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브라질산 에탄올 혼합 연료로 해상 운송 탈탄소화 시험 돌입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Maersk)가 브라질산 에탄올을 메탄올·해상 디젤유(일명 ‘벙커유’)에 10% 비율로 혼합한 신형 친환경 선박 연료를 대형 엔진에 적용하는 시험을 시작했다다. 회사 측은 이번 시험이 글로벌 해운 업계 탄소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10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현재 브라질 사탕수수·옥수수 기반 바이오에탄올을 도입해 메탄올 추진선과 이른바 ‘벙커유’로 불리는 중질유 혼합 연료 모두에서 성능과 배출 저감 효과를 검증 중이다. 이번 연구는 머스크가 2040년까지 순배출(Net Zero) 달성을 공언한 이후 추진하는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머스크의 시장 점유율은 전 세계 해운 운송량의 약 15%에 이른다. 회사 자체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가 검증 중인 에탄올 10% 혼합 연료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시나리오 분석 기준) 연간 500억 리터 규모의 추가 에탄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올해 브라질 예상 생산량 약 350억 리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주목

“이번 프로젝트는 높이 네 층 규모의 이단 스트로크(2-stroke) 초대형 선박 엔진에 에탄올을 직접 연소시킨 첫 사례다. 연구 규모도, 안전·환경적 고려 사항도 모두 전례가 없다,”
— 다닐루 베라스 머스크 라탐 규제정책 부사장


왜 중요한가

국제해사기구(IMO) 기준으로 해상 운송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국가 간 무역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필수 운송 수단이지만, 기존 벙커유는 황 함량이 높고 CO2 배출이 많아 기후정책의 ‘사각지대’로 지목돼 왔다. 머스크가 시도 중인 바이오에탄올·메탄올 혼합 방식은 상대적으로 인프라 전환 부담이 적고, 현행 선박 엔진 개조만으로도 탄소 배출량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숫자로 보는 프로젝트
10%: 시험 중인 에탄올 혼합 비율(vol.)
500억 ℓ: 업계 전환 시 예상되는 글로벌 에탄올 추가 수요
2040년: 머스크 ‘넷제로’ 달성 목표 연도

브라질산 에탄올을 선택한 이유

주목

머스크는 브라질 에탄올이 기존 사탕수수 농경지에서 생산되거나, 옥수수·대두 이모작 체계로 재배돼 추가 삼림 개간 위험이 적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는 아마존 산림 훼손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바이오 연료 원료 확보 경쟁에서 ‘사회·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설명이다.

용어 설명

벙커유(Bunker fuel)는 선박용 중질유를 말한다. 점도가 높고 유황 성분도 많아 화석연료 가운데 환경부담이 가장 큰 편이다. 해운업계는 ‘IMO 2020’ 규제 이후 저유황유로 전환했으나, 근본적 탄소 저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메탄올 추진선은 LNG보다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 액화·저장할 수 있어 차세대 선박 연료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다만 메탄올만으로는 전 과정(Well-to-Wake) 탄소 배출을 100%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에탄올 혼합 같은 보완책이 요구된다.


전문가 시각

해운·에너지 연구자들은 바이오에탄올 혼합이 단기적 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그린 수소 기반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자 역시 브라질 에탄올의 공급망 투명성사탕수수 경작지의 사회적 영향을 면밀히 검증하는 것이 ‘녹색 프리미엄’ 논란을 최소화하는 길이라 판단한다.

“에탄올은 탄소 저감의 ‘브리지 연료’ 역할이 가능하다. 그러나 불확실한 국제 규제와 바이오매스 수급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업계는 다층적 전략이 필요하다.” — 브라질 상파울루대(USP) 에너지정책센터 보고서

다음 단계

머스크는 10월 23일까지 메탄올 추진선에서의 에탄올 혼합 시험을 마치고, 곧이어 벙커유 기반 엔진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 성능·안전·배출 지표가 목표 수준을 충족하면, 머스크는 브라질 대형 에탄올 업체 Raízen·Copersucar·Inpasa·FS·Atvos와 본격적 공급 계약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맞물려, 국제해사기구가 2023년 채택한 선박 배출 제로 전략이 2025년 구체적 이행 로드맵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머스크의 이번 실증 결과가 글로벌 정책·시장 방향타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결론

머스크의 브라질산 에탄올 혼합 연료 실증은 해운 탈탄소 전환남미 바이오연료 산업 양쪽에 ‘윈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공급망 지속가능성, 원료 가격 변동, 국제 규제 조율 등 넘어야 할 관문도 명확하다. 업계는 이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기술·정책·시장 3박자를 맞춘 ‘포스트 벙커유’ 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