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연준 발언에 달러 강세…유로·엔 약세와 금 가격 혼조

[환율·원자재 시장 동향] 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지수(DXY)가 전일 대비 0.48% 올라 1.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유로화·엔화 동반 약세가 맞물린 결과다.

2025년 10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연은(연방준비은행) 제프 슈미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통화정책은 수요를 억제해 공급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닐 카시카리 총재도 “과도한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두 인사의 발언은 시장에 ‘연준은 아직 긴축적’이라는 신호를 주며 달러 수요를 끌어올렸다.

반면 유로화(€)엔화(¥)정치·경제 불확실성 탓에 동반 약세를 보였다. 독일 8월 공장수주가 전월 대비 0.8% 감소해 시장 예상(+1.2%)을 크게 밑돌면서 유럽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프랑스에선 가브리엘 아탈 교육장관이 새 총리에 지명되면서 내각 재편이 본격화돼 정치 리스크가 부각됐다. 일본의 경우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깜짝 승리하며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가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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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표는 스태그플레이션 신호를 보내고 있다.” –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 주요 수치와 일정

ㆍ미국 8월 소비자신용: +0.363억 달러(6개월 만의 최소 증가, 예상치는 +140억 달러)
ㆍ연방기금선물(스왑) 시장: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 93%
ㆍ독일 8월 공장수주: -0.8% MoM(예상 +1.2%)
ㆍECB 10월 30일 회의: 25bp 인하 확률 1%
ㆍ일본 8월 경기선행지수 CI: 107.4(5개월 최고, 예상 107.1)


◆ 엔화 급락 배경

엔/달러 환율은 1% 급등하며 7.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은 다카이치 신임 총재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추가 국채 발행(공급 증가)과 BOJ의 완화 유지를 의미해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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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은 가격 혼조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8.10달러(+0.71%) 오른 반면, 12월물 은 선물은 0.933달러(-1.93%) 내렸다. 금은 정부 셧다운 장기화, 프랑스·일본 정치 불확실성, 중국 인민은행(PBOC)의 11개월 연속 금 매입(+4만 온스) 등에 힘입어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했다. 반면 달러 강세와 독일 경기 둔화가 산업금속인 은의 수요 전망을 약화시켰다.

금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치, 은 ETF도 지난주 3년래 최고치를 각각 경신했다. 이는 기관 자금이 여전히 귀금속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Tip: 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이며, FOMC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결정 회의를 의미한다.


◆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 다수는 “연준이 올해 안에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유지한다. 본보 취재진이 만난 뉴욕 외환딜러 A씨는 “연준 내부에서조차 일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제로섬 상태의 달러 강세 vs 위험자산 랠리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반면 금 시장 관계자 B씨는 “미국 정치권 교착으로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가 추가로 강세를 보이면 금의 달러 표시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 용어풀이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신 폭을 좁혀 정책 딜레마를 초래한다.

bp(basis point)는 0.01%p를 의미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금리를 0.25%p 내린다는 뜻이다.


※기사에 언급된 시세·확률·수치는 작성 시점 기준이며 향후 변동될 수 있다. 본문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조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