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AI 칩 수혜 기대에 마벨 테크놀로지 주가 10% 급등

마벨 테크놀로지(NASDAQ:MRVL) 주가가 30일 미국 증시에서 전일 대비 약 10% 치솟았다. 대만계 증권사 후본리서치(Fubon Research)가 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전용 반도체 프로젝트에 따라 마벨이 막대한 매출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 영향이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설계 중인 ‘Maia300’ 칩 사양을 종전 3nm+HBM3E에서 2nm+HBM4로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해당 칩의 설계·개발 파트너인 마벨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다만 공정 변경에 따라 본격 양산 시점은 당초 2026년 1분기에서 같은 해 4분기로 약 9개월가량 뒤로 밀렸다.

후본리서치는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부 칩 설계 역량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차세대 AI 가속기 세대에서는 자체 솔루션(Maia200)보다 마벨과 공동 개발한 Maia300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마벨은 2026년 4분기 Maia300 칩 30만~40만 개를 시작으로 양산에 돌입하며, 2027년에는 120만~150만 개 규모로 생산량이 확대될 전망이다. 칩당 평균판매가격(ASP)은 약 8,000달러로 추정돼, 2026년 예상 매출 24억 달러, 2027년에는 100억~1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aia300 프로젝트에서 55~60% 수준의 턴키(완제품) 마진을 보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트레이니엄2(Trainium 2)’ 프로젝트보다 가격 책정이 훨씬 관대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생산 일정이 늦춰진 것을 보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대 모델인 Maia200의 2026년 주문량을 종전 4만~6만 개에서 15만~20만 개로 늘렸다. 이 역시 단가가 높진 않지만, 안정적인 수주 물량으로 마벨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것으로 후본리서치는 설명했다.

용어 풀이 및 기술적 배경
nm(나노미터) 공정은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며, 숫자가 작을수록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성능·전력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고대역폭 메모리로, AI 및 고성능컴퓨팅(HPC) 칩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HBM4는 HBM3E 대비 대역폭과 용량이 크게 향상됐다.
ASP(평균판매가격)은 제조사가 해당 제품을 시장에 판매할 때 받는 평균 단가를 뜻한다.


기자 해설·전망
마벨은 그간 데이터센터용 스위치·광학 통신 칩 공급으로 꾸준히 입지를 다져 왔으나, 메인스트림 AI 가속기 칩 설계·생산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엔비디아 이후 ‘차세대 AI 반도체 파트너’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2nm 공정은 아직 TSMC, 삼성 등 극소수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서만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인 첨단 기술이어서, 초기 양산 물량을 선점한 마벨의 가치는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다만 생산 시점이 2026년 후반기로 지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투자자 기대와 실제 실적 사이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2nm 공정 수율, HBM4 공급 안정성,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종 수요 변동 등이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서버용 칩 평균판매가격이 기존 CPU·GPU 대비 4~5배 이상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 프로젝트는 마벨 실적 및 주가 밸류에이션에 구조적 레벨업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도 내부 설계 역량 강화라는 전략적 과제를 안고 있지만, 외부 파트너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 구축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후본리서치가 AWS와의 가격 비교를 언급한 것도, 클라우드 ‘빅3’ 간 AI 가속기 독자 설계·조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Maia300 프로젝트는 2026~2027년 마벨 전체 매출의 25~30%를 단숨에 차지할 가능성이 있으며, 해당 기간 동안 주가 변동성은 높아지겠지만 우상향 추세를 지지할 잠재력도 그만큼 커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