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실리콘밸리 AI 인재 대거 영입하며 ‘슈퍼인텔리전스 랩’ 본격 가동

메타 플랫폼(이하 메타)인공지능(AI) 슈퍼 인재 확보 전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공개한 지 며칠 만에, 경쟁사 핵심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해 새 조직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Meta Superintelligence Labs)’을 출범시켰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오픈AI·구글·앤스로픽 등 선두 주자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공격적 인재 영입과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기대 이하 성능을 보인 대형 언어모델(LLM) ‘Llama 4’의 부진을 만회하고, 차세대 모델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포석이다.

이번에 합류한 인력은 전·현직 CEO, 구글·애플·유튜브 출신 연구원, 그리고 ChatGPT·Gemini·GPT-4o 등 업계를 대표하는 모델을 설계한 핵심 개발자들까지 망라한다. 메타는 Scale AI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였던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을 신임 최고 AI 책임자(Chief AI Officer)로 영입했으며, 그의 지휘 아래 신규 조직을 운영할 예정이다.


주요 영입 인물 및 경력

이하 인물 정보는 로이터통신이 검토한 내부 메모, 블룸버그 및 WIRED 보도, 각 인사들의 공개 프로필을 종합한 것이다.

알렉산드르 왕 —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Scale AI의 전 CEO. 메타는 앞서 해당 스타트업에 14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번에 일부 직원까지 함께 영입했다.

냇 프리드먼(Nat Friedman) — 전 GitHub CEO. 왕과 함께 조직을 공동 이끌며, AI 제품·응용 연구를 총괄한다. 그는 벤처캐피털 NFDG 공동설립자로, Safe Superintelligence·Perplexity·Figma 등에 투자해온 인물이다.

다니엘 그로스(Daniel Gross) — Safe Superintelligence 전 CEO. AI 제품부문 리더로 합류했다. 프리드먼과 함께 NFDG를 공동 창업했다.

뤄밍 팡(Ruoming Pang) — 애플 ‘Foundation Models’ 팀 수장을 지낸 뒤 수백만 달러 상당의 보상 패키지를 받고 합류했다.

트라핏 반살(Trapit Bansal) — 오픈AI에서 ‘o-시리즈’ 추론 모델 개발을 주도한 연구원. 일리야 서츠케버와 직접 협업한 경험이 있다.

슈차오 비(Shuchao Bi) — 유튜브·구글에서 10년 이상 근무 후 2024년 오픈AI로 이적했던 엔지니어. 유튜브 Shorts 공동창립자이며 구글 광고 최적화용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후이원 창(Huiwen Chang) — 오픈AI GPT-4o 공동창시자. 구글 리서치 시절 MaskGIT·Muse를 고안했다.

지 린(Ji Lin) — 오픈AI의 멀티모달 추론 시스템과 컴퓨터 활용 에이전트 ‘Operator’ 스택 개발에 참여했다.

조엘 포바르(Joel Pobar) — 앤스로픽에서 대형 언어모델 인프라와 추론 파이프라인을 담당했으며, 메타 11년 경력 보유.

잭 레이(Jack Rae) — 구글 딥마인드 젬니(Gemini) 프리트레이닝 기술 리드. 젬니 2.5 추론 개발 주도.

훙위 런(Hongyu Ren) — 오픈AI에서 o-시리즈·GPT-4o를 공동 제작하고, 최고급 추론 모델의 ‘포스트 트레이닝’을 지휘.

요한 숄크웨이크(Johan Schalkwyk) — 구글 펠로 출신 음성 AI 전문가. 메타 Superintelligence Labs에서 ‘Voice Lead’로 활동한다.

페이 선(Pei Sun) — 구글 딥마인드에서 젬니 코딩·추론 담당, 과거 웨이모(자율주행)의 인식 모델 두 세대를 설계.

자후이 위(Jiahui Yu) — 오픈AI에서 o3·o4-mini·GPT-4.1·GPT-4o 등 다수 모델을 공동 창출.

성지아 자오(Shengjia Zhao) — ChatGPT·GPT-4 등 핵심 모델 공동 제작자. 미니 모델 전 라인업을 설계했다.

제이슨 웨이(Jason Wei) — WIRED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에서 o1·딥리서치 모델을 연구한 후 메타로 이적 예정이다.

정형원(Hyung Won Chung) — 2023년 오픈AI 합류 전 구글 근무. 그는 WIRED 취재에서 메타행이 확인됐다.


습득 경쟁의 배경

저커버그는 최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투입해 자체 AI 학습·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AI GPT-4o·구글 젬니 등 경쟁 모델이 보여준 다중모달·추론 성능 우위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메타의 기존 모델 Llama 4는 공개 당시 기대보다 낮은 창의·추론 성능으로 혹평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시절 광고 알고리즘처럼, 메타가 결국 AI에서도 추격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과 “콘텐츠·사용자 데이터를 무기로 차세대 모델을 기하급수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교차한다.

용어 설명

LLM(대형 언어모델)은 인터넷 텍스트 데이터 수십억~수조 토큰을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언어 생성·이해 능력을 갖춘 모델을 말한다.
멀티모달 모델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영상 등 복수 유형의 입력을 동시에 이해·생성하는 AI를 의미한다.
포스트 트레이닝(Post-training)은 기본 학습을 마친 LLM에 추가 지침·보강 학습을 적용해 성능을 세밀히 조율하는 절차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실리콘밸리 VC 업계의 한 파트너는 “메타가 OpenAI 창업자급 인력을 포함해 20명 이상을 영입한 것은 ‘방어적 모드’에서 ‘공격적 모드’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빅테크 간 인재 쟁탈전은 처우·보상과 함께 ‘연구 자율성’이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필자는 특히 다중모달·고도추론 분야의 축적된 경험이 메타 내부의 리스크 관리 및 윤리적 검증 프로세스를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 메타가 보유한 소셜그래프·이미지·음성 데이터는 사용자 맞춤형 AI 에이전트 개발에 최적화돼 있다. 반면 개인정보 보호 및 콘텐츠 안전성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2026~2027년경 메타가 ‘Llama 5’ 혹은 새 브랜드의 프리트레인+포스트트레인 모델을 공개해 클라우드 API·VR/AR 기기와 결합할 공산이 크다. 그때까지는 대규모 매출 효과보다는 기술력 확보와 생태계 구축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결론

메타는 최고 수준의 AI 연구개발 인재들을 한데 모아 ‘슈퍼인텔리전스’라는 장기 비전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 경험 혁신을 넘어, 광고·메신저·메타버스 등 전 영역에 걸친 사업 모델 재편을 예고한다. 실리콘밸리의 인재 전쟁이 한층 격화되는 가운데, 메타의 대규모 투자와 공격적 영입 전략이 과연 ‘차세대 AI 패권’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