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해운 대기업 머스크(AP Moller-Maersk)가 예상보다 견조한 3분기 영업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실적 가이던스의 하단을 상향 조정했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회복세가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통상 글로벌 무역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서는 2025년 9월 24일 기준 머스크와 HMM의 컨테이너선이 정박한 장면이 포착됐다(블룸버그/게티이미지). 2025년 11월 6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7~9월(3분기) 기초(underlying) EBITDA가 26억8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26억 달러를 웃돌았지만, 전년 동기 48억 달러 대비로는 큰 폭의 감소다.

머스크는 동시에 연간 영업이익(EBITDA) 가이던스 범위를 90억~95억 달러로 제시하며, 이전의 80억~95억 달러에서 하단을 10억 달러 상향했다. 회사는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와 비용 통제의 효과를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여기서 가이던스는 기업이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향후 실적 범위이며, 하단 상향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적 최저치를 끌어올릴 만큼 수요와 운영이 견조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CEO 발언: “세계화 종언 논의는 시기상조… 수요와 운영 모두 ‘탄력’”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르크(Vincent Clerc) CEO는 11월 6일 CNBC ‘스콰크 박스 유럽’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해당 인터뷰 영상 길이 약 8분 30초).
“이번 가이던스를 상향할 수 있었던 배경은 탄력성(resilience)의 이야기다. 분기 말로 갈수록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미국까지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수요의 견조함이 확인됐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거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용을 절감하고 통제해 모든 사업부의 마진을 개선할 수 있었다.”
그는 글로벌 무역의 향방에 대해 “세계화의 종말을 거론하는 담론은 상당히 시기상조”라고 밝히며, 중국 제조업의 견조한 힘이 여러 지역에서의 성장으로 이어지며 무역 규모와 국가 간 경제 통합 수준을 오히려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오히려 무역 수준과 경제 통합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 주요 동력은 여러 지역에서 성장을 이어가는 중국의 제조 경쟁력이다.”
“이는 지난 2년 동안의 핵심 흐름이었고, 우리가 취급하는 모든 제품군에서 수요의 강도와 복원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사실에 계속 놀라게 된 이유다.”
시장 반응과 전망 수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 주가는 11월 6일(목) 오전 6% 이상 하락했다. 연초 이후로는 약 5% 상승한 상태다. 회사는 2025년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 물동량이 약 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전의 2%~4% 성장 전망을 범위 상단 쪽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러한 전망은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지역별 수요 탄력성, 그리고 비용 통제의 성과가 결합하여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 3분기 기초 EBITDA: 26억8천만 달러 (LSEG 컨센서스 26억 달러 상회, 전년 동기 48억 달러 대비 감소)
– 연간 EBITDA 가이던스: 90억~95억 달러 (이전 80억~95억 달러에서 하단 상향)
– 주가: 당일 오전 6%+ 하락, 연초 이후 약 5% 상승
– 2025년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 전망: 약 4% 성장 (이전 2%~4%에서 상향)
용어 설명과 맥락
–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상각 전 이익): 기업의 본원적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기초(underlying) EBITDA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수치를 뜻해, 경상 수익성의 흐름을 보여준다.
– 가이던스(Guidance): 회사가 공식 제시하는 예상 실적 범위다. 하단 상향은 경영진이 최악의 경우를 보수적으로 잡아도 수익성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함을 시사한다.
– 컨테이너 물동량: 전 세계 해상 운송에서 실제로 운반되는 화물의 양을 의미한다. 물동량 증가는 일반적으로 제조·소비 수요 회복, 재고 보충(restocking), 계절성(연말 쇼핑 시즌 등)과 연관된다.
– LSEG 컨센서스: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추정치다. 컨센서스 상회는 기대치 대비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의미한다.
해석과 시사점
머스크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 상회라는 긍정과 전년 대비 급감이라는 부정이 공존한다. 이는 팬데믹 이후 정점에서 정상화 국면으로 이행하는 해운 사이클의 특성을 반영한다. 그럼에도 회사가 연간 가이던스 하단을 상향한 점, 그리고 2025년 물동량 전망을 4% 성장으로 명확히 제시한 점은, 수요의 회복력과 비용 구조 개선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드러낸다. 특히 클레르크 CEO가 강조한 대로 지역 전반의 수요 탄력성과 미국의 연말 성수기 수요 회복은 하반기 운임과 선대(船隊) 가동률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세계화의 종말’ 담론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내린 것은, 공급망 재편과 지역화(regionalization) 흐름 속에서도 무역의 절대 규모와 경제 통합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제조업의 견조함이 여전히 글로벌 생산·유통 네트워크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은, 아시아-미국/유럽 간 항로의 구조적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해석된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금리, 지정학적 변수는 해운 비용과 운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머스크가 언급한 비용 통제와 마진 관리의 지속 가능성이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요약하면, 머스크는 수요·비용 양면의 탄력성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 하단을 끌어올렸고, 2025년 물동량 성장에 대한 보다 확신에 찬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단기 주가 변동과 무관하게, 컨테이너 물동량의 점진적 회복과 운영 효율 개선이라는 기초 체력이 확인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