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San Francisco) 총재 메리 데일리(Mary Daly)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대해 다시 한 번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견조한 소매판매 지표와 도매 물가(PPI)의 깜짝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 완화는 빠르면 다음 달에도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년 8월 15일, 로이터통신과 폭스 비즈니스(Fox Business)가 공동으로 보도한 인터뷰에서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이 완만하게 식어 가고 있고,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침체는 아니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한다면 올해 대략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정당화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데이터를 지켜본 뒤 더 적을 수도,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두 번’이 가장 현실적인 전망으로 남아 있다” — 메리 데일리 총재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재차 상승하거나 고착화될까 봐 너무 우려한 나머지 명확한 신호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면서, “노동시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배경과 맥락
연방준비제도(Fed)의 ‘이중 책무’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달성이다. 따라서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를 상회하더라도 노동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선회할 수 있으며, 반대로 고용이 견조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지 않으면 긴축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번 발언은 7월 소매판매(전월 대비 +0.7%)가 시장 예상(0.4%)을 상회하고, 같은 달 도매 물가지수(PPI)가 깜짝 반등(+0.3%)하면서 ‘물가 재가속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시점에 나왔다. 하지만 데일리 총재는 “최근 수치 하나만으로 정책 궤도를 바꾸기엔 이르다”며 신중론과 완화론 사이에서 균형을 택했다.
메리 데일리 총재는 누구인가
데일리 총재는 2021년 이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주기적으로 행사해 온 인사다. 노동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포용적 고용을 강조해 ‘비둘기파(dovish)’에 분류되지만, 2022~2023년에는 물가 급등에 대응해 ‘매파’적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균형적 스탠스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정책 방향성의 바이블’로 인용된다.
전문가 분석 및 전망
국내외 이코노미스트들은 데일리 총재의 ‘두 번 인하’ 언급이 FOMC 내 컨센서스를 반영한다고 해석한다. 실제로 6월 점도표에서도 2025년 말 기준금리가 현행 대비 50bp(0.50%포인트)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다만 최근 물가 재상승 조짐은 ‘인하 속도 조절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시장금리(2년물 국채)는 발언 직후 소폭 하락했으나, 투자자들은 ‘데이터 종속적(data dependent) 접근’을 재차 확인했다는 점에서 추가 변동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Fed 펀드 선물은 9월 회의에서 첫 인하 가능성을 57%로, 12월까지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48%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국내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 연준의 완화 전환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함께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할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미 달러화가 글로벌 ‘안전자산’ 역할을 유지하는 한, 인하가 즉각적인 달러 약세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결론
메리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두 번 인하”라는 구체적 숫자를 재확인하면서도, “데이터가 달라지면 조정할 수 있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불확실성이 여전함을 인정하면서도, 연준이 고용시장 유지와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양대 과제를 균형 있게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따라서 앞으로 발표될 고용보고서, CPI·PPI, 소매판매 등 거시 지표가 연준의 9월 혹은 11월 결정을 좌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