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이 종결 단계에 접어들면서 엘론 머스크의 발언 의도와 책임 범위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졌다. 전 트위터 주주들이 머스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 변호사는 머스크가 2022년 소셜미디어 업체 인수를 재협상하거나 철회하려 시도함으로써 주가를 하락시켰다고 연방 배심원단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년 3월 1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원고 측 변호사인 마크 몰럼피(Mark Molumphy)는 클로징에서 머스크가 트위터의 허위·스팸 계정(일명 봇) 비중을 공적으로 세 차례 문제 제기해 주주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몰럼피 변호사는 머스크가 트위터가 공개한 5%보다 최대 네, 다섯 배 많은 봇을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주요 쟁점은 머스크의 발언이 증권사기(securities fraud)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그 발언들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려 주주를 속이려는 계획의 일부였는지 여부이다. 몰럼피는 머스크가 2022년 4월 합병계약서에 서명할 당시 이미 트위터가 봇 수를 과소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를 모욕했다. 경영진을 깎아내렸다. 그리고 주가를 폭락시켰다.”
반면 피고 측인 엘론 머스크의 변호사 마이클 라이프락(Michael Lifrak)은 클로징에서 머스크가 봇 문제에 대해 진정한 우려를 표명했고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려 했을 뿐 비용 절감을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라이프락은
“두 차례의 트윗과 한 번의 팟캐스트가 증권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또한 원고들은 머스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주가가 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만 내세웠을 뿐 사기의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배심원단은 심의를 시작했고 이날 평결을 내리지 못한 채 일시 해산했다. 법원 직원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다음날인 수요일에 심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배심원들은 머스크의 세 차례 발언이 사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리기 위한 모의였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만약 부정으로 판정될 경우, 배심원단은 손해액 판단 절차로 넘어간다.
사건의 핵심 사실을 되짚어보면, 머스크는 인수 합의 직후인 2022년 5월 트위터 인수 관련 발언을 통해 거래가 “일시 중단(temporarily on hold)”됐다고 공지했고, 봇 비율이 20% 이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2022년 5월 17일에는 트위터 최고경영자가 봇 비중을 5% 미만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인수가 “진행될 수 없다(cannot go forward)”고 트윗한 바 있다.
트위터는 이후 머스크가 인수를 강행하도록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머스크는 2022년 10월 인수를 완료했다. 이후 그는 트위터의 이름을 X로 바꿨고 현재 해당 플랫폼은 그의 로켓 및 위성 회사인 스페이스X(SpaceX) 산하에 있다.
법정 밖의 맥락과 과거 소송 전력
머스크는 법정에서 합의하기보다 소송을 택하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를 둘러싼 소송과 1390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보수 패키지 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현재 그는 2022년 트위터 지분 최초 매입 시점의 공시 지연으로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민사 소송 대상이 되었고, 이와 관해 합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재판은 2026년 3월 2일 시작되었으며, 소송 범위는 2022년 5월 13일에서 10월 4일 사이에 트위터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머스크의 자산에서 X(구 트위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포브스(Forbes)는 그의 순자산을 약 8,364억 달러(836.4 billion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달 머스크의 인공지능 회사 xAI를 인수했으며, 당시 결합된 사가는 약 1.25조 달러(약 1.25 trillion 달러)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업이 되었다. 결합된 회사는 빠르면 6월에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 매각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용어 설명
봇(bot): 소셜미디어 상에서 사람인 척 자동으로 활동하는 계정을 말한다. 이러한 봇은 스팸성 메시지 발송, 계정 팔로우 조작, 여론 왜곡 등에 활용될 수 있으며, 플랫폼의 활성 사용자(DAU·MAU) 통계와 광고 효율성, 이용자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권사기(securities fraud): 투자자를 속여 금융적 이득을 취하거나 다른 투자자의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법원에서는 발언의 진실성, 발언 시점의 정보 인식 여부, 발언의 의도와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전문적 분석: 향후 영향과 시사점
법률적 결과에 따라 시장과 기업에 미칠 파급효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배심원단이 머스크의 발언을 사기로 판단하면 직접적인 금전적 손해배상 부과 가능성이 있고, 이는 머스크 개인과 관련 기업의 자금 운용 및 평판에 단기적 부담을 줄 수 있다. 둘째, 판결 내용은 소셜미디어와 테크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공개 발언에 대한 규범적 기준을 강화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 CEO의 공개 발언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책임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이 보다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X(구 트위터)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플랫폼의 광고주 신뢰도와 사용자 유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광고 수익과 플랫폼 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넓게 보면, 머스크가 다수의 대형 기업(스페이스X·테슬라·xAI 등)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는 한 인물의 법적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결론적으로 이번 재판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서 기업 지배구조, 공개 발언의 법적 책임, 기술 플랫폼의 투명성에 관한 광범위한 논의 주제를 환기시키고 있다. 법원의 최종 판단과 그에 따른 손해배상 규모, 그리고 향후 항소 여부 등은 투자자 심리와 향후 IPO 일정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재판 일정: 배심원단은 다음 날 심의를 재개할 것으로 법원 직원이 전했다. 판결과 잠재적 손해배상액 결정은 곧바로 투자자와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