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포지션 변화가 시장에 보내는 신호]
매크로 전략 및 퀀트(quantitative) 헤지펀드가 주식 보유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이자 매크로 전략가인 사이먼 화이트(Simon White)는 해당 움직임이 향후 주식 수익률 약세를 예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헤지펀드 업계는 주요 벤치마크 지수 S&P 500을 약 5%포인트 하회하는 부진을 겪고 있다. 반면 S&P 500 지수는 연초 이후 8% 이상 상승하며 4월 일시 조정에서 강하게 반등해 투자자 주목을 받았다.
S&P 500 지수의 4월 조정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 우려가 촉발했지만, 이후 시장은 이를 극복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화이트는 “헤지펀드, 특히 추세추종 CTA(Commodity Trading Adviser)와 계량 기반 퀀트 펀드, 그리고 거시 환경 변화에 베팅하는 매크로 펀드가 동시에 주식 익스포저를 낮추는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매크로·CTA 펀드가 주식을 공매도(short)로 전환하고, 개인투자자(retail)가 순매수에 나서는 현재 구도는 과거에도 1~3개월 후 약세장으로 이어진 전례가 많다.” – 사이먼 화이트
실제로 매크로·CTA 펀드의 베타 값, 즉 S&P 500에 대한 민감도는 ‘0’ 근방까지 떨어졌다. 이는 주가 상승·하락과 무관하게 포지션을 줄였음을 뜻한다. 한편 화이트는 “이런 비(非)방향성 포지션 축소가 단기적으로 시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지수가 하락할 경우 버팀목 역할이 사라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CTA·퀀트 펀드는 무엇인가?
CTA는 상품선물, 통화,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을 “추세 따라 매매”하는 알고리즘으로 운용한다. 퀀트 펀드는 방대한 숫자 데이터와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저평가·고평가 종목을 선별한다. 전통 주식 펀드보다 거래 회전율이 높고, 변동성이 급격해질 때 성과가 엇갈리는 특성이 있다.*투자 참고용 일반 정의
화이트는 골드만삭스 ‘가장 공매도된 종목 바스켓’ 변동성에도 주목했다. 해당 지수는 최근 기록적 속도로 상승했으며, ‘믹스드 포트폴리오’ 지수(이른바 밈 주식, 적자 기업 포함) 역시 3년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는 “공포가 탐욕(greed)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패스트머니의 경계감은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시장 내 ‘안도 심리(complacency)’도 감지된다. 투자자들은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최초 우려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면서, 단기 변동성(단기물 변동성 지표)의 하락세가 장기물에 비해 눈에 띄게 커졌다. 화이트는 “시장 자체가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있지만, 오늘은 상관없다’고 말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시각: 시장에 남은 ‘두 가지 변수’
첫째, 매크로·퀀트 펀드가 최근 몇 주간 롱(매수) 포지션을 재구축했을 가능성이다. 둘째, 그럼에도 이들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여전히 지수 대비 뒤처져 있어 ‘추격 매수’의 위협이 남아 있다. 화이트는 “집요하게 상승세를 좇는 투자자라면 본인의 가설이 맞기를 기원해야 할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기자 해설: 포지션 변화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현재 증시는 벤치마크 지수의 견조한 상승과 헤지펀드의 방어적 태도가 엇갈리는 아이러니가 부각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기관과 개인 간 수급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질 때 단기 조정이 발생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매크로 이벤트(미·중 무역, 연준 통화정책 등)와 동시에 펀드 포지션 변화 시그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과거 패턴이 이번에도 재현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 체크 포인트
• S&P 500 연초 대비 +8% 상승
• 헤지펀드 수익률, 벤치마크 대비 -5%p
• 매크로·CTA 펀드의 S&P 베타 ≒ 0
• 골드만삭스 ‘가장 공매도된 바스켓’ 급등
• 단기 변동성 지표 하락,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
위 지표들은 “지금은 수익률이 좋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라는 공통 메시지를 보낸다. 헤지펀드의 포지션 축소가 향후 단기 변동성 확대의 전주곡이 될지, 혹은 지수 강세의 에너지원(쇼트 커버)으로 작용할지는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