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동반 급등에 힘입어 주요 지수 모두 1% 이상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1.22% 오른 5,551.94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0% 상승한 40,126.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1.48% 급등한 19,893.66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1.15% 올랐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40%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일(금) 장 막판 급락을 딛고 전반적인 반등이 나타난 셈이다.
투자심리를 되살린 핵심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애플·알파벳·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동반 랠리, 둘째, AMD·마벨·브로드컴 등 반도체주의 상승, 셋째, 부진한 고용·제조업 지표가 오히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0%까지 끌어올린 점이다.
■ 엇갈린 미국 지표, 그러나 금리 인하 기대는 확대
미 상무부가 발표한 6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4.8% 감소하며 5년 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다만 수송 장비를 제외한 주문은 0.4% 증가해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앞선 7월 ISM 제조업지수와 7월 고용보고서가 예상치를 하회한 데 이어 제조업까지 부진이 확인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가격 압력 완화 기대도 채권 금리를 끌어내렸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196%까지 밀려 한 달 만에 최저치를 새로 썼다. 같은 달물 T-노트 선물은 3개월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 트럼프의 ‘관세 폭탄’ 재가동
지난 3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5%로 상향하고, 무역흑자국에는 15% 이상, 전 세계에는 최소 10%의 ‘글로벌 최저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뛰어 2024년 2.3% 대비 6배 넘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에도, 시장은 현재로선 금리 인하 기대에 더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 이번 주 시장 일정
• 6일(화) 6월 무역수지: -611억 달러 예상(5월 -715억 달러)
• 6일(화) 7월 ISM 서비스업지수: 51.5 예상(전월 대비 +0.7p)
• 8일(목)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22만1천 건 예상(+3천 건)
• 8일(목) 2분기 비농업 생산성: +2.0% 예상, 단위노동비용 +1.5% 예상
한편 2분기 실적 시즌은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S&P500 기업 66%가 실적을 발표했고 82%가 EPS 예상치를 상회해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세가 전망된다. 시즌 전 예상치(2.8%)를 웃도는 흐름이다.
■ 유럽·아시아 장 혼조
유럽 스톡스50 지수는 1.30% 상승하며 동조 랠리에 나섰다. 반면 일본 니케이225는 1.25% 하락,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6% 반등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유럽 채권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632%로 1.5주 만에 최저치, 영국 10년물 금리는 4.506%로 한 달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8월 센틱스 투자자신뢰지수는 -3.7로 전월 대비 8.2p 급락, 6.9 상승을 기대했던 시장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6%가량 반영됐다.
■ 종목별 움직임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은 애플·알파벳(구글)·아마존·메타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를 가리키는 월가 신조어다.”
알파벳(A·GOOGL), 애플(AAPL), 엔비디아(NVDA),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2% 넘게 올랐다. 테슬라(TSLA)와 메타(META)도 1%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주 역시 상승 랠리를 주도했다. AMD는 3% 넘게, 마벨(MRVL)·KLA(KLAC)·브로드컴(AVGO)은 2% 이상 뛰었다. 마이크론(MU)·램리서치(LRCX)·ASML도 1% 이상 오르며 지수반등에 기여했다.
인수·합병(M&A) 이슈로 스틸케이스(SCS)는 HNI가 주당 18.30달러, 총 2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59% 폭등했다.
실적 모멘텀도 뚜렷했다. 아이덱스 래버러토리즈(IDXX)는 2분기 매출 11억1000만 달러(컨센서스 10억7000만 달러), 연간 EPS 가이던스를 12.40~12.76달러로 상향하면서 25% 급등, S&P500·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웨이페어(W)는 조정 EPS 0.87달러로 컨센서스(0.33달러)를 상회해 8% 뛰었다. 스포티파이(SPOT)는 글로벌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 소식에 6% 상승했다.
마틴 머리에타 머티리얼즈(MLM)는 연간 조정 EBITDA 전망을 23억 달러로 상향해 4% 상승했고, 타이슨푸드(TSN)는 매출 서프라이즈로 3% 올랐다.
반면 온세미컨덕터(ON)는 3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중간값 37.5%)가 예상(37.7%)을 밑돌면서 10% 급락, S&P500·나스닥100 내 최하위였다. 브루커(BRKR)도 매출 부진으로 11% 떨어졌고, 라이온델바젤(LYB)은 EBITDA 미스 탓에 3% 하락했다. 버크셔 해서웨이(BRK.B)는 2분기 영업이익이 3.8% 감소하며 2% 약세를 보였다. 워터스(WAT)는 EPS 가이던스 하향으로 1% 내렸다.
■ 용어 풀이
• E-미니 선물: CME(시카고상품거래소)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도입한 주가지수 선물. 계약 규모가 일반 선물 대비 5분의 1 수준이라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이 높다.
• 매그니피센트 세븐: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를 묶어 ‘위대한 7인’이라 칭하는 월가의 별칭. AI와 클라우드 수요 급증에 따라 2024년 이후 S&P500 수익률의 60% 이상을 기여했다는 분석이 있다.
■ 전망 및 분석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주식시장에는 유동성 호재가, 채권시장에는 가격 상승 모멘텀이 동시에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교란과 기업 실적 압박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연준의 통화 완화 vs. 통상 마찰 격화라는 두 변수 간 힘겨루기가 3분기 시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서비스업 지표와 무역수지, 그리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가이던스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물가와 직접 연동되는 단위노동비용(ULC)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연준의 비둘기파적 스탠스가 강화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