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넘(Magnum) 아이스크림 컴퍼니가 벤앤제리스(Ben & Jerry’s)의 전 이사회 의장에 대해 ‘중대한 위법행위(serious misconduct)’를 주장하면서, 모회사와 브랜드 사이의 장기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사안은 이사회 구성 변화와 재단 감사 결과를 둘러싼 법적·조직적 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6년 1월 2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발 보도(기사 작성자: Alexander Marrow, Jessica DiNapoli)는 유니레버(Unilever)가 2000년 인수한 사회적 브랜드인 벤앤제리스가 2025년 12월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사업을 분할해 출범한 매그넘(Magnum Ice Cream Company)과의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레버는 매그넘 지분을 19.9%지분 보유한 상태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이후 미국 버몬트에 본사를 둔 벤앤제리스와 그 독립 이사회는 브랜드의 사회적 사명과 이사회의 자율성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유니레버 및 매그넘을 상대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법적 공방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이어져 왔으며 최근 매그넘이 법원 서류를 통해 제시한 주장들로 인해 갈등이 격화됐다.
주요 사실 요약
매그넘은 1월 20일 제출한 법원 문건에서 벤앤제리스의 CEO와 유니레버가 지명한 이사가 현재 이사회의 유일한 구성원이라고 밝혔다. 매그넘은 또한, 전 이사회 의장인 Anuradha Mittal(아누라다 미탈)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12월 중순 해임되었고, 매그넘이 9년 임기 제한을 도입함에 따라 두 명의 장기 재직 이사가 사임했다고 적시했다.
매그넘은 특히 미탈 전 의장이 이사회에 복무할 자격을 상실하게 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매그넘은 벤앤제리스 브랜드가 자금을 지원하는 별도 미국 비영리단체인 벤앤제리스 재단(Ben & Jerry’s Foundation)에 대한 어니스트앤영(Ernst & Young)의 감사를 근거로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매그넘에 따르면, 남아 있던 세 명의 독립 이사 중 어느 누구도 준법(compliance) 교육을 수락하지 않아 이들은 2026년 1월 1일부로 이사회에서 이탈한 상태라고 한다. 매그넘은 해당 재단이 미탈을 포함한 이사들이 고위직을 맡고 보수를 수령하는 단체들에 정기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미탈의 입장: “매그넘의 자정(자정의 의미로 새벽에 이루어진)식 독립 이사 대량 축출은 감시 권한을 박탈하는 것이며, 자선 기금을 인질로 삼고 있다 — 감사 보고서와 작업 범위를 계속 은폐하는 행태 자체가 말해준다.”
미탈은 매그넘과 유니레버가 자신을 실추시키고 이사회의 권위를 약화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매그넘은 소송 장기화에 대해 유감(regrettable)을 표하며 벤앤제리스 팀에 대한 지원 의사를 표명했고, “독립 이사 다수를 포함한 새로운 이사회 구성이 독립 이사 주도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벤앤제리스 재단 측은 이번 갈등으로 인해 재단이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입었다고 밝혔다. 재단은 미국 내 비영리 단체로서 브랜드가 제공하는 자금으로 운영되며, 매그넘의 주장처럼 특정 단체들에 대한 정기적 보조금 지급 사실이 문제시되었다.
배경: 갈등의 발단과 연혁
벤앤제리스와 유니레버의 관계는 2021년에 본격적으로 균열이 드러났다. 벤앤제리스는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웨스트뱅크) 지역에서의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정치적·윤리적 입장을 취했고, 이는 유니레버 등 주주와의 충돌로 이어졌다. 그 이후로 브랜드의 사회적·정치적 활동과 기업 지배구조 간 균형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었다.
2025년 12월 유니레버는 아이스크림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매그넘을 출범시켰고, 매그넘이 벤앤제리스의 운영 및 거버넌스 문제를 직접 다루는 주체로 등장했다. 그러나 매그넘과 벤앤제리스 기존 독립 이사회 사이에는 이사회 구성, 임기 제한, 감사 공개 범위 등을 둘러싼 이견이 존재해왔다.
용어 설명
독립 이사(Independent Director)란 회사의 경영진이나 주요 주주와 이해관계가 없어 회사의 의사결정에 대해 객관적 감시 역할을 수행하도록 기대되는 이사이다. 비영리 재단(Non-profit Foundation)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며 기금(그랜트) 배분을 통해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는 단체를 뜻한다. 감사(Audit)는 외부 회계법인 등이 재정 및 운영 전반을 검토해 문제점을 식별하는 절차로, 이해충돌이나 부적절한 자금 유용 의혹을 밝혀낼 수 있다.
법적·시장적 함의와 전망
이번 사태는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의 관점이다. 벤앤제리스는 오랜 기간 사회적 책임과 진보적 입장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이사회 갈등과 내부 감사 문제는 브랜드 평판에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 행동에 민감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평판 훼손은 단기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지배구조 리스크 및 주주 관계 측면이다. 유니레버가 보유한 19.9% 지분은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비중이다. 매그넘이 이사진 구성과 준법 절차를 재정비하려는 시도는 단기적으로는 내부 갈등을 격화시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독립 이사 중심의 거버넌스 회복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셋째, 소송 비용과 경영 불확실성이다. 뉴욕 연방지방법원에서의 장기 소송은 법률비용과 경영 집중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브랜드 확장 및 마케팅 투자에 제약을 줄 수 있다. 투자자(주주) 입장에서는 거버넌스 불확실성이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소비재 업체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과 실제 경영 간 괴리를 시험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사회적 사명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는 이해관계자(주주·소비자·지역사회)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투명한 감사와 독립적 거버넌스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
향후 주목할 만한 지점
향후 주목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매그넘의 감사 보고서 공개 여부와 그 내용, 뉴욕 연방지방법원에서의 소송 진행 상황, 새로 구성될 이사회 명단 및 독립성 수준, 그리고 벤앤제리스 재단의 향후 보조금 정책 변화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또한 소비자 반응과 판매지표, 유니레버 측의 추가 행보(지분 정책 또는 경영 개입 여부) 역시 중장기적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변수다.
이 사건은 단순한 내부 분쟁을 넘어 브랜드의 사회적 정체성과 기업 지배구조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실무적 난제를 보여준다. 향후 조사 결과와 법원 판단, 그리고 이사회 재편 결과가 브랜드의 향방과 관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