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발(Reuters)—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위스콘신주에 두 번째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총 투자액을 7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로 끌어올리겠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발표한 3억3,000만 달러 규모의 첫 번째 마운트플레전트(Mount Pleasant) 캠퍼스에 이어 동일 부지 내에 추가 설비를 짓는다. 이에 따라 해당 부지는 완공 시점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AI 학습·추론용 슈퍼컴퓨터를 동시에 수용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첫 번째 데이터센터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공사 중이며, 정점 인력 500명을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데이터센터까지 완공되면 상시 고용 인원이 약 800명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두 시설이 들어서는 레이신카운티(Racine County)는 밀워키와 시카고 사이에 자리한 교통 요충지다. 해당 부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폭스콘(Foxconn)이 100억 달러 규모 LCD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히며 정치·경제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폭스콘은 이후 계획을 대폭 축소했고, 자리를 이어받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AI 인프라로 공간을 재정의하고 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행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폭스콘의 철수를 언급하며, ‘데이터경제’ 시대를 열어갈 마이크로소프트의 결정을 강조한 바 있다. 대선 정국에서 양당 후보들이 모두 지역 일자리 창출과 기술 투자를 주제로 경쟁하는 배경 속에서, 위스콘신 남동부는 정치적 상징성까지 갖춘 산업 현장으로 부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 단지가 엔비디아(Nvidia)의 고성능 AI 가속기 수십만 개를 통합한 ‘차세대 AI 슈퍼컴퓨터’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방지를 위해 전기 인프라 비용을 선수금 형태로 지급하고, 위스콘신의 서늘한 기후를 활용한 첨단 공랭·수랭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연간 물 사용량을 ‘평균 레스토랑 수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이곳에서 차세대 AI가 훈련돼 의학·과학 등 핵심 분야의 혁신을 이끌 것이다. 위스콘신에서 학습된 모델이 인류의 미래를 규정할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질 것” —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용어·배경 설명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AI 가속기를 장착해 생성형 AI·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추론하는 특화 인프라다. 일반 클라우드 서버보다 단위 전력·냉각 수요가 높지만, 고성능 연산을 집중 처리해 신약 개발·기후 모델링 등 고난도 연구를 가속화한다.
슈퍼컴퓨터란 초고속 병렬 연산 시스템을 뜻하며, 전통적으로 국가 연구기관이 주도해 왔다. 최근에는 빅테크 기업이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추세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이번 투자 증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생성형 AI 플랫폼 ‘애저 오픈AI 서비스’와 자사 소프트웨어 전반에 AI 기능을 통합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GPU 공급망 제약이 여전함에도 발 빠르게 물량을 확보한 점은 경쟁사 대비 우위를 공고히 한다. 동시에 중서부 지역 경제 다각화와 재생 가능 전력 인프라 개선을 촉진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전력·수자원 소비, 전자폐기물 문제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성장은 필연적이나, 지속 가능한 성장 방식’이 기업·지역사회·규제 당국 모두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스콘신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여러 ‘클라우드 리전’을 균형 있게 확장하고 있다. 해당 투자가 완료되면 북미 내 AI 처리 용량이 크게 증대돼, 유럽·아시아로의 추가 확장에 필요한 로드맵도 한층 명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