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제가 2025년에 3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중앙은행과 정부 자료가 13일 밝혔다. 강한 국내 수요, 수출 및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으며, 이러한 모멘텀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중앙은행은 평가했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2025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5.2%로 집계돼 전년의 5.1%에서 소폭 상승했다. 이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식 전망치인 연간 4.0%~4.8% 범위를 웃돌며, 동남아시아 경제가 2022년 기록한 9%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분기별로 보면 2025년 10~12월(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해 12분기(3년) 만의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으며, 이는 시장의 기대를 상회했다. 2025년 3분기 성장률은 기존 발표치 5.2%에서 5.4%로 상향 수정됐다.
사전에 정부가 발표한 예비치와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는 10~12월 분기 성장률이 전년 대비 5.7%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계절 조정 기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2025년 10~12월 기간에 0.8% 상승해 직전 3개월(7~9월)의 2.7%보다 둔화됐다.
성장 지속 요인
중앙은행은 가계 지출이 고용과 임금 상승, 정부 정책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투자 활동과 수출 역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성장 모멘텀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탄탄한 내수와 수출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ank Negara Malaysia) 총재 압둘 라시드 가푸르(Abdul Rasheed Ghaffour)는 성명에서 밝혔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0%~4.5% 범위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부 품목에 대해 19%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2026년 첫 통화정책 점검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동결 결정의 배경으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 완만한 물가상승률, 연간 전망의 긍정적 흐름이 언급됐다. 중앙은행은 2025년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는데, 이는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고관세 부과 조치가 잇따르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무역 관련 불확실성은 완화된 상태이며, 말레이시아에 대한 관세율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대체로 유사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시장 전망과 정책 스탠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2026년 말레이시아 경제성장률은 4.5%로 전망돼 정부의 상단 범위에 위치해 있다. 중앙은행도 2026년 내내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다음 통화정책의 방향이 인하가 아닌 인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이달 초 재무장관(두 번째)이 최근의 긍정적 신호들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가와 통화(링깃) 동향
중앙은행이 밝힌 바에 따르면 2025년 연평균 소비자물가(헤드라인)는 1.4%, 근원물가(식료품·연료 등 변동요인 제외)는 2.0%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도 완만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은 링깃(말레이시아 화폐)이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은 계속되겠지만, 탄탄한 국내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시장 유동성 증대를 위한 정책 노력이 통화에 대한 지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링깃은 2024년 초 이후 약 17% 상승해 같은 기간 아시아 통화 가운데 최상위 성과를 냈으며, 미 달러화 대비 8년 만의 강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적 해석 및 시사점
이번 성장률 업데이트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연간 5.2%의 성장률은 내수와 수출이 동반 성장한 결과로, 경기 회복의 폭과 질이 일정 수준 개선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4분기 6.3%의 강한 성장세는 글로벌 수요 회복과 함께 반도체·전자·원자재 관련 수출의 견조함, 그리고 내수의 재가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낮은 물가상승률(헤드라인 1.4%, 근원 2.0%)과 비교적 완만한 통화정책(stay at 2.75%)은 중앙은행에게 정책 여지를 제공한다. 물가가 억제된 상태에서는 추가 인하 여지도 존재하나, 무역과 자본 흐름의 불확실성, 그리고 최근의 통화 강세를 고려할 때 통화정책은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링깃의 강세(연초 이후 약 17%)는 수입물가 안정과 외화 부채 부담 경감에 도움을 주는 반면, 수출 업종에는 경쟁력 악화라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 관세(최대 19% 부과 대상)와 같은 외부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 강세는 일부 수출 품목의 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넷째, 투자(설비투자 포함)와 가계소비의 지속은 고용 및 임금 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세부 지표에서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채용과 임금 개선 신호가 뒷받침될 경우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다만 글로벌 수요 둔화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시 성장 경로는 하방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정책 측면에서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물가 안정과 성장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높은 성장률과 낮은 물가 환경은 통화완화의 추가 여지를 주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와 외부 관세·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금융·재정정책의 신중한 운용을 요구한다.
시장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 보면, 2026년에도 경제성장이 견조할 경우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 특히 내수 소비주와 수출 관련 제조업, 그리고 금융주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링깃의 추가 강세는 수출주 수익성에 제약을 줄 수 있으므로 포트폴리오 구성 시 환율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종합하면, 말레이시아의 2025년 경제성장률 5.2%는 단기적 경기 회복을 확인시켜주는 지표이자, 2026년 정책 운용과 시장 기대의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 미국 관세 관련 추가 변화, 글로벌 수요 흐름 등이 향후 성장 및 물가 경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참고: 본문에 인용된 수치와 인용문은 2026년 2월 13일 로이터통신 보도 및 말레이시아 중앙은행과 정부의 공식 발표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