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엔터프라이즈 지배력에도 불구하고 AI 챗봇 코파일럿의 광범위한 도입엔 난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기업용 AI 챗봇코파일럿(Copilot)의 본격 확산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구매·도입 단계에서는 여전히 허들을 마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는 최근 실적 발표 콜에서 생산성·사이버보안·코딩 등 다양한 영역에서 1억5천만 명 이상이 코파일럿을 사용 중이라고 강조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gnite 컨퍼런스에서 확인된 IT 바이어들의 실제 반응은 보다 신중했다.

2025년 11월 2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컨설팅사 업퍼엣지(UpperEdge)의 애덤 맨스필드(Adam Mansfield)는 기업 고객 다수가 코파일럿 라이선스 확대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라이선스 300석을 0으로 줄이고 싶다는 고객들을 많이 안다. 심지어 ‘아예 원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고 말하며, 현재 가격·가치·데이터 준비도 등 여러 요인이 구매 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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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AI 모멘텀 관련 CNBC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는 Microsoft 365 코파일럿의 상용 버전을 월 30달러(인당)의 애드온(add-on)으로 판매해 왔다. 이 도구는 기업 시스템에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응답하고, 아웃룩·파워포인트 등 마이크로소프트 앱과 나란히 실행되며 메일 스레드 요약, 서식화된 프레젠테이션 생성, 통화 내용 핵심 포인트 캡처 등을 지원한다. 즉, 단순한 대화형 챗봇을 넘어 업무 맥락을 이해하는 에이전트적 기능을 지향한다.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투자 구도

AI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 클라우드 인프라를 축으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픈AI(OpenAI)에 대한 130억 달러 투자와 더불어, 오픈AI의 핵심 클라우드 파트너로서 생태계를 확장했다. 오픈AI는 10월에 2,500억 달러 규모의 ‘커밋먼트(Commitment)’를 발표했으며, 이는 생태계 전반의 대규모 워크로드를 뒷받침할 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분기 애저 매출 성장률이 40%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 클라우드의 성장률을 상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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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I 에이전트는 인프라와 결이 다르다. 고객 입장에서는 서버·가속기 용량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매일 쓰는 ‘새로운 툴’을 구입하는 셈이며, 그에 대한 투자수익률(ROI투자수익률)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가 인터뷰한 복수의 고객사 및 컨설턴트들은 가시적 성과가 불충분하면 전사 도입은 더디다”고 요약했다.

경쟁 심화도 뚜렷하다. 어도비(Adobe), 구글(Google), 세일즈포스(Salesforce), 워크데이(Workday) 등 주요 벤더가 기업·학교·정부를 대상으로 각종 에이전트를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Anthropic)은 인기 모델을 바탕으로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확장 중이다.

세쿼이아의 투자를 받은 클라우드 백업 스타트업 Eon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애저에서 구동한다. 그러나 오피르 에를리히(Ofir Ehrlich) CEO는 개발·운영 측면에서 애저의 매력이 커졌지만, AI 소프트웨어 표준화는 마이크로소프트 중심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코그니션(Cognition)커서(Cursor) 같은 스타트업의 AI 코딩 도구와 여러 AI 어시스턴트를 병행해 쓴다”

고 말했다. 에를리히는 과거 스타트업 클라우드인듀어를 아마존에 매각한 이력도 있다.

한편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구글은 이번 주 최신 모델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더 복잡한 질문에 대해 더 나은 답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 트러스티드테크(TrustedTech) 창립자 줄리안 하무드(Julian Hamood)

“직원 1만6천 명 규모의 대기업이 더 많은 제미나이를 활용하기 위해 회사의 메일을 다시 구글로 옮겼다”

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앤트로픽·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관련 CNBC 이미지


가격과 할인, 그리고 가치 논쟁

하무드는 코파일럿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정제(data cleaning) 프로젝트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부 고객에 월 30달러 정가의 50% 할인을 제시한 사례가 있었으나,

“요즘은 코파일럿 할인에서 점점 물러서는 분위기”

라고 전했다.

팀 크로퍼드(Tim Crawford) 전(前) IT 임원이자 CIO 어드바이저는 많은 고객이 코파일럿에서 월 30달러의 체감 가치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 1인당 월 30달러의 가치를 내가 받고 있는가? 짧은 대답은 아니다. 이것이 추가 도입을 막는 요인”

이라고 적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2월부터 ‘Microsoft 365 Copilot Business’ 티어를 인당 월 21달러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최대 300명의 최종 사용자를 보유한 조직이며, 이번 주 Ignite에서 공개됐다. 중소·중견기업(SMB)을 겨냥한 가격 재설계로 해석된다.


대형 고객 기반의 힘과 도입 확산 사례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방대한 사용자 기반에서 여전히 우위를 지닌다. 나델라는 최신 실적 콜에서

포춘 500대 기업의 90% 이상이 이미 Microsoft 365 코파일럿을 사용하고 있다”

고 밝히며, 해당 분기에 15,000석 이상을 구매한 기업 5곳과 영국 정부 부처 1곳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대다수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재구매한다고 덧붙였다.

랜드오레이크스(Land O’Lakes)는 올해 지식 노동자 약 5천 명 전원으로 코파일럿 배포를 확대했다(초기에는 약 20%에게만 접근 권한 부여). 소수 직원은 제미나이 구독도 병행한다. 테디 베켈레(Teddy Bekele)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터뷰에서

“우리 인프라의 70% 이상을 애저에서 운영한다”

고 말했다. 그는 자체 프로젝트·포트폴리오 관리 소프트웨어를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으로 구축기성 제품 결제를 중단했으며, 리테일 작물영양사(agronomist)를 위한 어시스턴트 Oz마이크로소프트 파운드리(Foundry)로 개발·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는 설명이다.


