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물시장이 30일(현지 시각) 장전에서 소폭 상승세를 기록하며 핵심 기술주(빅테크) 실적,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이라는 세 가지 빅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를 보여줬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대형 기술기업의 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비용 압력, 소비 둔화 여부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동시에 2분기 미국 실질 GDP 성장률(연율) 발표와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어, 증시는 거시·미시 변수 모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 장전(프리마켓) 주요 종목 움직임※프리마켓은 정규장(한국 기준 30일 밤 10시 30분~다음날 새벽 5시) 이전에 이뤄지는 거래로, 정규장 가격 형성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주가는 +0.3% 상승했다. 시장은 이 소프트웨어 대기업이 Azure 클라우드와 ChatGPT 파트너십을 통한 AI 서비스 매출을 얼마나 확대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 플랫폼스(META) 주가는 +1.1%을 기록했다. CEO 마크 저커버그는 “미래 성장을 주도할 축은 AI”라며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지출을 공언했는데, 이번 실적에서 투자 대비 초기 성과가 가늠될 전망이다.
비자(V)는 -1.5% 하락했다. 3분기(회계연도 기준)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연간 가이던스(실적 전망)를 유지하는 데 그쳐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스타벅스(SBUX)는 +4.6%로 급등했다. 3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하워드 슐츠 고문이 강조해 온 리인벤션(재도약) 플랜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허쉬(HSY)는 +0.2% 상승했다. 2분기 실적은 호조였으나 관세 비용 부담을 이유로 연간 순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해 주가 반등 폭은 제한됐다.
휴마나(HUM)는 +8.1% 급등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연간 매출 전망 역시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 건강보험주 전반에 모멘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Etsy(ETSY) 주가는 +5.8% 올랐다. 개인 맞춤형 마케팅과 AI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로 2분기 매출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VF코퍼레이션(VFC) 주가는 +17% 폭등했다. 반스(Vans)·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등을 보유한 이 회사는 1분기 매출이 예상을 넘어섰고, 특히 의류·신발 수요 회복세가 뚜렷했다.
펠로톤(PTON)은 UBS의 투자의견 상향(‘뉴트럴’→’바이’)에 힘입어 +7.3% 상승했다. UBS는 턴어라운드 초기 단계에서도 매출 성장성과 비용 절감이 병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파이 테크놀로지스(SOFI)는 -8.3% 급락했다. 회사가 일반 공모 방식으로 15억 달러 규모 신주를 발행한다고 밝히며 희석 효과 우려가 부각됐다.
코르보(QRVO)는 +9.7% 급등했다. 무선통신·전력관리 솔루션 공급사인 이 회사는 1분기 실적·가이던스를 모두 상향 발표하며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다.
◆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거시 변수
현지 시간 30일 개장 전 공개될 2분기 GDP 속보치는 미국 경제의 둔화 여부를 가늠할 핵심 데이터다. 시장 컨센서스는 전기 대비 연율 1.8~2.0% 성장으로, 1분기(1.4%)보다 다소 가속된다는 영역에서 모여 있다. 다만 기업들은 인건비·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이익 마진 압박이 커지고 있어, 긍정적 GDP와 부정적 실적이 혼재하는 이례적 국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같은 날 오후 발표될 연준의 FOMC 결정 역시 관전 포인트다. 시장은 기준금리 5.25~5.50% 구간을 동결할 것으로 보지만, 물가 재상승 리스크와 노동시장 견조세를 이유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양적긴축(QT) 속도 조절이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힌트가 나올 경우, 기술주·성장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용어·배경 설명
• 프리마켓(Pre-Market): 뉴욕증시 정규 거래(09:30~16:00 ET) 이전, 전자거래 시스템(ECN)에서 이루어지는 거래 시간을 말한다. 거래량이 적어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기업 실적이나 거시 지표 발표가 있으면 주가가 미리 움직이기도 해 심리 지표로 활용된다.
• 가이던스(Guidance): 기업이 향후 매출·이익·현금흐름 등 실적을 추정해 시장에 제시하는 전망치다. 가이던스 상향은 보통 호재, 하향은 악재로 인식된다.
• 희석(Dilution):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의 소유 지분율과 주당 순이익(EPS)이 낮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AI·클라우드·핀테크 등 성장 산업에서 투자·비용 통제 균형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한 뉴욕 소재 자산운용사는 “AI 투자 러시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려면 6~12개월 이상의 시차가 불가피하다”며 “당장 이익이 줄더라도 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과 현금흐름을 희생하지 않는 기업의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장기간 고점에서 유지한다면 고평가된 기술주의 할인율(Discount Rate)이 높아져 밸류에이션 스트레스가 불가피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소비·금융·헬스케어 등 디펜시브 섹터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 기관은 여전히 “다중 변수(실적·정책·지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S&P500 기업의 12개월 선행 EPS 성장률이 2024년 5%대에서 2025년 10%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다. 이는 AI·클라우드·사이버보안 등 구조적 성장 테마가 전체 지수 이익 레벨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에 기반한다.
◆ 결론 및 전망
결국 30일(현지 시각) 이후 48시간은 ① 빅테크 실적, ② 경제 성장률, ③ 연준 스탠스라는 세 갈래 재료가 한꺼번에 소화되는 ‘트리플 이벤트’ 구간이다. 이미 장전 거래에서 나타난 종목별 주가 변동은 해당 기업의 기초체력과 가이던스 해석에 따라 엇갈리고 있으며, 정규장 및 애프터마켓까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전문가들은 “지표·실적·정책 삼박자를 모두 확인하려면 선별적 접근과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며 “올해 남은 하반기 증시는 연준의 장기 금리 경로와 소비 사이클 둔화 폭에 따라 시나리오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