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인덱스,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상승 마감
달러 인덱스(DXY)는 2일(현지 시각) 목요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장 대비 0.11% 오른 채 마감했다. 장 초반 미 연방정부 셧다운 이틀째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로 약세를 보였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나오자 공매도 세력이 대거 환매에 나서며 흐름이 반전됐다.
2025년 10월 2일, 나스닥닷컴에 따르면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Lorie Logan) 총재와 시카고 연은의 오스턴 굴스비(Austan Goolsbee)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시장에 매파적 신호를 보냈다. 두 인사는 연준이 2% 물가 목표를 확실히 달성하기 위해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용 지표 부진,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
같은 날 공개된 민간 취업정보 업체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전년 동월 대비 25.8% 감소한 5만4,064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 1~9월 누적 감원 규모는 94만6,426건으로 2020년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신규 고용 계획은 20만5,000명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해당 지표는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10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금융시장 참가자 98%가 점치는 배경이 됐다.
로건 총재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우리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돈다”며 “완전한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 정상화 과정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므로 금리 인하를 앞당기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로화, 실업률 악화·달러 반등에 약세 전환
유로/달러 환율(EUR/USD)은 0.06% 하락했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이 발표한 8월 유로존 실업률은 6.3%로 예상치(6.2%)를 상회, 고용시장 둔화를 드러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 스탠스를 정당화하는 재료로 작용해 유로 약세를 부추겼다. 앞서 마르틴 카작스(Mārtiņš Kazāks) ECB 집행이사회 위원은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시장은 ECB가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했다고 평가한다.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로만 반영하고 있다. 반면 연준은 올해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해 정책 금리 방향성의 차별화가 유로 매도·달러 매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 엔화, 일시적 강세 후 보합권… BOJ 매파 발언 주목
달러/엔 환율(USD/JPY)은 0.06% 상승했다. 일본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오른 35.3으로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우치다 신이치(内田真一) 일본은행 부총재가 “경제·물가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1.674%로 17년 만의 최고치까지 뛰었다. 그러나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코멘트가 달러 반등을 이끌면서 엔화는 장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참고로 일본은행(BOJ)은 2023년 12월부터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단계적으로 논의해 왔다. 장단기금리 차내 목표(YCC) 조정은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대표 재료 중 하나다.
■ 귀금속 시장, 안전자산 수요 속에서도 차익실현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9.40달러(0.75%) 하락한 3,862.50달러에, 12월물 은 선물은 1.310달러(2.75%) 내린 46.28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전일 최근월물(V25) 금 가격이 사상 최고가 3,891.90달러를 경신한 데 따른 차익 실현, 그리고 연준·BOJ의 매파적 발언이 금리 상승 우려를 자극하며 금값을 압박했다.
다만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 미·중 통상 갈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안전자산 수요를 지지한다.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역시 꾸준히 유입돼, 10월 1일 기준 금·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은 가격이 금리 인하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FOMC에서 실제로 인하가 단행될 경우 귀금속 랠리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 용어 해설
달러 인덱스(DXY)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가중 평균한 지표다.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는 매월 미국 기업의 감원 및 채용 계획을 집계해 노동시장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bp(베이시스 포인트)는 0.01%p를 뜻하며, 25bp는 0.25%p와 같다.
또한 정책금리 선물·이자율 스왑시장은 중앙은행의 향후 금리 경로를 사전에 가격에 반영하는 시장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98% 인하 확률’은 해당 파생상품 가격을 역산해 도출한 값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