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장기 협력 재정비 본격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사 오픈AI(OpenAI)의 차세대 모델에 대한 지속적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7월 29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새로운 계약 조항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 조항이 체결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인공지능 일반 지능(AGI)’을 달성하더라도 최신 모델과 기술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된다.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란 인간처럼 문제 해결·추론·학습을 포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AI 단계1를 의미한다. 현행 계약에는 오픈AI가 AGI를 선언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부 기술 이용 권리가 자동 소멸되는 ‘AGI 제한조항’이 포함돼 있어, 이를 둘러싼 이해충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보도에 따르면 협상단은 수 주 내로 합의 도출을 목표로 매주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면 오픈AI가 개발하는 GPT 시리즈를 비롯한 핵심 AI 모델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장기간 우선 도입권과 배타적 클라우드 활용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두 기업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이 추가 논평을 요청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모두 답변을 거부하거나 지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AI는 인간에게 유익한 AI 개발을 지향한다”는 설립 목적2을 저장하고 있지만, 투자 구조·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된다.
오픈AI는 ‘퍼블릭 베네핏 코퍼레이션(public-benefit corporation)’으로 최종 전환하기 위해서는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현재 양사는 ▲투자 조건 ▲장래 지분율 ▲이익 배분 구조 등을 포함한 ‘포괄적 수정안’을 두고 수개월째 줄다리기를 벌여 왔다.
앞서 지난달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양사가 AGI 제한조항 해석을 두고 ‘이견’을 노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제기한 소송이다. 머스크는 2015년 샘 올트먼(Sam Altman) 등과 함께 오픈AI를 공동 설립했으나, 이후 회사를 떠난 뒤 “오픈AI가 공공이익보다 기업 이윤 추구에 치중하고 있다”며 회사를 고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발표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이 회사는 7월 30일(현지시간) 6월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의 관심사는 오픈AI와의 협업 성과 및 AGI 협상 흐름이 실적 전망과 주가에 미칠 영향이다.
한편, 오픈AI는 급증하는 연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구글(Alphabet), 오라클(Oracle), GPU 전문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에도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분산 중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가 사실상 단독 파트너였던 기존 구조에 변화를 예고한다.
전문가 시각 – ‘AGI 제로섬’ 아닌 ‘협력형 생태계’ 관건
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가 ‘독점’ 대 ‘개방’이라는 상충 목표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AI 표준과 빅테크 간 힘의 균형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진단한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AGI 단계에서도 우선권을 확보한다면, ▲엔드 투 엔드 AI 서비스 강화 ▲클라우드-AI 통합 시너지 ▲계약 기반 진입장벽 강화 등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오픈AI는 특정 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다중 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연구개발 속도를 유지하려는 구상이다. 이는 향후 AI 모델 파편화 또는 업계 표준 난립을 초래할 수 있어, 규제 기관과 투자자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
AI 생태계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데이터 주권·저작권·윤리 규제 역시 주요 이슈로 부상한다. 이번 협상이 단순한 투자구조 재편을 넘어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의 촉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용어설명
•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 특정 작업뿐 아니라 인간처럼 다양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개념.
• 퍼블릭 베네핏 코퍼레이션(PBC) : 영리·비영리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미국 법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기업 형태.
• 다중 클라우드(Multi-Cloud) :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의 인프라를 복수로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