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헤지펀드 운용사 맨 그룹(Man Group)이 2025 회계연도 상반기(1~6월) 핵심 세전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1억4천6백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수료 수익 감소 탓이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이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같은 기간 운용자산(AUM)은 14% 늘어난 1,93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가는 발표 직후 개장 초 최대 5.75% 급락했다가 변동 끝에 보합권으로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익 급감과 AUM 증가라는 엇갈린 지표에 주목했다.
“특히 변동성이 컸던 2025년 상반기에도 긍정적 투자 성과와 176억 달러의 순유입을 달성했다.” — 로빈 그류(Robyn Grew) 맨 그룹 최고경영자(CEO)
그류 CEO가 언급한 순유입은 전년 동기 대비 1,855% 급증한 수치다. 회사 측은 롱온리(long-only) 전략이 상승장 베팅 효과를 보면서 신규 자금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순유입의 74%에 해당하는 130억 달러는 단일 기관투자가가 시스템매틱(Systematic) 전략 ‘뉴메릭(Numeric)’에 투입한 자금이었다고 앙투안 포르테르(Antoine Forterr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또한 신용(Credit) 전략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맨 그룹은 현재 약 430억 달러 규모의 크레딧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 감소가 뼈아팠다. 회사가 관리·성과보수로 벌어들인 핵심 이익은 1억4천6백만 달러에 그쳐 작년 동기의 2억5천7백만 달러 대비 크게 줄었다.
시스템매틱 헤지펀드는 시장 추세가 이어지는 동안 알고리즘이 자동 매매를 수행하는 전략이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이 집계한 지수에 따르면, 해당 전략은 올해 1~6월 약 10% 손실을 기록했다.
“추세 추종 전략에게 지난 25년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 로빈 그류 CEO
실적 공개 직전 맨 그룹은 조직 슬림화를 명분으로 두 명의 고위 임원이 퇴사하고 여러 임원 승진이 단행된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여성 CEO 최초로 취임한 그류의 운영 효율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그류 CEO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번 구조조정이 내부 업무 마찰을 줄일 것”이라며, 아직 별도 법인으로 존재하는 AHL과 Numeric 두 대표 시스템매틱 부문을 ‘한 지붕’ 체계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시스템매틱·추세 추종 전략
시스템매틱(Systematic) 또는 알고리즘 펀드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이 모멘텀·추세·리밸런싱 규칙에 따라 자동 매매한다. 특히 추세 추종(trend following)은 자산 가격이 일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그 흐름에 올라타 수익을 추구한다. 시장 방향이 갑작스레 반전되면 손실이 커질 수 있어 올해처럼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선 성과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
회사 개요
1783년 설립된 맨 그룹은 세계 최대 상장 헤지펀드 운용사다. 런던 증권거래소 상장사(티커: EMG)로, 전통의 AHL·Numeric·GLG 등 다수의 운용 부문을 보유하며 다중전략(multi-strategy) 펀드를 제공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 AUM 확대에도 불구, 핵심 이익 급감이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다만, 대형 기관투자가의 대규모 자금 집행과 신용 시장 확대가 하반기 수익성 회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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