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증시, 전일 상승폭 반납 우려…미국 고관세·부진한 고용지표 충격

쿠알라룸푸르 종합지수(KLCI)가 3거래일 연속 하락 후 반등했으나, 1,535포인트선 아래에서 다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3거래일 동안 15포인트(약 1%) 넘게 밀렸던 흐름을 되돌리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위험 회피 분위기가 거세지면서 8월 5일(월) 장 초반 조정이 예상된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발표한 신규 관세 정책과 예상치를 크게 밑돈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탓에 세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럽·미국 증시가 급락한 후 아시아 시장 역시 같은 흐름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말레이시아 증시는 금융·건설주 강세에 힘입어 지난 8월 2일(금) 급등 마감했다. 그러나 산업재와 통신주는 혼조였고, 플랜테이션(농장) 관련주는 부진했다. 이러한 섹터 간 엇갈린 흐름은 외부 변수에 더욱 민감한 말레이시아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드러낸다.

KLCI는 금요일 하루 동안 20.10포인트(1.33%) 급등해 1,533.35에 마감했으며, 장중 저점은 1,519.17, 고점은 1,534.48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7월 말부터 이어진 낙폭을 일부 만회한 것이지만, 심리적 저항선인 1,535포인트를 넘어서지 못한 채 마감해 불안감을 남겼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 가운데 AMMB 홀딩스가 2.77% 급등했고, CIMB 그룹은 3.66%, 가무다(Gamuda)는 4.25% 뛰어올랐다. 반면 셸콤디지(Celcomdigi)는 0.78% 하락했고, 페트로나스 케미컬(Petronas Chemicals)도 2.06% 떨어졌다. 이 밖에 테나가 내셔널이 2.15% 상승, 퍼블릭뱅크가 1.90% 상승했으며, 99 스피드마트 리테일·시메다비·텔레콤 말레이시아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월가 급락, 아시아 투자심리 직격탄

미국 뉴욕증시는 8월 2일 개장과 동시에 ‘패닉셀’ 양상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542.42포인트(1.23%) 급락하며 43,588.58에 종료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72.27포인트(2.24%) 떨어져 20,650.13에 마감했다. S&P500지수 역시 101.38포인트(1.60%) 내린 6,238.01로 장을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2.9%, S&P500은 2.4%, 나스닥은 2.2% 각각 하락했다. 이는 연간 최고치 경신 흐름이 한풀 꺾였음을 시사한다. 특히 반도체·빅테크 주도 주가 상승이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 우려로 흔들리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새 관세율은 10%에서 최대 41%까지 다양하며, 우회수입(Transshipped goods)을 통해 관세를 회피한 상품에 대해선 40%의 징벌적 세율을 적용한다.” — 미국 백악관 발표

이 대목에서 ‘우회수입(transshipment)’은 제3국을 경유해 최종 목적지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원산지 표시를 속여 관세 부과를 피하려는 관행을 의미한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생산·수출국에 불확실성이 커진 이유다.

여기에 7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 증가폭이 시장 전망치를 대폭 밑돌면서 경기 둔화 공포가 재부상했다. 고용 감소는 소비 축소→기업 실적 악화→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심리를 한층 위축시켰다.

유가 하락까지 겹친 ‘삼중 악재’

관세 충격과 고용 쇼크에 더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은 배럴당 67.34달러로 2.77%(1.92달러) 급락했다.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발목을 잡은 결과다. 에너지 수출 비중이 큰 말레이시아 역시 직·간접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 시각: 단기 변동성 vs. 중기 매수 기회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발 관세·고용 충격이 단기 쇼크로 그칠 가능성”과 “글로벌 경기둔화 장기화 우려” 사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필자는 1,500포인트 초중반 지지력 유지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형 은행·건설주는 정부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유효해 중기적 매수 기회로 평가되지만, 에너지·플랜테이션주는 국제 원자재 가격 의존도가 높아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

초보 투자자를 위한 용어 설명

  • KLCI : 쿠알라룸푸르 증권거래소 상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 대표 주가지수.
  • 관세(Tariff) :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 및 무역 정책 도구로 활용된다.
  •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월간 고용 통계로, 제조·서비스 등 농업 이외 산업의 고용 변화를 보여준다.
  • 우회수입(Transshipment) : 제3국을 경유해 최종 목적지로 상품을 배송하며 원산지를 숨기는 관행.

결론적으로 말레이시아 증시는 대외 변수의 직격탄을 맞으며 8월 첫 주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인 국면에 진입했다. 투자자들은 1,520~1,535포인트 박스권에서의 지지·저항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며, 관세·고용·유가 등 글로벌 매크로 지표에 대한 민감도를 한층 높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