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저비용항공사 볼라리스, 비바아에로버스와 합병 계획 발표에 주가 급등

멕시코의 저비용항공사 볼라리스(Volaris)와 비바아에로버스(Viva Aerobus)가 합병을 통해 항공기 소유·임대 비용을 줄이고 시장 협상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양사 경영진이 12월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양사는 합병 발표 직후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비용 구조 개선과 항공기 조달·임대에서의 시너지 가능성을 강조했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두 항공사는 합병에 합의에 근접했다고 전날 단독 보도한 이후 자체 확인을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 비바아에로버스의 최고경영자(CEO) 후안 카를로스 수아수아(Juan Carlos Zuazua)는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 콜에서 항공기 소유 비용이 가장 큰 지출 항목이라며 이를 낮추는 것이 큰 기회라고 진단했다.

“항공기 소유 비용은 연료비를 초과하는 가장 큰 비용이며, 주요 글로벌 항공사들은 라틴아메리카 항공사보다 최대 60% 낮은 소유 비용으로 운영하고 있다”

두 항공사는 모두 에어버스(Airbus) 기종만을 운용하며, 노선 구성도 유사하다. 합병 후 신설 지주사는 Grupo Mas Vuelos로 거래될 예정이며, 브랜드는 기존 볼라리스와 비바아에로버스로 별도 유지될 계획이다. 양사 결합으로 멕시코 국내 항공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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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소식에 따라 볼라리스 주가는 컨퍼런스 콜 직후 거의 17% 급등하며 역대 최고 상승세를 기록 중이었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동등합병(merger of equals)’ 형태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볼라리스 최고경영자 엔리케 벨트라네나(Enrique Beltranena)는 자사 기업가치(enterprise value)가 약 60%를 차지하고 비바아가 약 40%를 맡는다고 설명하면서도, 볼라리스의 순부채(net debt)가 더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치에서 지분가치로 연결할 때 상대적 지분 기여는 훨씬 근접해진다”고 말했다.


규제 승인·시장 점유율 쟁점

애널리스트들과 규제 당국은 이번 거래의 주요 쟁점으로 독점·경쟁 제한 여부를 꼽았다. 올해 10월까지 집계된 승객 기준으로 두 항공사는 멕시코 국내선에서 합산 69%의 점유율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 국적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Aeromexico)가 합병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며, 규제 심사에서 강력한 이의제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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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벨트라네나는 규제 당국의 심사 과정과 결과, 조건 및 시정조치(remedies)에 대해 현재로서는 특정 결과를 추측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양사는 이번 거래의 경제적 정당성에 자신감을 표명했다.

한편, 올해 멕시코 정부는 독립적 반독점 규제기구인 Cofece를 해산하고 그 권한을 경제부 관할의 새로운 기관으로 이관했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향후 대형 인수·합병 심사 방식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용어 설명 — 거래 이해를 돕기 위한 핵심 개념

다음은 본 보도에서 자주 언급된 경제·금융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기업의 전체 가치를 뜻하며 자산가치에 부채를 더하고 현금성 자산을 차감해 계산한다.
순부채(net debt)는 총부채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뺀 값으로, 인수·합병 시 자본구조 평가에 중요한 지표다.
동등합병(merger of equals)은 합병 당사자들이 동등한 권리와 지분 비중으로 결합하기로 합의하는 형태로, 통상 경영권과 지분 배분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표다.
Cofece는 기존에 멕시코의 독점금지 및 경쟁정책을 담당하던 독립 규제기관으로, 올해 해산되어 권한 이관이 이뤄졌다.


시장·산업 영향 분석

이번 합병은 멕시코 국내 항공시장의 구조를 재편할 잠재력이 크다. 우선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항공기 조달·임대, 정비, 부품 구매 및 금융 조달 비용을 낮출 여지가 크다. 양사가 동일 기종(에어버스)만 운용한다는 점은 정비·운영의 표준화로 이어져 추가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단기적으로는 합병 기대감으로 볼라리스 주가가 급등하는 등 자본시장 반응이 나타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당국의 승인 조건과 경쟁 제한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 여부에 따라 실질적인 시너지 실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규제당국이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선·슬롯 일부 양도나 가격 상한 등 강도 높은 시정조치를 요구할 경우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또한 항공기 조달 측면에서는 통상 대규모 주문 시 제조사 및 리스사와의 협상력이 높아져 임대료 및 구매단가 인하가 가능하다. 이는 연료비 등 변동비 상승에 대한 방어력을 높여 장기적으로 항공사의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볼라리스의 상대적 높은 순부채 수준은 재무구조 재편과 자금조달 비용 관리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적 고려사항 및 향후 전망

멕시코의 반독점 규제 체계 개편은 이번 거래 심사에 중요한 외부 변수다. 독립 규제기관의 해산과 경제부 관할 기관으로의 권한 이관은 규제의 독립성과 엄정성, 심사 기준의 예측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야기할 수 있다. 규제당국이 향후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와 조건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 관측은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 규제당국이 제한적 시정조치로 승인할 경우 비용 절감과 네트워크 최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 둘째, 강력한 시정조치나 반대가 있을 경우 합병 지연 또는 무산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단기적 주가 조정과 경영·재무 전략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셋째, 승인 후에도 통합 과정에서의 조직·운영 효율화 실패는 기대 시너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기타 사항

양사는 외환 변동성 등의 외부 요인도 주시하고 있다. 보도 시점의 환율은 미화 1달러 = 17.9908 멕시코 페소로 표기되어 있다. 항공 산업은 국제 연료비·환율·대외 수요 변화에 민감하므로 향후 실적 및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들 요소와 규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합병은 멕시코 항공시장뿐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내 저비용항공 산업의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외 투자자 및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규제 심사 진행 상황과 구체적 합병 조건, 시정조치 여부가 확인되는 대로 시장 영향이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