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가 미국 서부 텍사스 엘패소(El Paso)에서 건설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6배 이상 늘려 $10 billion (약 10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해당 시설이 2028년 가동 시점까지 총 1기가와트(1GW) 수준의 전력 처리 능력(capacity)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 3월 26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엘패소 데이터센터 건설로 300개의 신규 상근 일자리를 창출하고, 건설 단계에서는 최대 4,000명의 건설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전력계통에 5,000메가와트(=5GW) 이상의 청정 전력을 추가로 연결하기로 약속했으며, 물 사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비영리단체들과 협력해 식수 공급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Since breaking ground last year, we have been proud to call El Paso home and are committed to being a good neighbor,”
메타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해당 발언은 회사가 지역사회와의 공조를 강조한 공식 입장이다.
메타는 지난해 착공 당시 이 사이트(면적 약 1.2백만 제곱피트)에 대해 $1.5 billion 수준의 투자를 계획했으나, 이번에 이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메타의 데이터센터 개발 담당 부사장인 게리 데마시(Gary Demasi)는 엘패소에서 열린 연례 Borderplex Alliance 서밋에서 투자 확대 사실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와 대규모 모델 운영을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메타는 2026년 1월 실적 보고에서 연간 설비투자(capital expenditures)를 최대 $135 billion까지 계획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메타는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과 달리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외부 고객 대상 퍼블릭 클라우드)를 운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규모 설비투자는 투자자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타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7% 하락했으며, 보도일 직전 목요일에는 법원 관련 패소 소식 등으로 하루에만 8% 급락한 바 있다.
한편 메타는 AI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다른 부문에서는 비용 절감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페이스북, 글로벌 운영, 리쿠르팅, 영업, 가상현실(VR) 부문 등에서 수백 명의 감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CNBC에 확인했다.
메타의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는 현재 총 30개 시설(새로 계획된 곳 포함)이며 이 중 26개는 미국 내에 있다. 엘패소 부지는 텍사스 내에서 세 번째 데이터센터다.
회사는 또한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한 칩과 시스템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2026년 2월에는 Nvidia 및 Advanced Micro Devices(AMD)와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주에는 Arm의 새로운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에 대한 첫 고객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메타는 자체 개발한 가속기인 MTIA(Meta Training Inference Accelerator)의 네 가지 신규 버전도 공개했다.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미국 전역에서 속속 등장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반발이 커지고 있다. 주요 쟁점은 주로 물 사용량과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이다. The New York Times는 2018년 조지아주에서 메타가 착공한 데이터센터 이후 일부 지역에서 수도 공급 문제가 발생해 ‘수도가 말랐다’는 보도를 한 사례를 전했다.
메타는 텍사스에서 8개 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물 권리 관련 비영리단체 DigDeep과 협력해 100여 가구에 처음으로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엘패소 데이터센터는 액체 냉각(liquid-cooled) 방식의 폐쇄 순환 시스템(closed-loop system)을 사용해 물을 재순환시킬 예정이며, 회사는 현지에서의 예상 물 사용량이 일반적인 골프장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어 해설
1기가와트(1GW)는 전력설비의 처리 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데이터센터 맥락에서는 서버와 냉각 설비 등에 공급되는 전력량의 총합을 의미한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는 대규모 클라우드·인터넷 기업을 가리키는 용어로, 대형 데이터센터와 연결된 거대한 컴퓨팅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을 뜻한다. 폐쇄 순환형 액체 냉각 시스템은 냉각수(혹은 냉매)를 재처리·재순환하여 외부로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물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MTIA는 메타가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이며, 데이터센터 내 모델 학습과 추론(inference)을 가속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지역 영향 분석
이번 투자 확대는 여러 측면에서 중대한 함의를 가진다. 우선 단기적으로 엘패소 지역경제에는 건설 및 운영 관련 고용 효과가 발생해 지역 내 일자리와 관련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전력 수요의 급증은 지역 전력망의 업그레이드와 요금 구조 재검토를 촉발할 수 있으며, 메타가 약속한 5,000MW 이상의 청정 전력 추가 공급은 지역 전력생태계에 장기적 변화를 줄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메타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과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메타가 공표한 연간 설비투자 한도($135 billion)와 이번 엘패소 투자액($10 billion)을 고려할 때, 투자 확대는 AI 역량 강화라는 전략적 목표와 맞물려 주가 변동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대규모 AI 인프라 확충이 향후 고성능 AI 서비스 제공 및 경쟁우위 확보로 이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영향은 전력·물 자원 가용성, 규제·지역사회 수용성, 반도체 공급 계약의 안정성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주요 관찰 지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메타가 약속한 청정 에너지 조달 계획(발전소 건설·재생에너지 구매계약 등)의 구체화와 시행 속도이다. 둘째, 지역사회와의 협력 및 물·전력 관련 영향 완화 조치의 실효성이다. 셋째, 메타의 칩 공급망(엔비디아·AMD·Arm 등) 계약 이행과 자체 가속기(MTIA) 확산에 따른 운영비 절감 효과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메타의 실적지표와 주가에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이다.
메타의 데이터센터 확장 전략은 기업의 AI 역량 강화 목표와 맞닿아 있으며, 지역사회·에너지 인프라·금융시장 전반에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공지한 투자와 지역사회 지원 계획을 통해 주민·규제당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입장이지만, 향후 진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환경·자원 관련 우려에 대한 대응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