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Inc.)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통해 오픈AI와 구글의 지배력에 정면으로 도전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한 외신이 전했다. 회사는 이미지·영상 처리에 특화된 코드네임 “망고(Mango)”와 텍스트 기반의 대형 언어모델(LLM)인 “아보카도(Avocado)”를 개발 중이다.
2025년 12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개발 계획은 메타 내부 질의응답(Q&A) 자리에서 메타의 최고 AI 책임자(CAIO)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과 최고 제품 책임자(CPO) 크리스 콕스(Chris Cox)가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회사는 이들 모델을 2026년 상반기 출시 목표로 잡고 있으며, 이는 기존 라마(Llama) 계열의 점진적 업데이트를 넘어서는 중장기적 전력이라는 설명이다.
조직 개편과 인력 영입
이번 신모델 개발은 지난 여름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신설된 전문 연구부문인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에서 추진하는 첫 대형 산출물이다.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이 그룹의 수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채용 전략을 직접 지휘했으며, 오픈AI 인력 20명 이상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메타는 데이터 인프라 기업 스케일 AI(Scale AI)의 창업자이자 28세인 왕을 영입해 전체 전략을 총괄하도록 했다.
회사 전환의 일환으로 메타는 스케일 AI의 사실상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140억 달러 이상(> $14 billion)을 투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투자는 왕의 역할을 메타의 포스트 라마 전략의 핵심 설계자로 고정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모델별 특징과 기술적 초점
보도에 따르면 아보카도(Avocado)는 특히 고급 코딩 능력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는 기존 메타 모델들이 경쟁사 대비 약점을 보였던 분야를 보완하려는 목적이다. 내부 설명에 따르면 아보카도는 코드 생성 및 분석 역량을 강화해 개발자 도구와 소프트웨어 자동화 영역에서 활용성을 높이려는 목표를 지닌다.
한편 망고(Mango)는 이미지와 영상 처리에 특화된 모델로, 비전(vision)과 멀티모달(multimodal) 처리 능력을 끌어올려 시각정보를 방대한 양으로 학습하고 응용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내부 세션 요지: 왕은 아보카도가 고급 코딩 기능에 무게를 둘 것이며, 더 야심차게는 시각 정보를 대량으로 처리해 물리적 현실을 이해하는 이른바 “월드 모델(world models)”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LLM과 월드 모델
대중에게 낯선 용어가 될 수 있는 대형 언어모델(LLM)과 월드 모델에 대해 설명한다. LLM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에 올 단어나 문장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언어 모델을 말한다. 반면 월드 모델은 단순한 텍스트 예측을 넘어 카메라 등 시각적 센서가 제공하는 이미지·영상 데이터를 포함한 다차원 정보로부터 물리적 세계의 구조와 상호작용을 모델링하려는 시도다. 월드 모델은 사물의 위치, 움직임, 물리적 법칙 등 현실 세계의 규칙을 학습해 보다 정교한 시뮬레이션과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스케일 AI(Scale AI)는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라벨링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율주행·로보틱스·컴퓨터 비전 등 분야에서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메타의 이번 투자와 인수 시도는 이러한 데이터·인프라 역량을 내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장 반응과 전략적 의미
보도 직후 메타의 주가는 정규장에서는 2.3% 상승했으나, 장마감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비교적 보합세를 보였다. 이번 발표는 기술 경쟁 단계에서 메타가 단순한 제품 업데이트를 넘어 대규모 R&D와 인력·자본 투자를 통해 경쟁 구도를 바꾸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전문가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대규모 투자와 인력 흡수는 단기적으로는 연구개발 비용과 인수·채용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고성능 멀티모달 모델과 코드 생성 능력을 확보할 경우 광고·커머스·메타버스·생산성 도구 등 메타의 다양한 수익원에 기술적 차별화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아보카도의 고급 코드 생성 역량은 개발자용 플랫폼 확장과 자동화 솔루션 제공을 통해 기업 고객 대상 수익 다각화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
경쟁사 측면에서는 구글과 오픈AI가 이미 강력한 멀티모달·LLM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메타의 신모델 성공 여부는 데이터 품질, 모델 규모, 연산 인프라, 개발 생태계 확보 능력에 달려 있다. 메타가 스케일 AI에 대한 투자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강화한 점은 이러한 경쟁에서 핵심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향후 전망 및 주요 변수
향후 관건은 다음 네 가지다. 첫째, 망고·아보카도의 실사용 성능(특히 코딩과 시각 처리에서의 정확성·안정성)이다. 둘째,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자원과 비용 관리 방안이다. 셋째, 채용한 연구인력과 스케일 AI 연계 인프라가 실제로 연구 생산성으로 이어지는지의 여부다. 넷째, 규제·안전성 문제로 인해 모델 공개나 상용화에 제약이 생기지 않는지의 여부다.
종합하면, 메타의 이번 전략은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다. 2026년 상반기로 예고된 모델 출시 시점까지 기술 완성도와 생태계 확보 과정에서의 성패가 투자자와 시장의 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