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틴 즈웨이그(Martin Zweig) 모델과 밸리디아(Validea)의 기술주 선별 결과
미국 주식 분석 플랫폼 밸리디아가 마틴 즈웨이그 성장 투자 전략을 적용해 선정한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업종 상위 종목을 공개했다. 해당 전략은 매출·이익 성장 가속, 합리적 밸류에이션, 낮은 부채비율을 동시에 충족하는 종목을 선별한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85%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뒤이어 대만 반도체(TSM), 페어 아이작(FICO), 램리서치(LRCX), 아리스타 네트웍스(ANET)가 각각 77%를 기록했다. 80% 이상이면 모델의 ‘관심 대상’, 90% 이상이면 ‘강력 관심’으로 분류된다.
아래에서는 각 기업의 사업 개요, 점수 세부 항목, 그리고 필자가 바라본 투자 시사점을 차례로 정리한다.
1) 마이크로소프트(MSFT) — 점수 85%
시가총액 측면에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산성·비즈니스 프로세스,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모어 퍼스널 컴퓨팅 등 세 가지 부문을 운영한다. 특히 Azure(아져) 클라우드 서비스가 고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밸리디아 기준 P/E 비율·매출 성장률·분기당 이익 변화·장기 EPS 성장·부채비율·내부자 거래 등 대부분 항목에서 ‘PASS’를 획득했다. 다만 ‘매출 증가 속도가 EPS 성장보다 빠른지’를 묻는 항목은 ‘FAIL’로 나타났다.
필자 의견 : 매출 대비 EPS 성장 불일치는 일시적 투자 확대나 환율 영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AI 서비스 확장이 본격화되면 마진 개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2) 대만 반도체(TSM) — 점수 77%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5nm 공정을 양산 중이며 3nm·2nm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 제품 전반에 쓰이는 집적회로 제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P/E 비율, 분기·연간 EPS 성장, 장기 EPS 추세, 부채 구조, 내부자 거래 등에서 ‘PASS’를 받았으나, ‘매출 성장률’ 항목이 ‘FAIL’로 집계됐다. 또한 ‘이익 지속성(Earnings Persistence)’ 부문도 미흡하다고 평가됐다.
필자 의견 : 글로벌 수요 둔화로 매출 변동성이 높지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과 기술 리더십을 감안하면 장기 구조적 성장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3) 페어 아이작(FICO) — 점수 77%
신용평가 점수 ‘FICO Score’로 잘 알려진 페어 아이작은 예측 분석(Predictive Analytics)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Scores’ 사업부와 ‘Software’ 사업부로 나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솔루션을 제공한다.
‘매출 대비 EPS 성장’, ‘P/E 비율’, ‘부채비율’ 항목에서 잇따라 ‘FAIL’을 받았지만, 분기별·장기 EPS 성장성과 내부자 매수 흐름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필자 의견 : 구독형 비즈니스 전환이 완료되면 매출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밸류에이션(주가수익비율)이 아직 높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4) 램리서치(LRCX) — 점수 77%
램리서치는 반도체 장비업체로, ALTUS·VECTOR·Kiyo 등 웨이퍼 식각·증착 장비를 생산한다. 고객사는 메모리·파운드리·IDM(종합 반도체) 기업 전반에 걸친다.
P/E 비율·매출 성장률·분기 EPS 개선·부채비율 등에서 고루 ‘PASS’를 받았으며, ‘이익 지속성’은 ‘FAIL’이었다. 이는 반도체 투자가 경기순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필자 의견 : 메모리 사이클 저점 통과 여부가 핵심 변수다. 장비 교체 수요와 첨단 공정 미세화가 동반될 경우, 중장기 성장 탄력이 예상된다.
5) 아리스타 네트웍스(ANET) — 점수 77%
아리스타 네트웍스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스위치와 AI 네트워킹 솔루션을 공급한다. 핵심 플랫폼인 EOS(Extensible Operating System)와 CloudVision 소프트웨어를 구독형으로 제공하며, 고객사의 네트워크 자동화·보안을 지원한다.
P/E 비율 및 매출 대비 EPS 성장 항목에서 ‘FAIL’로 평가됐지만, 영업이익률·부채비율·EPS 성장률 측면에서는 우수했다.
필자 의견 : AI 워크로드 확산으로 초고속 스위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주가가 이미 해당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는지 여부가 단기 관전 포인트다.
■ ‘마틴 즈웨이그 모델’이란?
마틴 즈웨이그(1942~2013)는 성장률 가속도(acceleration)에 착안한 투자 전략으로 유명하다. 그의 뉴스레터는 15년간 연평균 15.9% 수익률을 기록해 Hulbert Financial Digest가 평가한 위험 조정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주요 체크리스트는 ① PER 수준, ② 매출·EPS 분기별 성장, ③ 장기 EPS 트렌드, ④ 부채비율, ⑤ 내부자 매매 등이다. 각 항목별 가중치는 동일하지 않으며, 80% 이상이면 관심군, 90% 이상이면 강력 관심군으로 구분한다.
■ 투자자가 알아두면 좋은 용어 정리
P/E Ratio(주가수익비율) :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 낮을수록 상대적 저평가를 의미하지만, 성장주에서는 ‘적정 PER’ 범위가 넓다.
EPS(Earnings Per Share) : 기업의 순이익을 유통주식수로 나눈 값. 한 주당 이익 규모를 가늠하는 기본 지표다.
총부채/자기자본비율(Debt to Equity) :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100% 이하가 보수적 투자자에게 선호된다.
내부자 거래(Insider Transactions) : 경영진·임원이 자사 주식을 매수·매도한 내역. 내부자 순매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 필자의 종합 분석
이번 리스트는 대형 성장주 중심으로 꾸려졌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생산성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파운드리, 반도체 장비, AI 네트워킹 등 차세대 IT 인프라 핵심 분야가 고르게 포함됐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중 기술 분쟁, 메모리 가격 변동, 고평가 논란 등이 지적된다. 그러나 클라우드·AI 수요 장기 성장을 고려할 때, 해당 기업들은 여전히 구조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는 ① 밸류에이션 재확인, ② 환율·금리 환경 점검, ③ 현금흐름 대비 부채 구조를 병행 분석하며 접근하는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