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미국의 말레이시아산 제품 관세율, 1일(금) 발표”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31일(목)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미국이 말레이시아산 수출품에 적용할 관세율8월 1일(금)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워싱턴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최대 25%의 관세가 부과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

양국은 지난 몇 주간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 왔지만, 말레이시아 탕쿠 즈라프룰 압둘 아지즈 국제무역산업부 장관은 “비관세 장벽(nontariff barriers)”을 포함한 몇 가지 쟁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와르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2026~2030년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발표하며 “

자유무역 정신과 원칙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고 전했다. 이어 “내가 충분한 설명을 제공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고 내일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 설명*
비관세 장벽은 관세 외에 무역을 제약하는 기술적·행정적 규제를 의미한다. 예컨대 위생 기준, 환경 인증, 투자 제한 등이 이에 해당하며, 관세보다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와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 목표 및 재정 운용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6~2030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5%~5.5%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재정적자 비율을 GDP 대비 3% 미만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수출은 연평균 5.8% 성장,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2%~3%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말레이시아는 총 6,110억 링깃(약 1,437억 6,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4,300억 링깃은 정부 재원, 나머지는 정부 투자기관과 민간 부문이 분담할 예정이다.

“고소득국 지위” 전환 의지

안와르는 “향후 5년은 말레이시아가 단순히 고소득국으로 도약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결정적 시기”라며 재정·통화·산업 정책의 조화를 강조했다.

중앙은행의 신중 모드

말레이시아 중앙은행(뱅크 느가라)은 29일(월)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과 무역정책 변화에 따라 2025년 성장률 전망을 종전 4.5%~5.5%에서 4%~4.8%로 하향했다. 또한 이달 초 5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의 충격을 선제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환율 정보
현재 1달러 = 4.25 링깃 수준이다. 이는 2024년 평균치(약 4.6 링깃)보다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 시각

무역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협상이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동남아 생산네트워크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자·반도체 부문이 25% 관세를 피할 경우, 베트남·태국과의 경쟁 구도에서 말레이시아가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압박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과 유사한 패턴으로, 기업들은 공급망 재배치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1) 8월 1일 발표될 최종 관세율
2) 말레이시아 정부의 비관세 장벽 개선 방안
3)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조정 가능성
4) 10월 ASEAN 정상회의에서의 미·말레이 관계 지표
5) 2026~2030년 수출 다변화 전략의 구체적 실행 로드맵

관세 발표 결과에 따라 말레이시아의 주력 업종인 전자·석유화학·팜오일 수출 흐름이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은 환율과 주식·채권 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