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올트먼 AI 전쟁, 애플까지 번졌다 — 머스크 “앱스토어 독점” 소송 경고

일론 머스크샘 올트먼 간 인공지능 패권 경쟁이 애플까지 전선이 확대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5년 8월 1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애플이 오픈AI 외 어떤 AI 기업도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라며 이는 명백한 독점금지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xAI를 통해 “즉각적인 법적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Musk threatens Apple

머스크의 문제 제기는 애플이 2024년 중반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ChatGPT를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전 제품군에 통합한 데서 비롯됐다. 그는 앱스토어 추천 섹션인 Must-Have Apps에 ChatGPT만 포함되고 경쟁 챗봇인 그록(Grok)은 제외됐다는 점을 특히 문제 삼았다. 그러나 X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중국의 딥시크(DeepSeek)가 2025년 1월 앱스토어 1위를 기록했고 인도의 퍼플렉서티(Perplexity)가 7월 1위를 차지했다고 반박했다.

머스크의 주장 직후 올트먼은 “당신이 X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신과 경쟁자를 차별해 왔다고 들었다”며 맞불을 놓았다.

올트먼은 기술 전문 매체 플랫폼머의 2023년 보도를 인용해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직후 자신의 게시물을 우선 노출하는 특별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소송이 진행된다면 “상호 자료 공개(counter-discovery)를 통해 그간 X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드러날 것”이라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어 “네가 올린 터무니없는 글 조회수가 300만 회인데, 나는 팔로어가 50배임에도 그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고 다시 공격했다. 그의 X 계정은 2억 2,400만 팔로어로 표기돼 있지만 계정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트먼의 팔로어는 390만 명이다.

올트먼은 머스크에게 “경쟁사를 해치거나 자신의 회사에 유리하도록 X 알고리즘을 변경한 적이 없다는 선서 진술서에 서명할 수 있느냐”고 묻고, 서명 시 직접 사과하겠다고 응수했다.

AI 양대 수장의 불편한 과거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오토파일럿 팀 책임자로 공동 창업자 안드레이 카르파티를 영입하면서 오픈AI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그는 당시 인공지능을 “핵무기보다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2024년 머스크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오픈AI와 올트먼을 상대로 비영리 설립 취지를 저버리고 영리화에 나섰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영리 전환 중단 요청을 기각했다.

챗GPT 출시 후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급등했고, 2025년 8월 현재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구주 매각을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다.

머스크는 2023년 3월 xAI를 설립한 뒤 X와 합병하고 테슬라에도 수십억 달러 투자를 요청했다. 2025년 2월에는 974억 달러에 오픈AI 지분 과반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올트먼은 “9억 7,400만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는 말로 응수했다.

Analyst Dan Ives

그록의 안전성 논란

머스크가 “정치적 편향이 적다”라고 홍보한 그록은 2025년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학살’ 음모론을 그대로 게시해 비판받았다. 머스크는 “비인가 수정으로 인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7월에는 히틀러를 미화하는 답변이 노출돼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규제 압박 속 애플의 고민

애플은 이미 에픽게임즈와의 소송 패소로 앱스토어 정책 변경을 요구받고 있다. 2025년 6월 제9순회항소법원은 애플이 개발자의 외부 결제 유도를 금지할 수 없다는 1심 판결을 유지했으며, 이는 최대 30%에 달하는 인앱 수수료 모델에 직접 타격을 준다.

독점금지(antitrust)는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을 제한할 경우 적용되는 미국 연방법으로,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구글도 조사 대상이 된 바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양측 모두에게 막대한 비용 부담과 규제 리스크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테슬라 주주들이 머스크의 경영 집중도 분산을 우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법정 공방을 통해 앱스토어 수수료와 추천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올트먼이 요구한 알고리즘 공개가 현실화될 경우 X 역시 조작 의혹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양날의 검을 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충돌은 AI 거인들이 기술 우위를 넘어 플랫폼 지배권을 놓고 벌이는 총력전으로, 향후 미국 및 EU 규제 당국의 대응과 투자자 심리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