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그린란드 순간’ 계기로 EU 개혁 촉구…미국과의 재충돌 경고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유럽연합(EU)이 최근의 ‘그린란드 순간(Greenland moment)’을 각성의 계기로 삼아 장기간 미뤄진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블록의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6년 2월 1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장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을 영구적 변화로 오해해서는 안 되며 그린란드, 무역, 기술을 둘러싼 분쟁이 표면적으로 잦아들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명백한 공격 행위가 있을 때 우리는 머리를 숙이거나 타협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나는 몇 달 동안 그 전략을 써봤다고 생각한다. 효과가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르몽드(Le Monde)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등 여러 유럽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반유럽적(openly anti‑European)이며 EU의 분열(‘dismemberment’)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향후 몇 개월 내 — 확실하다 — 디지털 규제를 이유로 우리를 공격할 것이다.” 마크롱은 특히 EU가 기술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채택한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s Act)을 사용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배경 설명 — ‘그린란드 순간’과 주요 용어의 의미

‘그린란드 순간’은 국가 간 전략적 충돌이나 외교적 긴장이 표면화되는 사건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최근의 문맥에서는 미국과 유럽 간 신뢰와 협력 관계에 금이 가는 계기를 의미한다. 이 표현은 이번 보도에서 유럽이 안보·무역·기술 분야에서 더 강한 자주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과 결부되어 사용되었다.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s Act, DSA)는 유럽연합이 플랫폼 기업과 온라인 서비스의 책임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한 규제다. 이 법은 대형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 불법 정보 차단, 알고리듬 투명성 요구 등을 포함하며, 역내 기업과 글로벌 기술기업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유로본드(Eurobonds)는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공동 차입을 통해 대규모 투자 자금을 조달하고 개별 국가의 차입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공동 차입을 통해 광범위한 투자를 실행하면 미국 달러의 헤게모니(hegemony)에 도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U 차원의 정책 제안과 향후 일정

마크롱은 유로본드 등 공동 차입을 통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단일 목적으로 결집된 경제·기술 규제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들이 EU를 더 큰 스케일의 투자자로 만들고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 정상들은 목요일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경제를 강화하고 미국 및 중국에 맞서 글로벌 무대에서 더 강하게 설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의 정확한 일정은 각국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


시장 및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

마크롱의 발언은 정치·외교 차원을 넘어 금융시장과 산업 정책에도 파급효과를 줄 가능성이 있다. 첫째, 디지털 규제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 기술기업의 국제거래와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할 수 있다. 이는 EU 내 대형 플랫폼 뿐 아니라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어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위협은 유럽 내 제조·수출업체의 비용 구조를 악화시키고 무역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관세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관련 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저하되어 단기적으로 유로존 경기 지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셋째, 마크롱이 제안한 공동 차입의 실현은 유럽 채권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유로본드 발행이 실제로 이루어지면 회원국들의 차입비용은 국가별 위험프리미엄에 대한 재평가로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유로화 기반의 자본흐름을 촉진해 달러 의존도를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긴장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을 선호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달러의 강세와 국채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의 공동정책 강화와 공동 차입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회복한다면 채권시장에서는 유로화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


시사점과 향후 관전 포인트

마크롱의 발언은 EU 내부에서의 정책 논의와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이라는 두 축에서 중요한 신호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공동 차입과 관련된 구체적 논의가 어느 수준까지 진전되는지, 둘째, EU의 디지털 규제(Digital Services Act 등)에 대한 미국의 구체적 대응 조치(관세·제재 등)가 실제로 나오는지, 셋째, 이러한 외교·정책적 갈등이 금융시장과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이다.

유럽 경제의 구조적 개혁과 공동 능력 강화는 단기간의 정치적 비용을 수반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자본 조달의 안정성 강화, 산업 경쟁력 제고, 그리고 글로벌 전략적 독립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반면, 공개적 갈등의 증가는 무역 불확실성, 투자 지연, 기술 규제의 상호 보복 가능성 등을 통해 단기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결론적으로, 마크롱의 경고는 EU가 외교적 긴장을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제도적·재정적 수단을 통해 장기적 경쟁력과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향후 수개월간 EU의 정책결정과 미국의 대응 움직임이 경제·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