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1조 달러 보상안 무산 시 테슬라 CEO직 떠날 수도…이사회 의장 긴급 경고

테슬라(Tesla) 이사회 의장 로빈 덴홀름(Robyn Denholm)이 1조 달러(약 1,363조 원) 규모 성과 기반 보상안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되지 않을 경우,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가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서한에서 경고했다.

2025년 10월 2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서한은 11월 6일 열릴 예정인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발송됐다.

덴홀름 의장은 서한에서 머스크의 리더십이 테슬라의 전략적 성공에 치명적(critical) 요소라며, 그에게 적절한 인센티브가 제시되지 않을 경우 회사가 그의 시간·재능·비전을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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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상안은 머스크가 앞으로 7년 6개월 이상 경영에 전념하며 테슬라를 인공지능(AI)·자율주행 기술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이끌도록 설계됐다. 구체적으로는 12개 트랜치로 나뉜 스톡옵션이 포함되며, 시가총액 8조5,000억 달러 달성, 완전 자율주행(FSD) 상용화, 휴머노이드 로봇·로보택시 대중화 등 야심 찬 목표가 설정돼 있다.

덴홀름은 이번 패키지가 머스크의 성과와 주주가치, 장기 성장성을 정교하게 정렬하도록 설계됐다며, 동시에 머스크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베테랑 사외이사 3명의 재선임에도 지지를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테슬라 이사회는 과거부터 머스크와의 밀접한 관계로 독립성과 견제 기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올해 초 델라웨어(Delaware) 형평법원은 2018년 체결된 머스크의 기존 보상안을 절차적 결함을 이유로 무효화했는데, 이는 이사회가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우호적 협상을 진행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성과 기반 스톡옵션은 미리 정해진 경영·주가 목표 달성 시에만 주어지는 보상 방식이다. 목표가 높을수록 경영진은 잠재적 보상을 얻기 위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동기를 얻게 된다. 다만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달성 가능성이 불명확할 경우,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전문가 시각에서 볼 때 머스크의 이탈 가능성은 테슬라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뉴럴링크·X(구 트위터) 등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어, 테슬라 투자자들은 그의 경영 집중도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실제로 머스크가 2022년 말 X 인수에 집중하던 시기 테슬라 주가는 50% 이상 하락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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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들은 보상안 승인 여부뿐 아니라, 테슬라 이사진이 머스크의 지배적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통제·감시할 수 있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부 거버넌스 자문사와 주주 행동주의 펀드는 ‘신뢰할 수 있는 견제 장치가 없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커진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결국 11월 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가결될 경우 머스크는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잠재적 보상을 얻게 된다. 반대로 부결 시 테슬라 경영 체제와 리스크 관리 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통해 테슬라가 AI·자율주행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참고 용어 설명
트랜치(Tranche): 금융권에서 특정 증권이나 계약을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지급·실행하는 구조를 뜻한다.
FSD(Full Self-Driving): 테슬라가 개발 중인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도록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