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 투자은행 맥쿼리그룹(Macquarie Group)이 1분기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와 함께 CFO(최고재무책임자) 알렉스 하비(Alex Harvey)가 2025년 12월 말 사임하고 2026년 중반 퇴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비는 8년간 CFO를 맡아왔으며, 후임자로 28년 경력의 프랭크 콱(Frank Kwok) 부CFO가 내정돼 장기간 인수인계를 진행할 방침이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리더십 변화는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가 제기한 최대 15억 호주달러 규모의 공매도(Short Sale) 보고 누락 소송과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ASIC은 15년 동안 이어진 잘못된 공매도 보고가 1시장 투명성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맥쿼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맥쿼리는 소송 결과에 따라 임원 성과급 구조를 FY26(2026회계연도)에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상 문제는 앞으로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맥쿼리는 “하비 CFO 재임 기간 동안 재무 관리 체계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이 크게 개선됐으며, 이는 그룹의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스·인수합병(M&A) 거래에서 자본 구조 최적화를 주도해왔다.
실적 부진 요인은 자산운용(Macquarie Asset Management) 부문의 투자 회수 시점(Exit Timing) 지연과 상품·글로벌시장(Commodities and Global Markets) 부문의 북미 가스·전력(North American Gas and Power) 거래 수익 감소가 꼽힌다. 두 부문 모두 작년 동기 대비 낮은 순이자·트레이딩 수익을 기록했다.
“자산운용 부문은 지난해 대비 다소 부진한 분기를 보냈으며, 이는 주로 투자 회수 시점에 따른 이익 인식 시기 차이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품·글로벌시장 부문 역시 북미 가스 및 전력 트레이딩 수익이 줄어 이번 분기 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이 부문은 전통적으로 맥쿼리의 변동성 완충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 안정화로 변동성 수익이 둔화된 모습이다.
한편, 공매도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향후 가격이 하락했을 때 다시 사들여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을 의미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금융당국은 2시장 왜곡과 불투명성 문제를 해소하고자 공매도 보고·공시 의무를 강화했다.
ASIC이 문제 삼은 부분은 맥쿼리가 2009~2023년 사이 공매도 거래 1.5억 주(최대 15억 호주달러 상당)를 누락·오류 보고해 시장을 호도했다는 점이다. 결과에 따라 과징금·제재뿐 아니라 기업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예상된다.
하비 CFO 후임인 프랭크 콱은 장기 인프라·에너지 투자 전문가로, 차입 구조화·리스크 관리에 강점을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자산매각·신규 펀드 론칭 등 자본 효율화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맥쿼리는 1969년 설립된 이후 약 6,200억 호주달러(약 54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며, 글로벌 인프라·재생에너지 투자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그린 수소·일신우일신 프로젝트에도 공격적으로 투자 중이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소송 결과가 향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전 세계적 금리 인하 사이클과 에너지 전환 가속화 흐름 속에서 맥쿼리가 수익 다변화 전략을 재정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 관전 포인트는 ① ASIC 소송 결과에 따른 잠재적 과징금, ② CFO 교체가 의미하는 재무 전략 변화, ③ 자산운용·상품 부문의 실적 회복 속도, ④ 성과급 구조 조정에 따른 인력 유인 유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