식은 멕시코 및 뉴욕 증시에 계속 상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거래는 공정거래 당국(antitrust regulators)의 승인이 필요하며, 최대 경쟁사인 아에로멕시코(Aeromexico)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에로멕시코는 현재 국제선 기준으로 멕시코에서 가장 큰 항공사이고, 국내선 점유율에서도 볼라리스·비바와 각각 약 1/3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배경: 멕시코 항공시장의 최근 이슈

최근 몇 년간 멕시코 항공 시장은 변동성이 컸다. 특히 올해 10월에는 미국 교통부(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가 멕시코 항공사들이 제안한 미·멕스 항로 수십 건을 거부한 바 있다. 이는 멕시코가 수도권의 주요 공항에서의 이착륙 슬롯(slot) 배분 문제와 화물 항공편을 거점에서 더 먼 시설로 이동시킨 조치에 대해 미 당국과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11월에는 클라우디아 쉐인바움(Claudia Sheinbaum) 멕시코 대통령이 수도권 공항의 일부 슬롯을 미국 항공사에게 양보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미국 항공사들은 여객 기준으로 최근 1년(10월 기준) 동안 멕시코 국제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멕시코 항공사들은 국제선 승객 기준으로 약 30%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환율 표기는 $1 = 17.9913 멕시코 페소로 공시되었다.


용어 설명

동등합병(merger of equals)은 두 회사가 대등한 조건에서 결합해 새로운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합병 방식을 말한다. 이번 경우처럼 지분을 50%씩 배분하면 양측의 경영 참여권과 이사회 구성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다. 이착륙 슬롯(slot)은 공항에서 시간대별로 배정되는 이착륙 권한으로, 특히 수도권의 혼잡한 공항에서는 슬롯이 항공사의 노선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자원이다. 지주회사(holding company) 수준에서의 결합은 운영 브랜드는 유지하면서도 소유권과 전략적 의사결정을 통합해 재무·조직적 시너지를 노리는 방식이다.


시장·경제적 영향 전망

이번 합병은 단기적으로는 경쟁 구도와 규제 심사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첫째, 네트워크 확대로 인해 노선 가용성 및 연결성이 개선되면 국내선 및 일부 국제선에서의 공급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지방 도시간 항공 접근성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두 항공사가 모두 에어버스 항공기만을 운용해 항공기 운용·정비·조종사 교육 등에서 운영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유형 통일은 정비비용, 예비부품, 승무원 교차운용성 등에서 비용절감을 가져온다.

셋째, 비용구조 개선은 단가 경쟁력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요금 인하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 당국의 승인 과정에서 독점적 시장 지위 강화(시장 집중)를 이유로 조건부 승인이나 시정조치가 붙을 가능성이 있어 실제 요금 변화폭은 규제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넷째, 국제선 경쟁의 관점에서는 미국 항공사들이 이미 국제선에서 더 큰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이 곧바로 국제선 점유율 확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추가 투자 및 네트워크 공유를 통해 국제 진출 전략을 강화할 여지는 있다.


규제 검토와 예상되는 쟁점

규제 당국은 다음 쟁점을 중심으로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국내선에서의 시장 집중도 상승 여부와 이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훼손 가능성. 둘째, 공항 슬롯 배분과 관련한 우선권·접근성 문제. 셋째, 가격 담합 등 반경쟁적 행위의 위험성이다. 아에로멕시코와 같은 경쟁사는 소송이나 규제 이의를 통해 반대 의사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멕스 양국 규제당국 간의 입장 차이가 이번 합병의 교차 국가적 승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

볼라리스와 비바의 합병 합의는 멕시코 항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양사는 2026년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멕시코 및 뉴욕 증시 상장은 유지된다. 다만 공정거래 승인 여부와 경쟁사·규제당국의 대응에 따라 최종 구조와 시장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항공기 유형의 일원화와 네트워크 통합은 비용절감과 서비스 영역 확대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으나, 규제 심사 결과에 따른 제약 가능성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