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발】 연쇄 창업가이자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로 유명한 마크 큐번(Mark Cuban)이 ‘전통적 의미의 은퇴’는 자신과 무관한 개념이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CNBC Make It과의 인터뷰에서 “내 사전엔 은퇴란 없다. 쓰러질 때까지 일할 것”이라고 말하며, 만 6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사업과 스포츠 구단 운영, 투자 심사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8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큐번은 25세 무렵 ‘35세 은퇴’를 목표로 삼았으나, 막상 경제적 자유(Financial Independence)를 거의 달성하고도 정작 은퇴를 실행하지 않았다. 그는 1990년 첫 회사인 마이크로솔루션즈(MicroSolutions)를 매각한 뒤 세계 일주와 평생 항공 패스를 활용해 4년간 휴식을 취했으나, “지루함을 견디지 못했다”고 회상한다.
FROM FIRE TO LIFELONG HUSTLE
오늘날 ‘FIRE 운동’(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은 공격적인 저축과 투자로 조기 은퇴를 꿈꾸는 흐름을 말한다. 그러나 큐번에게 FIRE는 1단계일 뿐이었다. “사업은 스포츠와 같아서 즐거움이지 노동이 아니다”라는 그의 설명처럼, 기업가 정신이 곧 ‘평생 경기’가 됐다.
DRIVEN BY COMPETITION, NOT CASH
큐번은 경쟁을 최고의 원동력으로 꼽는다. 그는 GQ와의 대담에서 “나는 돈 관점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시간의 통제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매버릭스 경기 전략, 의약품 유통 스타트업 ‘코스트 플러스 드럭스(Cost Plus Drugs)’ 성장 계획, 그리고 ABC ‘샤크탱크(Shark Tank)’ 투자 심사까지 스스로 일정을 편성하며 타인에게 얽매이지 않는 방식을 고수한다.
THE RESHAPING OF ‘RETIREMENT’
큐번은 은퇴를 ‘자유와 선택’으로 재정의한다. 즉, 시간을 언제·어디에 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하루 24시간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은퇴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단, 그 선택지가 여전히 고강도 비즈니스라는 점이 일반적인 은퇴자와 다르다.
ENERGY, IDENTITY AND MENTAL SHARPNESS
최근 학계 연구는 고령층이 사회·지적 활동을 지속할 때 인지 기능이 유지되거나 저하가 늦춰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Harvard Health Publishing)은 “만족스러운 업무가 활력을 높이고 뇌를 단련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등이 쌓여도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기억력 손실 저항성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큐번의 사례는 이를 생생하게 입증하는 실전 모델로 평가된다.
용어 해설 — FIRE 운동
FIRE는 1990년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재무 전략으로, 연 저축률 50% 이상, 인덱스펀드 투자 등을 통해 일반 직장인이 40세 이전에 은퇴를 목표로 삼는 흐름이다. 다만 ‘Retire’라는 단어에도 불구하고, 많은 FIRE 실천자들은 큐번처럼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속하며 선택적 노동을 이어간다.
RETIREMENT ISN’T THE ONLY GOAL
큐번은 “의무와 기대에서 벗어나 이미 은퇴했다”면서도, 동시에 “앞으로도 경쟁의 전장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일반인도 그와 같은 사고방식을 통해, 완전한 퇴직 대신 유연 근로나 파트타임 창업 등으로 삶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나는 앞으로도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 그것이 곧 나의 휴식이며 즐거움이다.” — 마크 큐번
전문가 시각
업계에서는 큐번 사례가 ‘활동적 노후 설계’ 트렌드를 촉진할 것으로 본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평균 수명 80세 이상 시대를 맞이해, 근로 기간을 ‘직선형(입사→은퇴)’이 아닌 ‘다단계 출·퇴입’ 모델로 재구성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 자문사들은 조기은퇴 상품 대신, 파트타임 소득·건강관리·평생 교육을 결합한 통합 패키지를 잇달아 출시 중이다.
이처럼 ‘은퇴 후 인생 2막’이 아닌 ‘은퇴 없는 인생’을 택한 마크 큐번의 행보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현대적 삶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