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향신료·식품 대기업 맥코믹앤드컴퍼니(McCormick & Co., Inc.)가 멕시코 사업 지배력을 대폭 강화한다. 회사는 25%의 추가 지분을 7억5,000만 달러(약 1조원)에 매입해 맥코믹 데 멕시코(McCormick de Mexico)에 대한 보유 비중을 75%까지 늘리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21일(현지시각) 밝혔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멕시코 식품기업 그루포 에르데스(Grupo Herdez, S.A.B. de C.V.)가 보유한 잔여 지분 가운데 25%를 맥코믹이 인수하는 구조다. 계약금은 현금과 차입금을 혼합해 조달하며, 회사 측은 레버리지(부채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거래는 회계연도 2026년 초 마감이 목표다. 회사는 “거래 관련 비용이 단기적으로 주당순이익(EPS)을 소폭 압박하겠지만, 매출·마진·조정 EPS 모두 첫해부터 바로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코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멕시코 내 시장 지위가 한층 공고해지며, 중남미 전역으로 유통망 확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작사 설립 78년 만의 결정적 지분 확대
맥코믹 데 멕시코는 1947년 설립돼 케첩, 마요네즈, 스파이스·시즈닝 등으로 멕시코 가정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해 왔다. 연간 순매출은 미화 약 8억1,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회사 내부 전망치는 중·한 자릿수(미드 싱글 디짓)의 안정적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
거래 가치(Valuation)는 2025년 예상 EBITDA의 12배 수준으로 책정됐다. ※EBITDA란(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을 뜻해,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때 많이 쓰이는 지표다.
재무 구조·시장 반응
맥코믹은 “현금 보유분과 장기·단기 차입을 적절히 조합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며 “투자등급(Investment Grade) 신용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순부채/EBITDA 비율을 3배 이하로 관리해 왔으며, 이번 인수 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동향도 긍정적이다. 발표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맥코믹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0.41% 오른 70.17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에르데스는 멕시코증권거래소에서 전날 0.38% 상승한 55.19 멕시코페소에 마감했다.
라틴아메리카 전략적 요충지 확보
식품·향신료 시장은 성장성이 높은 신흥국 소비 확대에 민감하다. 멕시코는 6,000만 가구 이상의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최근 10년간 가공식품 소비가 연평균 4%가량 증가해 왔다. 또한 미국·중남미 수출 허브 역할도 수행한다.
맥코믹 글로벌 전략 담당 부사장은 “맥코믹 데 멕시코가 보유한 강력한 브랜드 자산과 현지화된 공급망을 본사 R&D·마케팅 역량과 결합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빠르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즈닝·소스뿐 아니라 스낵, 식물성 대체식품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용어·배경 설명
프리마켓(Pre-Market)은 정규장 시작 전 거래되는 시간외 시장을 의미한다. 통상 07:00~09:30(미 동부)에 운영되며, 기업 공시 직후 투자자 반응을 가늠할 수 있다.
레버리지(Leverage)는 기업이 차입금을 활용해 자본수익률을 높이는 재무 전략을 뜻한다. 그러나 과도한 레버리지는 금리 상승기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EBITDA 배수는 인수 가격이 목표 기업 EBITDA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 인수 효율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식품·소비재 업계 평균은 10~15배 사이로, 이번 12배 평가는 ‘시장 평균대’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 시각
월가 일부 애널리스트는 “맥코믹이 최근 몇 년간 북미 수요 둔화와 원가 상승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라틴아메리카 매출 비중 확대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복원할 열쇠”라고 분석한다. 특히 멕시코 내 구매력 향상, 미국 히스패닉 소비자 증가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지 통화(페소) 변동성과 물가 상승이 단기 리스크로 지목된다. 맥코믹 경영진은 “가격 인상(pass-through) 전략과 환헤지 프로그램을 병행해 마진 방어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향후 일정과 전망
거래가 규제당국 승인 및 파트너십 재계약 등 필수 절차를 통과하면 2026 회계연도 초(대략 2025년 12월~2026년 2월 사이) 종결된다. 맥코믹은 “통합 후 첫 12개월간 1억 달러 규모의 코스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제조·물류 네트워크 최적화와 마케팅 효율화에서 나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맥코믹의 이번 지분 추가 인수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성장성 높은 신흥시장 공략이라는 두 가지 축을 동시에 겨냥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거래 성사 여부 및 시너지 실현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