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텔, 2분기 매출 예상치 하회…북미 바비 수요 부진·소매 재고 축소 영향

(로이터)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NASDAQ:MAT)은 2025년 2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북미 지역에서 바비(Barbie) 인형 판매가 약세를 보인 데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형 소매업체들이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용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마텔은 5월에 중단했던 연간 가이던스를 전격 재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의 변동성이 큰 무역 정책으로 촉발된 공급망 혼선과 소비 심리 둔화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텔은 ‘핫휠(Hot Wheels)’, ‘피셔프라이스(Fisher-Price)’, ‘우노(Uno)’ 등 핵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2025년) 연간 순매출이 1%에서 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월에 제시했던 2%~3% 증가 전망치보다 하단이 낮아진 수치다. 조정 주당이익(EPS)은 1.54~1.66달러로 예측했는데, 기존 1.66~1.72달러 범위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경쟁사 하스브로는 상향 조정

같은 날 경쟁사 하스브로(Hasbro)(NASDAQ:HAS)는 디지털 게임 부문의 성장과 비용 절감을 근거로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했다. 이에 비해 마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6% 하락했다.

마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폴 루(Paul Ruh)는 “소매업체들의 발주 시점이 늦춰진 탓에 미국 비즈니스가 영향을 받았다”며 “월마트(Walmart)·타깃(Target)·아마존(Amazon) 같은 유통 대기업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재고 확충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 실적 지표

세계 시장 기준 인형 부문 총 청구액(gross billings)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총 청구액은 리베이트·할인 등을 차감하기 전, 제품 출고 금액을 의미한다.*

유아·유치 아동용 완구(피셔프라이스·베이비기어·파워휠즈 등) 카테고리는 25% 급감했다. 회사 전체 순매출은 6% 감소한 10억 2,000만 달러로,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0억 5,000만 달러, –2.7%)를 크게 밑돌았다.

북미 매출은 16% 급감했는데, 이는 바비 신제품 출시가 예년보다 적었던 데다 소매업체들의 재고 의사결정이 지연된 영향이 겹친 결과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0.19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0.15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비용 구조 개선과 일부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 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용어 설명 및 배경

• Gross Billings(총 청구액)은 제품 출고 시점 기준으로 계산된 매출 총액으로, 리베이트·마케팅 지원금·기타 유통 할인 등을 공제하기 전 수치다. 실제 매출(Net Sales)보다 선행 지표로 간주돼 유통 채널 내 초도 물량 동향을 포착하기에 유용하다.

• Adjusted EPS(조정 주당이익)은 회계적 일회성 비용(구조조정, 손상차손 등)을 제외한 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기업의 본질적 이익 창출력을 가늠하기 위한 대표적 보조지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글로벌 완구 업계는 미·중 관세 공방, 원자재 비용 변동, 디지털 콘텐츠로의 소비 전환 등 복합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엔터테인먼트 IP(지적재산) 기반 상품이 매출을 좌우하는 구조에서, 영화·스트리밍 흥행 성적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마텔이 제시한 보수적 가이던스는 “리스크 관리 우선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바비는 2023년 영화 개봉 이후 슈퍼사이클을 경험했으나, 2년이 경과하며 신선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마텔은 2026년으로 예정된 차세대 애니메이션 라인업 및 디지털 게임 협업을 통해 IP 수명 주기를 연장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완구 시장의 성수기인 연말 홀리데이 시즌 발주 동향이 향후 실적 반등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소매업체들이 8~9월 중 관세 상황을 재점검한 뒤 대량 발주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분기 매출 가이던스 수정 여부가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 리베이트·할인 정책에 따라 총 청구액과 실제 인식 매출 사이에는 1~2분기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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