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창업주 추락사: 아들 연루 의혹 속 가족 “무죄 확신”

마드리드 발(Reuters) – 패션 브랜드 망고(Mango)의 창업자 이삭 안딕(Isak Andic)이 10개월 전 바르셀로나 인근 절벽에서 추락사한 사건과 관련해, 안딕 일가가 장남 조너선 안딕(Jonathan Andic)무혐의를 확신한다는 공식 입장을 다시 밝혔다.

2025년 10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가족은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그랬듯 유관 당국의 조사에 전면 협조할 것이며, 조사가 조속히 마무리돼 조너선 안딕의 결백이 입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가족 측은 “현 단계에서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며 추가 설명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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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유력 일간지 라 방과르디아(La Vanguardia)는 전날 보도에서 담당 판사가 지난 9월부터 조너선 안딕을 ‘부친 살해 가능성’(homicide) 피의자로 정식 수사하고 있으며, 증인 진술의 모순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10개월에 걸친 수사에서도 조너선 안딕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라 방과르디아는 덧붙였다.

이삭 안딕은 바르셀로나 북서쪽 몬세라트(Montserrat) 동굴 지대에서 가족과 하이킹 중 100m(328피트) 이상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사건 기록은 현재 ‘비공개(sealed)’ 상태이며, 관할 법원 언론 담당관은 “판사가 어떠한 세부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탄불 태생인 안딕은 1960년대 카탈루냐로 이주해 1984년 망고를 설립했다. 그는 ‘자라(Zara)’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의 대표적 경쟁자로 꼽혔으며, 사망 당시 포브스(Forbes) 추산 재산은 45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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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사후, 조너선 안딕은 비상장사 망고 이사회 부회장과 지주사 MNG 회장직을 맡았고, 두 여동생 주디스(Judith)와 사라(Sarah)가 나란히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토니 루이스(Toni Ruiz) 최고경영자(CEO)는 창업주 사망 후 이사회 의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배경 설명: 망고와 글로벌 패션 경쟁 구도

1980년대 등장한 망고는 ‘패스트패션’ 모델을 내세워 전 세계 110개국에 진출했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 본사를 둔 자라와는 유사한 공급망 전략을 취한다. 두 브랜드는 디자인·생산·유통을 신속히 통합해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매장에 채워 넣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전문가 시각

국내 패션 M&A 자문사 관계자는 “지배주주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비상장사라도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가 단기간에 훼손될 수 있다”면서도, “망고의 경우 글로벌 유통망과 제품군 다변화를 통한 견조한 현금흐름이 방어벽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스페인 사법 절차상 고의·과실 여부 규명이 끝나기 전까지 피의자 신분이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정보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 패스트패션(fast fashion): 최신 디자인을 짧은 주기로 생산·출하해 소비자에게 빠르게 공급하는 의류 유통 모델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