“자연스러운 선택”을 자처한 피어슨(Pearson)

교육 출판사 피어슨은 임직원 1만8천 명 전원에게 Microsoft 365 코파일럿을 활성화했다. 데이브 트리트(Dave Treat) 기술총괄은 윈도우, 오피스, 애저에 더해 아마존과 구글 클라우드도 함께 사용한다고 밝혔다. 피어슨은 이번 Ignite에서 Communication Coach를 발표했는데, 이는 Teams 통화를 바탕으로 코파일럿을 통해 개인화된 학습 추천을 제공하는 에이전트다. 이 기능에는 오픈AI의 GPT-4o mini 모델이 활용된다. 트리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엔터프라이즈에서 지배적이다.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고민한다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멀티모델 전략도 강화 중이다. 화요일, 회사는 앤트로픽의 Claude Haiku 4.5, Opus 4.1, Sonnet 4.5Microsoft Foundry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은 애저에 300억 달러 지출을 커밋했다. 트리트는

“오늘 이전까지만 해도 앤트로픽의 모든 모델에 접근할 수는 없었다. 이제 가능해졌고, 큰 개선이다”

라고 평가했다.


경쟁 재편과 내부 활성화 지표

맨스필드는 올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일부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 AI 제품의 대안을 보다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솔직히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 이것은 ‘독점’이 보통 겪는 일이 아니다. 이젠 영업 담당자가 진짜로 판매를 배워야 하는 상황”

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사내 도입은 빠르게 진척 중이다. 팸 메이너드(Pam Maynard) 최고 AI 전환 책임자(CAITO)는

“상업용 영업·지원·파트너 서비스 인력의 약 70%가 매일 Microsoft 365 코파일럿을 쓴다. 1년 전 20%에서 상승했다”

고 밝혔다. 그는

남은 30%일일 활성 사용을 끌어올릴 과제가 있다. 변화관리습관 형성을 돕다 보면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

고 덧붙였다.


용어 풀이와 맥락 정리

코파일럿(Copilot): 마이크로소프트가 MS 365와 연동해 제공하는 업무 보조 AI로, 이메일 요약·문서 작성·회의 기록 생성 등 생산성 기능을 수행한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개발자를 위한 자동 코딩 보조 도구다.

AI 에이전트: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툴 실행·콘텐츠 생성·요약·액션 트리거까지 수행하는 업무 대리인에 가까운 모델·서비스를 뜻한다.

Microsoft Foundry: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에서 기업이 맞춤형 AI를 구축·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발·운영 환경이다. 다중 모델을 연결해 특화된 업무용 어시스턴트를 만들 수 있다.

제미나이(Gemini)·GPT-4o mini·클로드(Claude): 각각 구글, 오픈AI, 앤트로픽의 대표 AI 모델 계열이다. 기능·성능·비용이 상이해 기업은 복수 모델 조합으로 최적화를 모색한다.


심층 분석: 구매를 가로막는 진짜 변수는 무엇인가

첫째, 데이터 품질과 보안이다. 코파일럿의 가치 대부분은 사내 데이터에서 나오므로, 접근권한 체계·분류/보존 정책·민감정보 필터링이 미흡하면 정확도·신뢰성이 떨어진다. 하무드가 언급했듯,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 정제 투자를 촉진할 인센티브를 보강한다면, 체감 ROI 상승에 직접 기여할 것이다.

둘째, 가격·패키징 문제다. 대기업 기준으로 인당 월 30달러전사 배포에서 곧바로 수백만 달러의 연간 지출이 된다. SMB용 21달러 티어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시도지만, 활성 사용률(DAU)·업무별 생산성 지표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으면 대규모 좌석 확장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셋째, 멀티모델 전략과 벤더 종속(락인) 회피다. Eon 사례처럼 많은 기업은 특정 벤더에 표준화하기보다 업무 목적별로 최적 모델·도구를 조합한다. 이는 구글 제미나이의 고도화 및 앤트로픽 모델의 파운드리 탑재처럼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도 멀티모델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넷째, 변화관리와 습관 형성이다. 사내 일일 활성 사용자가 20%에서 70%로 뛴 사례는, 교육·가이드라인·업무 흐름 통합이 수반될 때 실사용이 빠르게 증가함을 보여준다. 이는 ROI 산정의 핵심 전제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거대한 배포 채널애저 인프라, 오픈AI·앤트로픽 등 모델 생태계를 묶어 엔터프라이즈 AI의 ‘기본값’이 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가시적 업무 성과정교한 가격 전략, 데이터 준비도 개선에 대한 지원 없이는, “라이선스 300 → 0” 같은 보수적 구매 심리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랜드오레이크스·피어슨 사례가 시사하듯 현장에 스며든 구체적 성공사례가 누적될수록, 좌석 확장과 재구매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참고: 본 기사에는 티커 MSFT나스닥, 경쟁사 AWS·GOOGL, 모델명 GPT-4o mini·Gemini·Claude, 제품명 Microsoft 365 Copilot·GitHub Copilot·Microsoft Foundry 등이 언급됐다. 모든 숫자·인용은 원문 보도 내용을 충실히 반영했다.