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가 애플의 인공지능(AI) 연구원 마크 리(Mark Lee)와 톰 건터(Tom Gunter)를 영입하며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 분야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두 연구원은 메타의 신규 조직 ‘슈퍼인텔리전스 랩스(Superintelligence Labs)’에 합류했다. 리는 최근 애플을 떠나 이미 메타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건터는 조만간 합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번 이동은 AI 핵심 인재 유치 경쟁이 전례 없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로이터는 다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파격적인 보상 패키지”가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AI 시스템이 인간 지능을 능가할 가능성을 열어 줄 ‘초거대 모델’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전 선례와 인맥 구조
두 연구원은 불과 몇 주 전, 애플에서 메타로 자리를 옮긴 루오밍 팡(Ruoming Pang)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팡은 애플의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s)’ 팀을 이끌며 첨단 AI 기능 연구를 담당하다가, 메타로부터 수백만 달러대 연봉을 제안받고 이적한 인물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리와 건터 역시 팡과 긴밀히 협업한 경력이 있다”고 전했다.
애플 측은 “해당 인사 이탈에 대한 공식 논평을 삼가겠다”고 반응을 보였으며, 메타 역시 별다른 추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해당 이탈이 애플 내부에서 추진 중인 비공개 AI 프로젝트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슈퍼인텔리전스 랩 출범 배경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불과 며칠 전, 자사 플랫폼 전반에 걸쳐 AI 기능을 심화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여러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저커버그는 직접 ‘인재 사냥(talent raid)’ 최전선에 나서며 슈퍼인텔리전스 랩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슈퍼인텔리전스’란 인간을 뛰어넘는 인지 능력과 학습 속도를 갖춘 초고도 AI를 지칭한다. 이는 기존의 ‘제너럴 AI(AGI, 범용 인공지능)’ 개념보다 한층 높은 단계로, 여러 연구기관이 궁극적 목표로 설정하지만 기술적·윤리적 난제가 산적해 있다. 메타가 ‘랩스’라는 별도 조직을 꾸린 것도 그 복잡성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AI 인재 시장의 현주소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들은 AI 인재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도 유사한 ‘보상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주식 보상(스톡옵션)을 포함한 장기 인센티브가 거래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핵심 연구진 1명을 확보하는 것이 수억 달러 규모의 시장변동과 직결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공개된 CB인사이트 보고서는 2023~2025년 사이 전 세계 AI 전문 인력 수요가 연평균 26% 이상 증가했다고 추산한다. 이와 달리 공급은 11%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인력 리세션’이 우려된다. 그 결과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경쟁사 핵심 개발자를 영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가·재무적 파급 효과
메타와 애플은 나스닥에 각각 티커 코드 ‘META’와 ‘AAPL’로 상장돼 있다. 시장 관계자는 “AI 인재 영입 소식은 성장 프리미엄 재평가의 근거가 되며, 단기적으로 메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반대로, 애플의 경우 핵심 연구진 유출이 단기적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견조한 생태계 덕분에 중장기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특히 메타는 2025 회계연도에 연구·개발(R&D) 예산을 400억 달러 이상으로 증액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AI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웨드부시(Wedbush)는 “슈퍼인텔리전스 투자 확대가 메타의 메타버스 전략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진단 및 향후 과제
“AI 연구원 한 명의 이동이 장기적으로 수백억 달러 가치 창출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파트너 A씨
메타의 슈퍼인텔리전스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데이터센터 투자·칩 설계·언어모델 파라미터 확장 등 복합 과제가 산적해 있다. 메타가 이미 자체 AI 트랜스포머 모델 ‘라마(LLaMA)’를 공개했음에도 불구, 윤리·규제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애플은 차세대 운영체제(iOS·macOS)에 AI 기능을 대폭 탑재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만큼, 외부 클라우드 대신 온디바이스(On-device) AI 접근법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인력 유출에 따른 프로젝트 지연이 발생할 경우, 애플은 내부 조직 재편이나 스타트업 인수로 공백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 해설*
*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 —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AI를 의미한다.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창의성, 감정 이해, 자가 개선 능력까지 보유해 ‘디지털 초지능’이라고도 불린다.
*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 대규모 데이터로 사전 학습해 다양한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 모델을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GPT, LaMDA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AI 거버넌스와 윤리적 프레임워크 마련이 병행되지 않으면, 기술적 진보가 오히려 사회적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각국 정부와 규제기관이 AI 책임성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가운데, 메타·애플을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은 자발적 투명성 확보가 요구된다.
결론 및 전망
리·건터·팡으로 이어지는 ‘애플 → 메타’ AI 라인은 단순한 인력 이동을 넘어 시장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메타는 이들 고급 인재와 막대한 자본을 토대로 슈퍼인텔리전스를 겨냥한 다각적 연구 로드맵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애플은 내부 역량 재정비와 외부 협업을 통해 공백을 최소화하려 할 것으로 분석된다.
궁극적으로, AI 슈퍼인텔리전스 개발 경쟁은 기술적·윤리적 기준을 한층 끌어올리며 글로벌 산업 지형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투자자·규제기관 모두 해당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