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초대규모 AI 채용 후 채용 동결…조직 재편 본격화

메타 플랫폼스(NASDAQ:META)가 수개월간 이어온 인공지능(AI) 인력 확보 경쟁을 돌연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사가 최근 50명 이상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영입한 뒤 AI 부문 전체에 채용 동결을 단행했다고 2025년 8월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주부터 효력이 발생했으며, 채용 재개 시점은 “무기한”으로 연기된 상태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는 AI 조직을 전면 재편하면서 기존 직원들의 팀 이동까지 제한했다. 이는 단순 인원 조정이 아닌 전략적 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메타는 올해 들어 ‘초대형 AI 인력 블리츠’를 감행하며, 경쟁사 오픈AI(OpenAI) 등에서 인재를 빼오기 위해 최대 9억 달러대(한화 1조 원 이상)의 연봉 패키지까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생 스타트업을 정식 인수하지 않고 핵심 인력만 데려오는 “리버스 애퀴하이어(reverse acquihire)” 전략을 적극 구사해 Silicon Valley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조직 개편: 네 개 실험실로 분화

WSJ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AI 활동을 4개 팀으로 세분화한다.

첫째, TBD 랩(TBD Lab)은 ‘AI 슈퍼인텔리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지휘권을 행사하는 이 팀에는 최근 채용된 인력 다수가 배치됐다.

둘째, 일반 AI 프로젝트 팀은 메타의 상용 서비스(Facebook·Instagram·WhatsApp 등)에 즉시 적용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한다.

셋째, 인프라스트럭처 팀은 대규모 연산을 뒷받침할 칩, 데이터센터, 모델 최적화 환경을 구축·운영한다.

넷째, 장기 과제 전담 조직인 기초 AI 연구(Fundamental AI Research, FAIR)이번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FAIR는 2013년 설립된 메타의 대표적 연구 부서로, 공개 논문·오픈소스 모델 등 학계 협업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채용 동결의 배경 및 파급효과

시장 전문가들은 메타의 긴축 기조를 몇 가지 요인으로 분석한다. 우선, 데이터센터 증설·전력 비용을 포함한 AI 인프라 투자액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예산 압박이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둘째, 거액 몸값을 가진 인재 유치가 사내 임금 구조를 왜곡해 조직 안팎의 갈등을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 긴축 환경에서 현금흐름 관리가 중요해진 만큼, 무제한적 채용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가 전환점을 맞았다. 이제는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두고, 기존 인력의 생산성 극대화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리버스 애퀴하이어기업이 스타트업을 통째로 인수(M&A)하는 대신, 핵심 인력만 스카우트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는 회계상 기업가치를 최소화하면서도 인재는 확보할 수 있어, 빅테크가 자주 활용한다. 다만 스타트업 측 입장에서는 기업 존속이 어려워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채용 동결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메타 내부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슈퍼인텔리전스를 겨냥한 TBD 랩의 연구 성과가 GPT-5·Gemini Ultra 등 차세대 모델과 어떤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가 주목된다. 셋째, 인프라스트럭처 팀이 Nvidia·AMD 등 외부 반도체 파트너십을 확대할 가능성도 관건이다.

메타는 2024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5년 AI 관련 자본지출(CapEx)350~400억 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해당 가이던스가 조정될지 여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외견상 고용 동결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ROI(투자대비수익)를 높이려는 재무 건전성 강화 전략”이라며 중립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정리

결국 메타의 이번 결정은 무제한적 인재 확보→선택과 집중으로 전략 축이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AI 패권 경쟁이 극단적 속도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메타가 어떤 방식으로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달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